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사냥꾼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6
이하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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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사냥꾼/이하/주니어김영사]학교 폭력, 내 안에 있는 괴물들을 사냥하라!

 

 

학교 폭력의 실체는 불안과 무기력에 대한 분노일까. 자기 안에 잠재된 또 다른 나의 존재가 괴물처럼 폭력을 휘두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의 힘으로 조절 되지 않는 분노가 끓고 있다면 누가 그 분노를 잠재워 줄까. 폭력은 무기력의 또 다른 이름일 텐데. 무엇이 아이들을 분노하게 하고 무기력하게 할까.

 

지금 학교 폭력은 뿌리 뽑히지 않는 채 다른 모습으로 계속 진화하면서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가해자이거나 피해자라는 현실 앞에서 폭력은 이제 리바이어던 같은 괴물이 되고 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괴물의 폭력 앞에선 희생자다. 그러하기에 괴물을 잡는 괴물사냥꾼이 절실해지는 요즘이다.

    

 

 

 

고등학교 1학년 나무영은 현동이와 베프다. 엄마는 미술교사요, 아빠는 시인이며 무영의 취미는 권투다.

 

하지만 엄마는 그 일이 일어난 이후로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있으며 아빠는 노동자들을 돕고 있다. 무영은 그 일에 대한 기억조차 없지만 매일 악몽을 꾼다. 때로는 현실인지 악몽인지 헷갈릴 정도로 구분을 하지 못한다. 내 안의 목소리가 나를 향해 외치는 소리를 여러 번 듣지만 혼자서 삼킬 뿐이다.

엄마는 무영이가 보름 가까이 의식을 잃고 누워있었다는데, 무영은 왕따를 당하고 주먹을 맞는 악몽을 꾼다. 여전히 현실 같은 악몽이고 악몽 같은 현실이다.엄마는 현동이 죽었다는데, 무영의 현실에선 현동이 여전히 베프다.

 

담임은 덩치가 큰 수학 쌤 불곰이다. 우리 반에서는 절대 왕따 같은 건 없이 모두가 사랑의 반을 만들어 가자며 개학 첫 날 말씀하신다.

 

불곰은 수학 시간에 집합은 단합이라고 했다. 여집합은 적응을 못하는 나머지들 즉, 잉여들이라고 한다. 스스로 밀려 나와 잉여가 될 수도 있고 전체에서 쫓겨 잉여를 당할 수도 있지만 잉여는 용서치 않겠다며 단합을 강조한다.

 

학교에서는 한수 패거리들이 돈을 갈취하며 싸움을 부추킨다.

무영은 왜 맞서 싸우지 않느냐는 내면의 소리를 듣지만 여전히 현실이 악몽인지 꿈이 현실인지 오리무중이다.

 

한편, 앞자리에 앉은 혜영은 여자애들 괴롭히는 남자애들 때려잡는 게 특기이고 마술을 좋아하는 모범생 반장이다. 무영은 혜영의 마술을 보며 자신이 보는 뾰족괴물의 정체를 알고 싶다고 말한다.

- 나에겐 괴물이 보여. 뾰족 괴물

 

혜영은 2학년 용수가 괴물사냥꾼이니까 도움을 받자며 하는데......

용수의 아버지는 귀신 잡는 퇴마사인 박수무당이었다. 용수는 사진부여서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집도 없이 학교 뒷산 공터나 산 속의 오래된 폐가에서 산다.

용수는 아이들 돈을 뺏는 한수는 괴물이 아니고 숙주일 뿐이라고 한다. 악한 귀신들은 사람을 베이스캠프로 삼고 활동하며, 뾰족괴물은 자신과 가장 코드가 비슷한 녀석에게 깃들어 숙주를 조종한다고 한다.

 

-괴물은 살아 있는 인간이 어떤 강렬한 사념으로 만들어 낸 거야. 뾰족 괴물이 보인다는 건 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에 괴물에 민감한 거지. 분노일수도 있고.

-괴물퇴치를 위해 도와줘.

 

용수의 괴물사냥법은 괴물이 기생하는 숙주를 찾아 숙주의 관심이 다른 데로 쏠리는 사이 괴물을 빠져나오게 유도해서 퇴치하는 것이다. 뾰족괴물의 숙주가 한수임을 알고 용수는 퇴마의식을 해서 괴물을 물리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글자괴물이 등장해 무영과 아이들을 괴롭히는데. 교과서에서 튀어나온 글자괴물의 등장으로 수업이 마비될 정도다. 글자괴물이 기생하는 숙주는 불곰이라고 한다. 용수는 이번에도 글자괴물들을 물리치게 된다.

 

하지만 새로운 괴물인 그림자괴물이 등장한다. 용수도 그림자 괴물은 처음이라며 이번엔 쉽지 않을 거라고 한다.

 

그림자괴물이 숙주의 부정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러니까 어떤 분노나 복수심, 피해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바로 그 자신의 어두운 일면을 바라보게 해서 스스로 어둠을 지우는 방법밖에 없어.(본문 중에서)

 

용수가 그림자괴물이라며 찍은 사진은 인화해보니 무영이었다. 그림자괴물의 숙주가 무영이라니. 그리고 그림자괴물을 퇴치하게 되는데......

 

뾰족괴물은 학교 폭력을 조장하는 애들의 사념이 빚어낸 괴물이라면, 글자괴물은 일등만 강요하는 선생님들이 만들어 낸 괴물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림자괴물은 자기 안에 내재한 어두운 내면의 자아, 분노와 두려움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무의식이 본질일 텐데......

   

무거운 마음으로 읽은 소설이다. 학교폭력을 없애려는 설정이 일종의 퇴마의식과 혼합되어 모험적인 소설이다. 괴물을 사냥하기 위해 아이들이 힘을 뭉치고 지혜를 모으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기에 속도감 있게 읽힌다. 하지만 폭력의 노예가 되어가는 학교현실을 그리고 있기에 마음이 찹찹해지는 소설이다.

학생들의 학교폭력, 청소년 흡연, 자신 속에 숨어있는 괴물본능, 불량서클과 일진의 존재, 빵셔틀과 찐따의 이야기를 읽으며 괴물사냥꾼이 홍길동처럼 활약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괴물사냥꾼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상상이 현실이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사춘기는 근육이 근질거리는 시기, 마음이 불안과 분노, 무기력과 과욕이 혼재된 시기다. 자신의 안에 내재된 선의 아바타를 길들여 악의 아바타를 이겨냈으면 좋겠다.

 

 

*주니어김영사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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