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의 이야기들/전건우/네오픽션]전건우의 오싹하고 섬뜩한 공포문학~

 

찌는 여름밤, 잠 못 이루는 밤이면 문득 전설의 고향 같은 괴기소설이 그립다. 오싹하고 섬뜩한 이야기에 열대야의 열기는 금세 서늘한 냉기로 변하고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요즘 TV드라마로 인기를 끄는 <야경꾼들>과 제목이 비슷하다. 소설의 분위기가 오싹한 점도 비슷하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정우의 이야기는 으스스한 분위기라기보다는 슬프고 답답한 분위기다.

정우네 가족은 오랜만에 계곡으로 피서를 갔다. 한밤중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고, 계곡에는 개구리소리마저 그치더니 물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계곡에서 캠핑을 하던 사람들은 대피소로 향했다.

물소리가 무섭게 들렸기에 소년은 무섭다며 피하자고 했고, 아빠는 사내답지 않게 무서워하느냐고 했다. 계속 퍼붓는 비에 아빠마저 항복하며 일단 몸이라도 피하자고 계곡을 건너 대피소로 향했다. 소년을 대피소에 내려두고 엄마와 아빠는 장비를 챙기러 다시 계곡을 건넜다. 비싼 장비였고 빌린 장비였기에 계곡물에 떠내려 보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계곡을 건넌 후 부모님의 소식은 없었다. 무심한 폭우로 인해 60명의 사람들이 수장됐고 32명이 실종됐다는 이야기에서 정우의 부모님 역시 수장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본능적으로 무서워하는 소년과 폭우를 두려워하지 않는 어른의 대비가 너무나 선명하다. 안전불감증이 가져오는 무섭고 섬뜩한 이야기다. 하나의 큰 사고에는 작은 사고 29개가, 더 작은 사건 300개가 있다는 하인리히 법칙이 생각하는 프롤로그다.

 

밤의 이야기꾼들은 일 년에 한 번, 폐가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모임이다. 정우는 월간 풍문의 기자가 되어 대호 선배와 함께 목련흉가를 찾는다. 귀신이 나와도 여럿 나올 흉가에서 귀신 이야기 취재를 나온 것이다.

 

폐가에서는 아무도 이름을 대지 않고 의자에 형광색 테이프만 붙여진 채 모든 불은 꺼져 있다. 형광색 테이프가 사라지는 걸로 누군가가 앉았다는 것을 알 정도로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카메라 셔터를 순간적으로 눌러도 플래시가 터져도 아무도 없고 빈 화면만 찍힌다.

6명이 모인 밤의 이야기꾼들모임은 노인의 사회로 시작된다. 자신이 겪은 이야기, 괴기스런 이야기들을 어둠 속에서 들려준다.

 

어둠 속에서 남자와 여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외할아버지, 아버지 실종되는 K의 처가이야기를 담은 과부들, 고치고 또 고치며 성형중둑에 빠진 도플갱어, 따뜻한 내 집에 대한 욕심이 많은 한 남자의 광기를 그린 홈, 스위트홈, 미친 세상에서 웃을 수밖에 없는 웃는 여자, 눈귀신의 저주를 담은 눈의 여왕, 그날 밤의 폭우 등이 있다.

 

마지막 폭우 이야기에서는 오싹한 반전이 있다. 어둠 속에서 적요를 깨고 죽은 자가 내 어깨에 손을 얻는다면,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돋고 심장이 쪼그라진다.

월간 풍문의 미스터리 같은 편집장, 이상한 모임, 귀신 이야기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매듭지어지지 않는 실타래처럼 이야기가 자꾸만 뇌리를 맴돈다. 믿거나 말거나, 그러거나 말거나 기이하게 끝나는 소설이다.

   

단편 소설을 모은 소설집 같은 장편소설이다. 각각의 내용이 독립적이면서도 연결되어 있다.

 

저자는 전건우다. <한국공포문학단편선>, <한국추리스릴러단편선> 등을 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네이버와 다음, 교보문고 등에 작품을 발표해 왔다고 한다. 현재는 <소용돌이>를 연재 중이라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