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데이 메이데이
도인종 지음 / 디어센서티브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메이데이 메이데이/도인종/디어센서티브]섬세하고 예민한 사람들의 구조 신호

 

여리고 섬세한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보다 더 크게 느끼고, 더 크게 상처 받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 있을까.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일반인들 속에서 상처를 잘 받는다고 한다. 무심코 던진 말이나 행동이 여린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생채기를 내기도 하기에 우울증으로 발전해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는데......여린 성격도 타고난 성격임을, 일반적으로는 소소한 상처가 여린 이들에겐 핵폭탄 급의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우리 사회에 배려와 공감이 더 많이 필요함을 생각하게 된다.

    

제목에 나오는 메이데이 메이데이(mayday mayday)는 국제 조난 신호다. 조종사가 지상직원에게 긴급 상황에서 조난 신호를 보낼 때 사용한다. 날 좀 도와줘, 구해줘, 살려줘 등의 의미다.

 

대학원 아동학과에서 만난 혜아와 민준.

혜아의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던 민준이 발견한 것은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혜아는 사라져 버린다. 무엇이 그녀를 괴롭게 했을까.

 

민준은 섬세하고 여리고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공학도에서 아동학을 전공하게 되면서 여린 사람들에 대한 연구, 외국 서적 번역, 여린 아동들에 대한 상담 등을 통해 여린 사람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 간다.

그러다 민준은 혜아의 조카 온새미의 과외선생이 되어 홈티를 하게 된다. 민준이 혜아나 온새미와 나누는 대화에는 여리고 섬세한 사람들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방법이 잘 나타나 있다.

온새미를 처음 만났을 때의 첫 장면이 인상적이다.

부유한 집안의 딸인 온새미는 국제고등학교를 다니다 적응을 못하고 불안해 하다가 결국 자퇴하게 된다. 미국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부적응으로 자퇴하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이후 우울증이 점차 심해진 청소년이다.

 

-많이 힘든 시간을 겪었었구나.

그동안 알아주는 사람 없이 얼마나 외롭고 슬펐었니?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니깐 고맙네요. 그런 말을 해준 사람이 없었는데, 제 심정을 알아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온새미가 민준의 그런 한 마디에 편안함을 느끼며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다.

 

세상에는 섬세한 기질을 타고나는 사람이 있다. 섬세한 기질을 가지고 있기에 다른 사람이 느끼는 것보다 더 크게 느끼게 된다. 반면에, 무감각하게 태어난 사람은 자신이 한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지조차 모르고 살아간다.

민준의 말처럼, 누가 맞고 누가 그런가의 문제가 아니지만 그래도 힘든 쪽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한 번은 부딪쳐서 자신의 생각을 알려야 하지 않을까.

소설 속에서는 부모의 완벽주의에 상처를 바는 아이들, 결핍과 집착의 사회에 따뜻함과 다정함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치는 아이들, 편안함과 감싸줌에 목마른 아이들의 이야기도 있다.

 

세상이 여리고 섬세한 이들에게 더 자상하기를, 좀 더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소설이다.

왕 노릇하는 부모 밑에서 크는 여리고 섬세한 아이들의 상처, 무뚝뚝하거나 히스테리의 부모 밑에서 자라는 예민한 아이들이 받는 상처를 감싸주는 메이데이에 대한 책이다.

사라진 혜아와 그녀를 찾으려는 민준의 이야기, 혜아의 조카 온새미와의 홈티를 통한 여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설을 관통하며 흐른다.

 

섬세한 사람에게 있어 만지는 것은 구타이고, 소리는 소음이 되고,

불행은 절망이고, 기쁨은 황홀이고, 친구는 애인이고,

애인은 신이며, 실패는 죽음이 된다. -일레인 아론

 

이 책은 섬세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을 쓰고 있는 도인종 작가가 쓴 소설이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았기에 먹먹해지는 이야기들이다. 섬세한 이들이 상처 잘 받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달라는 소설이다. 이들의 마음의 소리를 알아달라는 의미의 소설이다. 섬세한 사람의 심리, 두려움, 상처를 깊게 알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 성격이 강한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 여린 사람들이 받는 상처에 무심했던 것을 깨치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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