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집 이야기 땅콩집 이야기
강성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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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집 이야기/강성률/작가와비평]현직 대학교수의 성장소설!

 

현직 대학교수의 자전적 성장소설이 흔치 않기에 궁금했다. 한편에서는 자서전일까 싶었다. 자서전이기 보다는 소설형식으로 된 성장소설이다. 1950년대에 태어나 60년대, 70년대를 산 한 청소년의 방황기다. 지금 50대, 60대인 베이비부머들이 겪어야 했던 역동의 세월, 그 시대적 아픔, 그 시절 젊은이들의 초상을 그렸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전남 영광 백수 바닷가 전주 이씨 집성촌에서 태어난 이태민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고향에서 농민운동, 정치활동, 사회활동을 아버지와 중학교 졸업의 학력을 가진 어머니 사이에서 6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책에서는 교육열이 높은 부모님 아래서 가난하지만 속이 깊고  밝은 개구쟁이로 자라는 사춘기 소년의 과정이 그려져 있다. 지극히 평범한 소년의 이야기가 그 시대를 대표하지 않을가 싶을 정도로 잘 묘사되어 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6.25 전쟁이 끝났지만 아직은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던 시절이라 삶은 곤궁했고 생활은 비루했다. 더구나 낮에는 국군이, 밤에는 인민군이 교대로 마을을 점령하던 때였다.

태민의 어린 시절은 배고픈 설움, 남의 집 단칸방살이, 치료받지 못해 죽은 아기, 가난의 고통들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한다. 남자 아이들의 성정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개구쟁이 짓, 성적인 호기심도 추억처럼 엮여 있다.

 

소설의 내용은 태민이가 중학교 입시에 실패해 삼류중학교를 가고, 고등학교 시험에도 낙방해 이류 고등학교를 가는 과정, 예비고사와 본고사를 치르는 시절까지 나온다. 그러니 그 시절 청소년의 자화상인 셈이다.

 

땅콩집이 작은 집을 말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땅콩 집은 헐값에 사들인 모래땅에 땅콩을 재배하면서 넓은 들 한복판에 지어진 독립가옥이라고 한다. 땅콩설이 하던 땅콩 밭에 있는 집이라니.

 

책을 읽노라면 어른들에게서 옛날이야기, 조기가 굴비가 된 유래, 태어날 때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은 그 시절의 풍경화 같다. 가난하지만 따뜻한 가족, 부모와 자식의 혈육의 정이 끈끈하게 묻어난다. 더구나 진한 전라도 사투리라서 어렵지만 구수한 맛을 더한다. 그 시절을 살아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시대의 풍속화 한 장면이다. 옛날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검정 찝차와 하이야 택시, 미숫가루, 회초리를 든 가정교육, 이웃과 옹기종기 모여 살던 모습, 마을 아이들과 놀던 이야기, 모두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추억의 이야기들이다.

 

중학교 시험 낙방, 삼류 중학교에 입학, 이류 고등학교 입학, 예비고사, 본고사 이야기가 먼 나라 이야기 같다. 하지만 그 시절을 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소중한 소설이다. 미래는 상상할 수 있지만 과거는 살았던 자의 몫이니까. 어렵게 살았지만 인간미는 훨씬 진했던 시절, 배는 고팠지만 인정이 살아있던 추억의 이야기들, 기록 유산 같은 소설이다.

 

저자는 강성률, 광주교육대학교 윤리학과 교수다. 대통령상,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풍향학술상 등을 수상했고, 여러 편의 철학 서적을 낸 철학 박사다. 전남문학신인상, 국제문예 문학신인상, 미주한국 기독문학신인상을 수상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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