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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수학가게 입니다 - 십대를 위한 수학소설 ㅣ 탐 청소년 문학 13
무카이 쇼고 지음, 고향옥 옮김, 전국수학교사모임 추천 / 탐 / 2014년 8월
평점 :
[어서 오세요! 수학가게입니다/무카이 쇼고/탐]인생고민을 수학으로 풀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분위기에서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분명 외계인 취급을 당할 것이다. 어릴 적에는 수학을 잘하고 좋아했더라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과목이 수학이기 때문이다. 수학으로 고민을 풀어 줄 수 있을까. 수학이 인생의 전부였던 피타고라스처럼 살 수 있을까.
저는 진노우치 소라라고 합니다. 특기는 수학입니다. 저의 꿈은 수학으로 세상을 구하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헐~ 수학으로 세상을 구하겠다니.
중학교 2학년이면 조금씩 수학을 어려워하는 단계다.
아마노 하루카는 수학을 정말 싫어한다. 수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알레르기가 생기고 현기증이 나고 몸에 오한이 날 정도다. 그런데 수학으로 세상을 구하겠다는 허망한 포부를 당차게 밝히는 전학생이 왔다. 게다가 짝꿍이다. 하루카에게 이런 인간 별종은 생전 처음이다.
어쨌든 웃기는 학생의 등장이다. 하루카에게 수학으로 세상을 구한다는 말, 수학이 좋다는 말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말도 안 되는 일이니까. 그러니 피부 깊숙히 일으키는 거부반응은 당연지사다.
수수께끼 같은 전학생의 등장에 전교생이 울렁거린다. 전학생을 견학하는 단체까지 생기게 된다. 학생들은 '쟤, 뭐야'에서 시작해 '상황을 지켜보자'로 갔다가 이젠 '불쌍해'라는 표정들이다.
어느 날 짝꿍 소라는 수학가게 깃발을 책상에 두른다. 하루카는 무엇을 하는 가게인지 물으려다가 말려들게 된다.
-근데, 수학가게가 무슨 가게야?
-잘 물어 봤어. '수학가게는 수학의 힘으로 모두의 고민을 해결하는 상담소 같은 거야.
상담실이 있지만 학교 상담 교사가 다루지 못하는 문제도 있고, 학교 상담만으론 충분치 않기에 수학가게를 열어 상담을 하게 되었다는 소라. 소라는 수학이 사칙계산 이외에도 세상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소수에 대한 소라의 설명을 보자.
예를 들면 약수가 2개뿐인 소수(素數)의 경우다.
약수가 1과 자기 자신 뿐인 소수(素數)는 모든 정수의 기본 바탕이 되는 수다. 모든 수는 소수의 곱셈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훌륭한 소수는 암호로 쓰인다. 숫자의 난이도에 따라 컴퓨터 보안에도 이용된다. 무한의 소수이기에 암호도 무한으로 만들 수 있다.
소라의 장점은 수학 용어를 쉽게 풀이한다는 점이다.
-네가 나한테 고민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해 봐. 그럼 고민은 해결되지 않아. 기댓값은 제로인 거지.
기댓값, 기대치, 포기하면 기댓값은 제로 등 수학가게에서는 일상용어가 수학개념으로 둔갑한다.
매사를 수학용어와 관련짓는 소라는 하루카의 용돈에 대한 고민도 들어준다. 용돈, 사용품목, 수입과 지출계산 등을 계산해서 용돈을 모아 소프트볼 글러브를 살 수 있게 돕는다. 하루카는 글러브를 사려면 햄버거 종류를 바꾸거나 소비 패턴을 바꾸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다리꼴 모양의 운동장을 이등분하는 문제에 대해 소라는 어떻게 해결할까.
아이들이 운동장을 나눠 쓰는 문제에 대해서 싸우고 있을 때 소라가 나타난다. 가게에 손님이 안와서 직접 출장 나왔다는 소라는 운동장을 정확히 이등분하겠다는데…….
소라는 운동장의 축소판 사이즈로 이등분에 대해 설명하고 운동장 축소판을 가지고 와서 비율과 닮음, 사다리꼴의 가중평균공식, 근의 공식으로 설명하면서 운동장 이등분에 성공한다.
아버지가 수학과 교수이기에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수학을 접했던 소라는 어려운 용어, 정치나 경제학 용어까지 수학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가우스 함수. 야구부 훈련 스케줄 짜기, 죄수의 딜레마, 게임 이론까지 연결 짓는다.
리만 가설, 오일러의 곱셈 공식인 다이어트 상담, 제타함수까지 중학생 수준을 넘는 이야기도 나온다.
마지막 쪽지로 받은 연애 상담은 신선하면서도 반전이다.
연애를 한다는 것은....
두려운 마음<함께 있고 싶은 마음
지금의 행복 < 사귀게 된 경우 행복
지금의 행복 < 사귀게 됐을 때의 행복 - 거절당할 위험
지금의 행복에 대한 기댓값보다 연애를 할 때의 행복감이 더 클 경우에 결단을 내린다는 수학적인 연애부등식 풀이가 절묘하다. 기댓값과 확률로 발전해서 행복도를 측정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학교 현장에서도 시도할 만 한 내용들이다.
수학으로 세상을 구하는 지는 잘 모르지만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준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수학이야기를 중학생의 시선으로 재미있게 그린 수학소설이다.
이런 소설 처음이다. 기대 이상이다.
* 탐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