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죽음의 바다 1 - 이순신 최후의 날
배상열 지음 / 황금책방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명량 죽음의 바다/배상열/황금책방]세계 해전 사상 유례가 없다는 명량해전, 이순신 장군이 그립다!

 

조선 선조시절. 왜군은 20일 만에 부산을 거쳐 한양까지 쳐들어 왔다. 걸어서도 힘든 길을 3갈래로 나눠 파죽지세로 올라왔던 것이다. 왜가 쳐들어 올 리가 없다던 왕과 권력층들은 나라와 백성을 버리고 도망을 가버렸다. 심지어 그 와중에도 당파싸움을 일삼았고, 나라를 버리고 명나라에 들어갈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러니 나라 전체가 풍전등화, 백척간두의 상태였다. 백성들에겐 도망을 가느냐. 목숨을 걸고 싸우냐의 선택지만 남았다. 물러난다고 목숨을 부지하리란 보장도 없지만 그렇다고 싸우기에는 너무나 겁에 질려 있었다.

이 시절, 서애 류성룡과 성웅 이순신 장군이 없었다면 조선은 어땠을까. 조선은 온전할 수 있었을까.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위대한 지도자 한 명이 절실한 요즈음 그래서 이순신 이야기에 더욱 빨려들게 된다.

 

명량 죽음의 바다. 영화로 먼저 접했다. 배우들의 열연을 보러 간 게 아니다. 성웅 이순신 장군을 보러 간 것이다. 위태로운 나라를 지키고자 처절했던 마음을 다스리고 수적으로 열악한 함선을 거느리고 승리를 거두는 명장 이순신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다. 53세의 이순신 역할에 나이가 좀 드신 최민식 장군이란 것만 빼면 영화의 전투신이나 피란민 상황은 기록대로 잘 표현한 영화였다. 특히 전투신은 대단했다.

세계 해전 사상 유례가 없다는 명량해전.

12척과 정비 중이던 1척을 보태 13척으로 적 130척을 물리쳤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론 적의 함대가 500여척이었다고 한다. 조선함선 1대 당 저 함선 10척 이상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그 당시 이순신의 불리함은 함선 수의 열세와 더불어 패잔병 의식으로 기가 꺾인 수군의 정신 상태였다. 두려움에 휩싸인 수군의 나약한 모습이 문제였다. 죽음의 공포로 떨고 있던 군사들이 어찌 싸움을 한단 말인가. 실제로 죽음이 두려워 도망간 자도 있었다니 조선 수군의 분위기는 짐작할 만하다.

반면 왜군은 육지에서의 승리로 싸움에 대한 의욕이 가득 찼던 시기였다.

하지만 패배한 원균과 달리 이순신은 각지에 정찰병을 보내 일본 수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다. 늘 적의 동태를 파악하고 있었기에 적의 야습이나 염탐도 놓치지 않았다.

당시 조선 수군은 이순신 장군마저 무너지면 해상장악권까지 일본에 빼앗겨 서해안을 빼앗기는 상황이었다.

왜군도 10여 척의 초라한 조선 수군의 동태를 정확히 파악했고 이순신을 물리치면 한강으로 올라갈 계획에 벅차 있었다.

그렇게 절대 불리한 조선 수군의 상황을 알고 왜군은 여러 편대를 겹쳐서 명량으로 쳐들어 왔다. 이순신에게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의 결전이었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군사들에게 명한다.

필사즉생 필생즉사.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이 말은 죽음을 앞에 둔 비장한 독려였고 죽기를 각오한 마지막 전투라는 의미였다. 이순신 장군은 13척의 함선 뒤에 피란 어선 100여 척으로 위장을 해야 할 정도로 초라한 군대였다.

하지만 모든 게 불리한 것은 아니었다. 명량해협은 폭이 좁아 왜군이 한꺼번에 공격할 수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물살이 빠르고 물의 방향이 바뀔 때 공격과 수세의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처음엔 이순신 장군이 탄 한 척의 배만 싸우고 있을 정도로 모두 군사들은 죽음 앞에 겁을 먹고 있었다. 이순신은 초요기를 올리고, 군사들을 독려하며 일선에서 앞장 서 싸워야 했다.

다행히 바다에 떠다니는 적장 구루시마 미치후사의 시체를 건져 적장의 머리를 돛대에 걸었다. 이를 본 왜군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조선 수군은 더욱 용기를 내서 싸웠다. 결과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대로 승리였다. 당시 더 이상 피란갈 곳이 없었던 많은 피란민들이 구경했다고 한다.

명량대첩은 겁먹은 부하들을 격려하기 위해 앞장선 이순신의 솔선수범이 돋보이는 전투였다. 수적으론 열세지만 그의 살신성인의 정신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었으리라. 또한 지리적 이점을 전술에 이용한 통찰은 그의 승리에 대한 갈망이 컸음을 말해준다.

23전 23승의 대승에 이순신의 살신성인의 정신, 공포 심리를 싸움정신으로 무장시킨 리더십이 바탕에 깔려 있음을 보게 된다.

영화 <명량>을 보고, 소설 <명량>을 읽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요즘이다. 아무리 보고, 여러 번 읽어도 지겹지 않다. 이런 지도자가 태어난 나라에 살기에,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런 책을 써 준 작가, 영화를 만들어준 감독에게 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위기의 한국이기에 현명한 지도자 한 사람이 아쉽다. 살신성인의 자세로 싸우는 이순신 장군 같은 지도자, 이젠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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