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의 고금통의 1 - 오늘을 위한 성찰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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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고금통의/이덕일/김영사]예나 지금이나 通하는 義는 같다!

 

넓이와 깊이를 두루 갖춘 역사학자, 이 시대 최고의 문제적 작가 중 한 명, 고대사부터 근현대사까지 아우르는 역사 작가, 굴절된 역사관을 정확한 근거와 사료를 바탕으로 바로 잡는 역사학자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이덕일.

역사학자인 이덕일이 역사적 순간에서 통찰한 지혜들을 뽑아냈다. 무려 1000개의 역사 이야기 속에서.

 

<사기> '삼왕세가'에 나오는 고금통의는 예나 지금이나 관통하는 의는 같다는 뜻이다.

지금 벌어지는 일의 미래도 옛일에 비추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義는 원칙, 利는 편법을 뜻하기도 한다. (책에서)

 

어제의 가르침이 오늘에도 통하고, 지난날 선조들의 일깨움이 지금도 교훈으로 통한다. 요즘 화두가 되는 인물인 삼봉 정도전과 성웅 이순신에 끌리는 이유도 이들이 말하는 義가 지금도 通하기 때문일 것이다. 古今通義.

세상은 돌고 돈다. 돈이 돌고 돌듯 역사도 돌고 돈다. 그러니 온고지신의 지혜가 필요하리라. 고금통의의 통찰이 필요하리라.

 

몇 해 전 중국은 길림성 안도현 길가에 '당 발해국 조공도'라는 큰 비석을 세웠다고 한다. 실크 로드 옛길인 감숙성 안서현에 '설인귀 서경비'를 세웠다고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의 일부일 뿐이다.

저자는 '당 발해국 조공도'를 '당의 발해국 간첩도'로 바꿔야 한다고 한다. 중국이 국가적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역사와 영토 뺏기에 나서고 있기에 우리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한다.

 

단순히 염탐하러 사신으로 왔던 길을 조공도라니, 서경비라니. 우리 영토와 역사를 지키기 위해 온 국민이 알고 있어야 할 우리 이야기다. 역사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알아야 할 중국의 동북공정이다.

 

1998년 3월 일본 나라 현 아스카에 있는 기토라 고분 천장에서 천문도 벽화가 발견됐는데, 7세기 말에서 8세기 초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전까지 남송 순우 7년에 만들어진 <순우 천문도>가 최고의 천문도였으나

그보다 5세기나 빠른 세계 최고 천문도가 발견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세계 최고 천문도가 고대 일본인의 작품이라고 주장하지 못했다.

(중략)

면밀한 작업 끝에 기토라 고분 벽화는 일본 하늘의 별자리가 아니라

고구려 수도 평양 하늘의 별자리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책에서)

 

그 별자리가 고구려 평양의 별자리라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

국보 228호인 <천상열차분야지도> 덕분에 평양 별자리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 역사책에서 많이 봤던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조선 태조 4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고구려 천문도 석각본의 인쇄본이 고려에 계승되었고, 조선 태조 이성계도 이를 구하여 석각본 제작을 명했다고 한다. 당시 천문도는 세상을 통치할 권한을 준 하늘의 뜻을 담은 것이었으니까.

 

7세기 고구려 평양의 별자리가 왜 일본고분에서 발견되었을까. 세계 최고의 천문도가 바다를 건너게 되었을까.

 

<일본서기>에는 백제 성왕 23년 역박사 고덕왕손을 일본에 보냈고,

무왕 3년에 관륵이 역본과 천문서를 가지고 일본에 갔다는 기록하는데,

백제 역시 천문학 강국이었다. (책에서)

 

백제의 선진 문물이 일본에 전해져서 고구려 평양의 별자리가 그려진 걸까. 아니면 고구려인이 직접 그린 걸까.

 

지금 1만 원권 지폐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가 그려져 있다.

참고로 앞면에는 세종대왕이 그려져 있고 왕의 뒤에는 일봉오월도가 그려져 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도 많이 보던 그림이다. 자세히 보니 용비어천가 내용도 있다. 불휘기픈……. 방문살 무늬도 있다.

뒷면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배경에 깔려 있고 세종 때 만든 천문도구인 <혼천의>, 보현산 천문대에 있는 국내에서 가장 큰 현대식 광학망원경도 있다.

 

역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익히고, 옛 별자리를 통해 지폐 속 역사와 과학과도 함께 할 수 있었다. 지폐를 이리 꼼꼼히 살피고 검색해 본 것도 첨이다. 모든 지폐에 예술, 문화, 과학이 들어 있다니.

 

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군더더기 없으나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500쪽에 이르는 내용들, 모두 꼼꼼히 읽어야 할 우리의 역사다. 무심코 펼쳤다가 반해 버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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