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잊지 말아요
우치다 미치코 외 지음, 채숙향 옮김, 우오토 오사무와 유쾌한 동료들 그림 / 지식여행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생명을 잊지 말아요/지식여행]도축장에서 일하는 아빠의 실제 이야기~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날아가는 새는 모두 살아있는 생명입니다. 인간처럼 말입니다.

매일 식탁에서 먹는 싱싱한 나물, 고소한 생선조림, 감칠 맛 나는 고기들도 한때는 살아있던 생명이었죠. 같은 하늘 아래서 호흡을 하던 식물이고 동물이었답니다. 매일 식사하기 전에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그래서겠죠.

 

우리가 쇠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소를 잡는 곳이 있어요. 어디에 있는 지, 누가 하는 지 잘 모르지만 분명 어디에서 누군가 하는 일입니다.

 

사카모토 씨는 도축장에서 일하는데요.

소의 순진한 눈을 볼 때마다 일을 그만 두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한 집안의 가장이기에 그리 쉬운 일이 아니겠죠. 아들 시노부의 학교 참관 수업을 따라 갔던 날, 부모님의 직업을 묻는 대답에 아들은 기어가는 목소리로 자신 없이 거짓말하게 됩니다. 아들의 그런 모습을 보며 사카모토 씨는 더욱 그만두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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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정육점에서 일하세요. 그냥 정육점이요.

 

집에 온 아들은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에게 들었다며 아빠의 일은 소중하다고 하네요. 아빠의 일은 모두를 위해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고, 필요한 일이고 대단한 일이라는 것을 선생님에게 들었다며 전해 줍니다. 더구나 아들은 아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아들의 말에 일을 좀 더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는 도축장에서 소에게 말을 거는 여자아이를 보게 됩니다.

 

-미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할아버지가 그러시는데

미야가 고기가 되어야만 우리가 설을 쇨 수 있고,

미야를 팔아야만 우리 식구가 살아갈 수 있대.

미안해, 정말 미안해.

 

어릴 적부터 함께해 온 소녀와 소의 슬픈 대화를 보면서 미야를 도저히 잡을 수 없다는 생각에 사카모토 씨는 하루를 쉬기로 합니다. 사연을 안 이상 미야를 잡을 수 없었던 거죠. 하지만 그런 사연을 들은 아들은 아빠가 아프지 않게 하라며 부탁을 하는데요. 어쩔 수 없이 도축장에 간 사카모토 씨는 미야를 달랩니다. 미야도 눈물을 흘리며 운명을 받아들이는지 순순히 죽음을 맞이합니다.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들도 자신의 죽음을 알기에 거세게 반발한다는, 그리고 슬프게 운다는 이야기를 TV에서 본 적이 있기에 안타깝고 슬퍼지네요. 실제로 도축장에서 일하는 작가의 강연을 그림책으로 엮었다니, 소의 슬픔이 더 진하게 와 닿네요.

 

고기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먹게 되는데요. 소중한 생명의 죽음으로 얻어진 고기를 보며 감사의 마음을 더욱 가져야겠다는 생각, 버리는 음식이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강아지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강아지의 사랑스런 눈망울을 잊을 수 없듯 송아지 때부터 키웠다면 소가 한 가족 같겠죠. 도축장에서 일하는 사카모토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먹는 음식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책입니다. 음식이 되어 입으로 들어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식습관을 좀 더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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