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일본 - 한 몽상가의 체험적 한일 비교 문화론
유순하 지음 / 문이당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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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일본/유순하/문이당] 일본과 한국 비교문화, 30가지 테마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다. 좋다가도 미워지는 일본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본에 대해서 잘 모른다. 예전에 <국화와 칼>을 읽은 적이 있기만 어렵기만 했다.

지금은 그저 피상적인 것 몇 가지 정도만 알까. 축소 지형 일본, 담백하고 간소한 식단, 법질서를 준수하는 시민의식, 깔끔한 거리, 독서를 많이 하고 배우기를 즐기는 국민성, 자기보다 뛰어나면 존경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얕잡아보는 국민성…….맞는지 틀는지 잘 모르지만 지금까지 일본에 대한 나의 단상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등장하면서 극우파가 득세하고 혐한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일본인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아무리 인간본성이 이기적이라지만 역사를 왜곡하고 오도하는 태도, 전혀 지식을 좋아하는 일본인답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한국인 소설가 유순하의 글이다. 일본을 알고 덤비자는 책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의 전략이다. 때로는 시위도 필요하지만 일본, 일본인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감이다. 일본을 이기기 위해, 혐한주의를 이겨 내기위해서 말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고 있기에 이해하기가 훨씬 쉽다. 한국과 일본의 비교문화론이다.

 

한식과 일식.

간단하고 깔끔하게 나와서 먹어도 배고픈 일본식 식단과 푸짐하고 넘쳐서 남기게 되는 한국식 식단은 많은 차이가 난다. 관습의 차이겠지만 일본은 남기지 않도록 짜인 간단 식사법이 특징이고, 한국은 넘쳐야 예의바른 행동이고 인정이 넘친다고 생각하기에 배부르게 먹고도 남기는 식단이다.

 

요즘엔 한국식단도 많이 바뀌고 있다. 음식물 남기지 않기 운동,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환경운동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다.

대개 일본인들이 한국인보다 음식을 더 천천히, 더 오래 씹는다고 한다. 건강한 식습관이다. 요즘엔 한국에서도 건강을 위해 오래 씹기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선비(士)정신과 사무라이(侍) 정신.

한국은 문을 중시하고 일본은 무를 중시한다. 조선은 붓이 지배했고 왜는 칼이 지배했다.

유교적 입장에서 사무라이들을 보면 예의 없고 무례하고 야만적이고 잔혹하기까지 하다.

 

붓은 글자 하나를 쓰는 데도 몇 숨 쉴 시간이 필요하지만,

칼은 같은 시간에 몇 사람의 목을 벨 수도 있다.

칼 찬 사무라이와 붓 쥔 선비가 같을 수 없고,

칼이 지배한 사회와 붓이 지배한 사회가 같을 수 없다.

붓의 승부는 유장하지만 칼의 승부는 찰나적이다.

사무라이는 바로 그 찰나적 승부에 언제나 직면해 있는 존재였다.

(본문에서)

 

조선의 선비들이 벼슬 거부나 사퇴 이유로 자주 내세웠던 것이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조선의 선비들에겐 충보다 孝가 우선이었다.

일제 강점기 의병사에 보면 13도 창의군 창의 대장(총사령관)은 선비 이인영이었다. 하지만 공격 바로 전날(1907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를 치르고 시묘살이를 하느라 의병 대장 복귀를 거부했다고 한다. 대장을 잃은 의병은 패배했고 대규모 의병 활동도 끝을 맺었다. 실속보단 명분을 내세운 성리학의 영향이었다.

 

반면 사무라이에게는 忠이 전부다. 주군에게 충성하기 위해 목숨도 버렸고 가족도 버렸다.

사무라이는 지행합일을 실천하는 양명학을 따랐다.

'천하제일'은 역대 무가의 정책적 지향이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시 오다 노부나가의 하인시절 '천하제일의 하인'이 되고자 했다. 자신의 생업에 열중하지 않으면 칼에 베임을 받았다. 소소한 음식이라도 천하제일의 명품이길 노력하는 일본인들.

대장장이, 거울장이, 도자기장이, 기와장이, 솥장이, 술의 장인 등에게 천하제일의 칭호를 내려줄 정도였다. 모든 분야에서 천하제일을 노리는 전통은 사무라이 정신이었고, 현재 일본인들에게도 전해오고 있다. 공동체 우선도 집단사회였던 사무라이 정신이다.

미운 일본이지만 알고 미워하고 싶었다. 일본의 속내를 알고 싶었다. 영화 <명량>을 보면서도 일본을 알고 대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일본을 알아야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법이다. 상대의 장단점을 알아야 문제해결이 쉬운 법이니까.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읽고 싶었던 책이다. 한국과 일본의 단면들을 30가지 주제별로 비교 설명하기에 이해가 쉬운 책이다. 한국과 일본 비교문화론이랄까. 일본에 대해 더 알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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