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누스, 빈곤 없는 세상을 꿈꿔 봐 - 세상이 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사회운동가 내가 꿈꾸는 사람 10
김이경 지음 / 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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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누스 빈곤 없는 세상을 꿈꿔 봐/김이경/탐]방글라데시의 영웅,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유는…….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 줘도 은행은 망하지 않습니다.

아뇨,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돈을 더 잘 갚습니다. (책에서)

 

은행이 가난한 사람의 편에 서는 나라가 있을까. 은행은 가진 자들을 위한 곳, 법의 보호와 규제 아래서 돈 놓고 돈 먹는 곳, 부자들만의 리그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얼마 전에 읽은 김부일의 <돈의 노예>라는 책에서 돈의 주인은 극소수의 금융재벌이라고 했다. 어느 나라든 돈이 있어야 대출도 해주고 담보가 있어야 고객 대접을 해준다. 물론 그 뒤에는 금융재벌의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고 있을 테고. 그러니 가난한 사람에게 은행 문턱은 높기에 고리대금업자를, 사금융을 찾는 것이리라.

 

방글라데시의 한 경제학자가 대학 강단을 박차고 나와 굶주리고 질척한 농촌의 현실 속으로 들어갔다. 이론과 실제가 다름을 개탄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농촌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무함마드 유누스(1940~)

무함마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에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보이 스카우트를 하면서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인도를 다녀오고 캐나다를 다녀오게 된다. 1955년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보이 스카우트 대회에 참가를 마친 후 비싼 비행기 삯을 아끼려고 육로로 돌아오게 된다. 그는 친구들을 이끌고 워싱턴과 뉴욕에 들렀고 독일로 가서 소형버스 세 대를 빌려 자유로운 여행을 하게 된다. 유고슬라비아를 거치고 이라크로 가고 파키스탄과 인도를 거쳐 고향으로 돌아왔다. 15 살 소년의 남다른 대담함, 현명함, 총명함을 볼 수 있었던 대목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정부 장학생으로 영국 유학을 갈 수 있었지만 나라가 완전 독립한 상태가 아니라서 조국의 상황을 지켜보고 싶었던 유누스는 전문학교를 거친 후 치타공 대학교를 마치고 치타공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전문학교를 다닐 때 <도파타 신문>을 발행하기도 하고, 대학에 다닐 때는 <우라칸>이라는 진보적인 문학잡지를 발간하기도 했다.

그렇게 유누스는 10대 후반을 문학과 사회 활동과 공부를 겸하면서 사회를 설득 시키는 방법을 배워갔다.

 

치타공 대학교에서 경제학 교수가 되어서는 자신이 살던 동파키스탄에 처음으로 상자공장을 만들어 대성공을 한다. 수입만 하던 상자를 자체적으로 디자인하고 인쇄하고 생산하는 공장이었으니까. 아직은 방글라데시로 독립하기 전의 일이다.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싶었던 그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그 곳에서 인생 전환을 하게 된다. 미국문화의 자유로움, 좋아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대학생을 보며 조국과 조국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면서도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난 독립 전쟁을 미국인들에게 알리는 활동을 한다. 특히 인쇄물을 만들어 상원 의원과 하원 의원에게 알렸고, 기자들에게 방글라데시의 상황을 알렸다. 그리고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하게 되었고 1971년 방글라데시는 독립을 하게 된다.

 

제가 미국을 마다하고 이곳에 온 이유는 방글라데시의 재건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문화와 자유가 풍성한 새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애쓸 겁니다. (책에서)

 

그리고 미국 생활을 접고 고향에서 경제학 교수를 하게 된다. 경제학은 그가 정말 좋아하는 과목이었다. 하지만 치타공 대학교 근처의 조브라 마을을 조사하게 되면서 충격적인 진실을 목도하게 된다. 빚 3만원 때문에 빚에 허덕이고 굶주리고 있는 농촌 현실을 마주한 것이다.

그들은 은행 대출은 엄두도 못 내고 고리대금업에 의존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그는 농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은행을 찾아가 자신을 믿고 대출을 부탁하기도 하기도 한다. 굶주리는 농촌 사람들을 위한 농촌은행인 그라민 은행을 열어 가난한 이들도 돈을 잘 갚는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은행 관계자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해도 굶주리는 농촌현실의 타개책은 은행 대출의 문을 낮추는 것이라고 생각한 그는 직접 그라민 은행을 맡기 위해 대학 교수직을 박차고 나온다.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그까짓 이론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저는 경제학자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주 기본적인 인간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책에서)

 

그리고 가난한 이들이 담보 없이 소액 대출을 해주는 그라민 은행을 운영했고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냈다. 가난한 이들이 돈을 갚는 비율은 97~99%나 된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돈을 빌려줘도 갚지 않아 은행이 망한다는 기득권자들의 편견을 이겨낸 것이다. 오히려 가난한 사람이 돈을 더 잘 갚는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우리는 신용이라는 것이 소수의 부자에게만 있는 특권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가난한 사람들은 정말 열심히 살고 있어요.

재능도 있고 총명한 사람입니다. (책에서)

 

그의 노력으로 가난한 이들도 돈을 빌린 후 성실히 갚는다는 사실, 새로운 삶을 열심히 산다는 사실, 삶의 의지와 책임감을 갖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은행에서 빌리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이 고리대금업자를 이용하는 악순환을 근절한 것이다. 사회시스템, 정책만 잘 펴도 가난한 이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가난한 이들도 신용을 잘 지킴을 보여준 것이다.

 

'가난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정보다 모험을 택했던 유누스의 선택은 방글라데시는 물론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은행, 가난한 이들의 열정을 믿는 은행 만들기는 지금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고 한다.

 

지구 위의 모든 사람은 제대로 된 삶을 꾸려 갈 권리와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유누스와 그라민 은행은 문화와 문명의 다양성을 떠나,

가난한 사람도 일을 해서 자신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 노벨 위원회 '노벨 평화상 선정 이유' 중에서 (책에서)

 

그는 빈곤 퇴치를 위해 애쓴 공로,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2006년 서울평화상도 받았다.

방글라데시의 아픈 역사와 함께한 위인전이다.

유능한 경제학자에서 가난한 국민들의 삶을 외면할 수 없었던 유누스.

농촌 현실을 알고자 현장으로 직접 뛰어든 그의 경제학자로서의 열정, 몸을 아끼지 않는 동포애, 독립을 위해 미국에서 인쇄물을 돌리고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행동력, 가난한 이들에게 부담 없이 돈을 갚을 수 있도록 특이한 방식을 만들어낸 지혜를 보고 있으면 보물 같은 지도자라는 생각이 든다. 어디에서나 빛을 내는 보석 같은 인물이다.

 

만약 그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도 방글라데시 농촌의 현실은 해결되지 못했을 텐데....... 위대한 지도자 한 사람만 있어도 나라가 이리 변할 수 있음을 알게 된 책이다, 읽는 내내 가슴 뭉클해지는 순간이 많은 책이다. 유누스를 처음 알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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