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글자 - 소중한 것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
정철 지음, 어진선 그림 / 허밍버드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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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자/정철/허밍버드] 한 글자로 보는 인생견문록!

 

세상 이야기는 자음과 모음에서 시작하지만 의미나 가치는 한 글자에서 시작한다. 한 글자에서 시작하는 인생이지만 한 글자로 삶을 돌아본다니, 참신한 발상이다. 새로운 걸~

  

 

내가 외롭지 않다고 착각하는 건

내 뒷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본문 중)

   

허걱~! 찔리는 소리다. 외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슬프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 착각인지도 모른다. 너무 외로워서, 너무 슬퍼서 반어법을 쓰는 건지도 모른다. 행복이라는 말 속에 녹아든 숱한 고통의 세월들을 들춰내면 켜켜이 쌓인 슬픔이 터지지 않고 있을 지도 모른다. 뒷모습을 보는 것, 내면을 보는 것이 그래서 소중한 이유겠지. 새삼 감정을 건드리고 내면을 살피게 되는 새벽이다.

   

이라는 글자, 사람을 닮았다.

 

머리와 목,

두 팔에 두 다리까지.

 

그런데

가슴이 없다.

 

가슴이 없는 사람은 옷이다.

 

사람이 아니라 그냥 옷이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이다. -(본문 중)

 

큰 대자에 동그라미 하나 올린 글자, .

이라는 글자에 없는 것이 없는 것이 어디 가슴뿐이랴. 간도 없고 쓸개도 없다. 위장도 없고 창자도 없다. 방광도 없고 자궁도 없다. 텅 빈 머리, 허깨비 같은 옷이 날개를 달려면 가슴으로 채우고 머리로 채워야겠지. 위장으로 채우고 창자로 채워야겠지. 그래야 옷의 쓸모가 생기고 옷값을 하는 거겠지.

    

목표가 190cm 높이에 있고

키가 160cm라면

목표에 닿을 수 없는가.

 

있다.

 

우리에겐

팔이 있기 때문이다.

 

살면서 놓친 것,

그냥 지나친 것,

포기한 것들의 대부분은

팔을 뻗지 않아 인연을 맺지 못한 것들이다.

 

키가 능력이라면

팔은 간절함이다. -(본문 중)

 

그러네. 키는 능력, 팔은 간절함이네.

그렇다면, 다리는 인내, 몸은 꿋꿋함일 테고.

게다가 융합을 해본다면 대단한 능력자가 된다.

손과 머리가 힘을 모아 딛고 올라설 의자를 가져 온다면 이는 재치다. 세계 최고 높이의 사다리를 가져온다면 손과 머리, 입은 창의력이다.

 

인간은 양육이라는 오랜 기간을 거치는 포유류다. 양육의 기간 동안 앞 선 세대들에게 머리와 손뿐만 아니라 온 몸을 쓰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기능에 기능을 더하고 융합해서 발전과 진화로 나아가도록 교육받는 우리는 인간 사람이다. 호모 파워 사피엔스!

    

-부탁입니다. 느려 터져 주십시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으라는 부탁에도 자꾸만 속도를 내고 성급하게 생각하게 된다. 이제부턴 매일 한 글자만 봐야겠어. 저자의 부탁이니까. 죽는 사람의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산 사람의 부탁이 아닌가. 더구나 저자의 부탁 아닌가.

 

한 글자에서 출발해 두 글자, 세 글자로 이어지는 인생 이야기다. 결국엔 문장과 글로 이어지는 인생견문록이다. 여러 번 되새김 할수록 깊은 의미를 깨치게 되는 한 글자 이야기가 새롭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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