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3
이광연 지음 / 한국문학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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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이광연/한국문학사]수학과 인문학의 만남에서 문명의 발전을 엿보다~!

 

인문학이 대세다. 게다가 융합과 통섭의 학문이 추세다.

인문학이 인간의 삶을 다루는 학문이라면 모든 학문이 인문학과 연결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융합적인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문학사에서 나온 '융합과 통섭의 지식콘서트'시리즈는 언제나 반가운 책이다.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에 이어 세 번째로 접하는 책은 <수학, 인문으로 수를 읽다>이다. 이전에 읽은 2권의 책들도 좋았지만 수학을 좋아하기에 제일 반가웠던 책이다.

수포자가 많은 지금의 현실에 피타고라스가 온다면 그는 무슨 말을 할까. 수학이 실제 생활이 얼마나 쓰이기에 수학 때문에 괴로워해야 하느냐고 학생들이 따진다면 그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수학의 발전이 지금의 과학발전을 이끈 토대이고 원동력임을 알면서도 추상적인 수치와 공식, 논리와 증명들에 대한 주입식 교육에 아이들은 수학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는 현실이다. 학생들이 이런 책을 교양서로 자주 접하게 된다면 수학에 친근함을 갖지 않을까. 알게 되면 보이고, 자주 볼수록 사랑하게 되니까. 수학공식이나 정리에 깔린 이야기를 알고 나면 수학을 가깝게 여길 텐데......

책에서는 수학과 음악, 수학과 경제, 수학과 영화, 수학과 건축, 수학과 동양고전, 수학자들 이야기, 명화와 수학의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려간다.

인류의 발전을 이끈 증명을 처음 도입한 탈레스, 학문의 모든 분야에서 증명이 요구된다며 이를 증명하는 삶을 살았던 피타고라스. 오늘날에도 사용하고 있는 <원론>을 지은 고대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 18세기 10세에 1부터 100까지 더하는 문제를 등차수열의 대칭성으로 풀어낸 수학의 황제 가우스, 아르키메데스와 뉴턴, 피보나치수열, 게임이론, 환상적인 화음, 영화 <설국열차>에서 본 뉴턴의 냉각법칙, 신기한 도형 패러독스, 건물에 이용한 프랙털적 아이디어들, 코흐 눈송이, 기와집에 숨은 곡선의 미 사이클로이드의 원리,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의 쪽매맞춤, 창경궁 명정전 꽃살문의 쪽매맞춤, 강력한 통치를 위해 법가사상과 수학을 이용했던 진시황, 마방진, 메르카토르 도법, 황금비, 금강비 등…….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물리칠 때 쓴 학익진도 수학적 원리였다니 놀랍다.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 학당>그림에 고대 수학자들이 총출연했다고 한다.

<아테네 학당>은 교황이 사는 바티칸 궁에 있는 4개의 방에 그려진 그림의 하나인데, 한가운데에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이상주의자 플라톤, 손을 아래로 향한 현실주의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있다.

플라톤은 수학과 과학을 담은 자신의 저서인 <티마이오스>를,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인 <윤리학>을 손에 들고 있다. 특히 플라톤의 얼굴을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그렸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자신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던 스승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오마주인 셈이다.

아래쪽에 왼쪽 턱을 괴고 앉아있는 헤라클레이토스를 그렸는데, 자신이 존경하던 미켈란젤로가 모델이다.

 

서판을 들고 있는 파르메니데스, 그 옆에서 흰 옷을 입고 있는 여성 수학자 히파티아, 그 옆에는 책을 무언가를 적고 있는 피타고라스, 그 뒤에 수첩에 메모하는 아낙시만드로스, 기둥 위에 책을 펼치고 적고 있는 데모크리토스, 아기를 안고 녹색 모자를 철학자 제논, 컴퍼스를 들고 작도하고 있는 유클리드, 천구의를 든 조로아스터, 천구의를 들고 뒤통수만 보이는 프톨레마이오스, 디아고라스, 고르기아스, 크리티아스, 아이스키네스, 소크라테스, 크세노폰, 알키비아데스고, 알렉산드로스 대왕 등이 있다. 그림만으로도 수학의 역사와 내용들을 만날 수 있는 그림이다. 자신의 얼굴까지 그려 넣는 센스까지 지닌 라파엘로, 유일하게 감상자와 눈을 마주치고 있다는데, 숨은그림찾기를 해도 될 대단한 그림이다.

 

유클리드와 프톨레마이오스 왕의 문답이 수학공부의 정답이 아닐까.

-이것을 배우는 데 좀 더 쉬운 방법은 없는가?

-폐하, 현세에는 2가지 종류의 길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반 사람들이 다니는 길과 폐하나 전령이 빠르게 다니도록 만들어둔 왕도입니다. 그러나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습니다. (368쪽)

 

수학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 했던 피타고라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다. 그는 인간이 신성해져서 신과 같은 존재가 되려면 반드시 수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음악으로 마음을 수양하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는데…….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수학은 삶의 바탕이 되었고 인류의 문명을 주도해 오늘날 최첨단 과학시대로 이끌었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바코드, 신용카드, 컴퓨터의 암호, 이진법 등 수학 없이는 세상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피타고라스의 말에 많은 것을 공감하게 된다. 세상을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말이다.

 

수학은 학교에서 배우는 주요 과목이면서도 외면 받는 과목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수학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고 거부감이 드는 외계학문이다. 심지어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학이 실제 생활에 얼마나 쓰이냐고 항변한다. 고등학교 2, 3학년의 경우에는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상상을 초월한다.

평소에 이런 책들을 교양서로 자주 접한다면,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지 않을까. 자주 접하다보면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항체가 생기겠지. 뭐든지 자세히 알고 나면 쉬운 법이고 오래 보아야 아름다운 법이니까. 여러 권의 수학이야기를 읽는 듯한 방대한 내용들이다. 초중고 학생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는 7차 개정 교육과정 수학교과서를 집필하고 한서대학교 교수로 있는 이광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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