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5
에디스 네스빗 지음, 해럴드 로버트 밀러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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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에디스 네스빗/최지현/보물창고]모래요정에게 소원을 빌어 봐!^^

 

얼마 전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읽으면서 명작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빛이 난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읽은 에디스 네스빗의 <모래요정과 다섯 아이들> 역시 고전동화의 존재 이유를 확인시켰어요. 100년 전에 나온 추억의 동화, 명작동화가 어쩜 이리도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할까요. 1985년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모래요정 바람돌이>를 보지 못했기에 저로서는 처음 접하는 동화, 충격적인 재미와 기상천외의 판타지가 내내 감동으로 몰아갔답니다.

로버트, 엔시아, 제인, 시릴, 램 다섯 남매의 이야기입니다. 런던에서 살다가 시골마을로 이사 간 다섯 남매는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에 반해버립니다. 가지 말아야 할 곳, 하지 말아야 할 일, 만지지 말아야 할 물건에 대한 규칙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 즐겁기만 합니다. 규제가 없는 자유로운 세상은 모든 아이들의 로망이겠죠,

아이들은 부모님이 없는 사이에 자갈 채취장을 파며, 모래성도 만들고, 해자와 도개교도 만들며 놉니다. 모래구덩이를 파며 지구 끝 호주에 닿을 상상에 젖을 때쯤 모래요정 사미아드를 만나게 됩니다.

 

정말이지 가관이었다.

두 눈은 달팽이 눈처럼 긴 뿔 위에 붙어서 망원경처럼 들락날락거렸다.

귀는 박쥐 귀처럼 생겼고 거미 몸통처럼 땅딸막한 몸은 부드러운 털로 빽빽이 덮여 있었다. 팔과 다리도 털로 가득했고 손은 꼭 원숭이 손 같았다. (본문에서)

 

수천 년 된 모래요정이라니! 익룡을 먹고, 수장룡을 뜯어 먹었다는 모래요정은 지금도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네요. 그 말에 아이들은 혹해 버립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소원을 빌게 됩니다.

 

-우리 모두 눈부시게 아름다워졌으면 좋겠어요.

세 아이는 눈부시게 아름다워져서 몰라 볼 지경이었기에 집안의 누구도 알아보지 못합니다. 결국 집에서 쫓겨났어요. 집 밖에서 1박2일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야 원래의 초라한 아이들로 돌아왔어요. 물론 어른들의 야단은 당연한 선물이었고요.

 

-우리 모두가 날 수 있는 아름다운 날개를 주세요.

이번에는 아주 거대한 날개를 달게 됩니다. 아이들은 날개를 펴서 하늘을 날아갑니다. 숲을 지나고 들판을 지나고 로체스터를 지납니다. 새의 눈이 되고 새의 기분을 느끼면서 말이죠. 그러다 어느 자두나무에 앉게 됩니다. 자두를 먹은 아이들은 양심적으로 자두 값을 떨어뜨리며 날아오릅니다.

배가 고파서 교회의 식료품 창고를 뒤지며 편지와 돈을 남겨두고 교회첨탑에서 간단 식사를 즐깁니다. 음식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진짜 굶주려 죽을 지경이었거든요.

 

굶어 죽을 것 같을 때는 남의 음식에 손을 대는 게 도둑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혹시 목사님이 안 된다고 하실까 봐 두려워서 여쭤 볼 수도 없었어요.

(중략) 배고픔이 가실 만큼만 먹을 게요.

저희는 노상강도가 아니랍니다.

저희의 목적은 순수하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해요.

반 크라운으로 우리의 고마움을 전합니다.( 본문에서)

 

식탐이 아닌 굶주림에 어쩔 수 없이 먹는다는 편지와 거기에 돈을 동봉하는 센스…….

생존을 위해 배고픈 만큼만 먹은 아이들은 교회 첨탑에서 그대로 잠이 들었어요. 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아침입니다. 날개 잃은 아이들은 첨탑에 갇힌 채 소동이 일어납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소동입니다. 헛소동 같은.

 

열한 번째는 마지막 소원인데요. 그건 생략할 게요. 직접 읽어야 제 맛이니까요.

까칠하지만 신비한 능력을 지닌 모래요정,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의 소원, 기상천외의 상상력이 만나서 수작을 만들었네요.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을 멋진 동화입니다.

1858년 영국에서 태어난 네스빗은 프랑스, 스페인, 독일에서 자랐고 1875년 고향 영국으로 돌아왔어요. 유럽을 두루 다닌 경험이 그녀의 생각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보수적인 빅토리아 시절이지만 그녀는 진보적이고 거침없는 필력으로 이름을 남겼어요. <보물을 찾는 아이들>(1899)을 발표하면서 인기 동화 작가가 되었고 이후 <모래요정와 다섯 아이들>(1902), <철길의 아이들>(1906), <마법의 성>(1907) 등 60여 편을 발표했죠. 마흔이 넘어서 쓴 동화 속에는 어린이들의 실제와 환상이 멋진 조합을 이루는 판타지랍니다. 평생 어린이로 살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이 생동감 있는 표현으로 나타났겠죠. 네스빗은 '어린이를 위한 최초의 현대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답니다.

 

1900년부터 영국의 인기 문예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와 함께 <사미아드 혹은 선물>이란 제목으로 연재되었는데요. <셜록 홈즈>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릴 정도였다네요. 정말 대단한 작가네요.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시리즈 5번째 작품이었군요.

 

 

 

보물창고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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