플래시 보이스 - 0.001초의 약탈자들, 그들은 어떻게 월스트리트를 조종하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제용 옮김, 곽수종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플래시 보이스/마이클 루이스/비즈니스북스]초단타매매(HFT), 약탈적 머니게임 폭로~

 

 

월가의 실체는 까고 까도 알 수 없는 거대한 양파 같다. 아무리 벗기고 벗겨도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니까. 2011년에 일어났던 월가시위를 통해 1%를 위한 99%의 존재에 대해 정말 놀랐었다. 어렴풋한 금융계에 대한 짐작들이 실재였음에 기가 먹혔다.

 

월가시위의 원인 제공 격인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부동산을 담보로 한 파생상품을 낳았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도 무너졌다. 그렇게 무너진 경제 밑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99%의 서민 경제주체들이었다.

월가시위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던 복잡한 파생상품을 만들었던 천재적인 엘리트 금융공학자들과 대형은행들은 원인 제공에 대한 책임을 졌을까. 당연히 퇴출되어 마땅한 그들이었지만, 그들이 파산한다면 더 큰 피해를 준다는 명분으로 미국 정부는 그들을 살려 두었다. 더구나 국민들의 세금인 공적 자금 투입으로 그들은 되살아났고, 어마어마한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 풍족한 퇴직금과 보너스를 챙긴 것이다.

    

 

긴가민가하던 월가의 실체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99%를 분노케 한 일이 엊그제 같은데, 오늘 월 스트리트의 약탈적 머니게임을 폭로한 책을 만났다.

이 책에서는 초단타매매(High-Frequency )의 숨겨진 작동원리를 폭로하고 그들의 약탈적 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일반 및 기관 투자가들의 손해를 재물로 삼아 이득을 취하고 있는 월가의 트레이너와 거대 은행들의 은밀한 검은 속내를 이야기한다.

 

초단타매매(HFT)는 고빈도 매매다. 빠른 속도로 수천 번을 반복하는 거래다. 알고리즘 매매 방식의 하나다. 미리 정해진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고성능 컴퓨터에 의해 빠른 속도로 자동 주문이 된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주문속도는 0.000143초일 정도다.

 

월 스트리트의 베테랑 트레이너였던 브래드 카츄야마가 어느 날 자신의 거래내역서가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가 주식을 거래하면서 BATS거래소가 주는 리베이트를 챙기려는 순간, 시장의 물량이 사라지면서 호가도 사라진 것이다. 돈을 받지도 못하고 훨씬 더 많은 돈을 잃어버린 것이다. 자신의 친구 역시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를 비롯한 대형은행들이 구축해준 시스템을 사용했는데도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했다.

 

누가, 언제, , 어떻게 돈을 약탈해 갔을까. 결국 브래드는 누군가가 시장을 조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시장 조작을 통해 머니를 약탈한 자들은 대형 브로커들이 운영하는 비공개 증권거래소인 다크풀의 검은 거래들, 비밀스런 다크풀에 들어오는 대가로 돈을 내는 초단타매매 트레이더(High-Frequency Traders, HFT)들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초단타매매 트레이더들은 주가나 파생상품의 미세한 가격 변동을 이용해 1초에 수천 번까지 매매가 가능한 거래방식을 이용한 것이다. 거래 속도가 너무 빨라 프로그램화된 매매전략인 알고리즘 이용할 정도다.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이기에 머니 약탈을 눈치 채기도 어렵다고 한다. 그러니 초단타매매는 대량의 주문·주문 취소·정정이 아주 짧은 시간에 일어나기에 불공정 거래가 일어날 수 있었다. 그렇게 챙긴 머니들은 결국 대형은행, 거대 세력으로 흘러들어간 것이었다.

 

초단타 매매는 플래시 트레이딩으로도 불리며 2010510일 미국 증시 순간폭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2012925EU집행위원회 경제위원회는 초단타매매와 같은 투기성 거래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담은 금융시장 관련 지침과 규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15년부터 효력을 나타내면 과도한 투기를 막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월가의 탐욕스런 실체, 초단타매매의 사기성, 약탈자들의 비릿한 전쟁, 러시아인의 코드 절도사건 등 기가 막히는 이야기를 읽으며 99%를 더욱 생각하게 된다. 월가에 초단타매매를 통한 약탈적 행위, 비윤리성을 고발하는 책을 읽으니, 은행들이 거대 공룡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단타매매라는 그들만의 수법으로 거액을 챙겨온 월스트리트의 대형투자은행들. 그들의 검은 탐욕을 적나라하게 들춰내는 이야기가 먼 나라, 다른 은하계의 이야기였으면 싶을 정도다. 푸른 지구별에서 정의로운 사회, 배려하는 분배는 어려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