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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 -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복음의 기쁨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김미란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씀/프란치스코 교황/21세기북스]이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문으로 한국은 지금 들뜬 분위기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모두들 반기고 있다. 가톨릭 최고 지위인 교황의 방문만으로도 경사인데, 그의 행보가 서민적이고, 실질적이어서 모두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기 때문이다. 방탄차를 거부하고, 소형차를 타고, 세월호 유족들과 아픔을 나누고, 천주교 성지와 순교자 성지를 방문하고 있으니까. 소탈하고 서민적이지만 말씀은 돌직구이기에 듣는 모두의 마음을 펑~ 뚫어 놓는다.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애매모호한 메시지가 아니라 실제적이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이 책에서도 그런 면을 많이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와 소비지상주의가 팽배한 세상에서 산다.
그 속에서 우리에게 닥친 제일 큰 위험은 오만하면서도 탐욕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비애와 고독, 덧없는 쾌락의 추구, 무뎌진 양심이다.
사람들이 각자의 관심거리와 걱정에 매몰될수록,
타인에 대한 여유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 (책에서)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이탈리아 출신 철도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본명이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였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1958년 예수회에 입회했고, 1969년 사제로 서품되었고, 보좌주교, 부교구장 대주교, 대교구장, 추기경을 거쳤다. 2013년 제 266대 교황에 선출되었고 이름을 프란치스코로 바꿨다. 가난하게 살며 헌신적이었던 프란치스코를 닮아 그렇게 생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우리는 인간의 생명이라는 중요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린하지 말라'는 계명을 지킨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그 계명 외에
'배척과 불평등의 경제를 추구하지 말라'는 원칙도 필요하다.
그런 경제가 우리를 죽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이 든 노숙자가 거리에서 죽으면 기삿거리가 되지 않지만,
주식시장이 조금만 요동쳐도 세상이 시끄러워진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책에서)
배척의 경제. 누군가는 굶어 죽는 세상인데, 누군가는 다이어트 한다는 세상이다. 누군가는 빵 한 조각이 그리운데 누군가는 먹기 싫다며 음식물을 버리는 세상이다. 배고픈 어린이가 100만원에 인신매매범에 끌려다니고 배부른 어른은 그런 어린이가 모는 낙타경주를 수십억을 들여 즐긴다. 길거리에서 자야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집안에 방이 남아도는 부자가 있다.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조금만 세심하게 주위를 돌아보면 아픈 사람, 배고픈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 무엇이 문제일까. 세상의 부 99%가 상위 1%에게 쏠려 있는 세상이 과연 공평하고 평등일까.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장 최근에 발표한 공식문헌이자, 첫 권고문이다. 가톨릭 신자들이 복음의 즐거움을 알고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신앙서적이다. 하지만 그의 생각이 현실사회에 대한 충고와 그 대책도 담고 있기에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 최첨단 과학사회에서 일그러진 인간성, 물질만능의 시대에 피폐해져가는 삶을 건드리며 돌직구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중심을 잡고 느긋하게 주변을 둘러보라고 하기 때문이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이다.
소박하고 겸손한 자세, 교회 개혁에 대한 의지, 불의에 맞설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일,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결의,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등 그의 메시지를 들으면 이 시대의 참스승 같은 느낌이 든다. 형식과 관습을 벗어버리는 행보도 멋지지만 물질만능의 사회에 대한 따끔한 충고가 삶의 나침반 같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