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에 길을 묻다 - 배득렬 교수의 세상 읽기
배득렬 지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고사성어에 길을 묻다/배득렬/구름서재]고전에서 배우는 사자성어의 교훈들!

 

수백 년 전의 이야기가 지금도 통한다는 게 늘 신기하다. 세상은 발전했고 사회는 달라졌어도 예전 고전의 지혜가 통한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다.

고전에서 뽑은 고사성어를 보니. 그 4글자가 주는 울림은 어느 아포리즘 못지않다.

타초경사 打草驚蛇

칠 타, 풀 초, 놀랠 경, 뱀 사. 풀을 건드렸는데 뱀이 놀라다는 뜻이다. 작은 잘못을 방치하면 큰 재앙으로 돌아온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중국 처세술이다. 풀숲을 친다는 것은 풀숲에 숨은 뱀에게 경고를 보낸다는 의미다. 타인이나 적에게 적절한 조언이나 경고를 보낸다는 말이다.

 

타초경사의 유래는 남당 때, 왕노라는 현령의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다. 법을 어겨가면서 재물 욕심을 내던 왕노에게 왕노의 수하인 주부가 뇌물을 받았다고 어떤 이가 고소장을 보낸 것이다. 이에 왕노가 주부에 대한 고소장을 보면서 자신의 잘못이 폭로될까 두려워 둘러대며 말했다고 한다. 너는 비록 풀을 긁었지만 나는 풀 안에 있는 뱀처럼 놀랐다고.

 

모든 잘못에는 경고가 있다. 모든 재앙에는 전조나 예고가 있는 법이다. 이를 잘 알고 미리 고칠 수 있다면 큰 재앙을 면할 수 있는 거겠지. 1:29:300 이라는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하나의 큰 재앙에는 작은 경고가 29번, 더 작은 경고가 300번 있다는 말이다. 주변의 작은 잘못에 대해 낌새를 챈다면 더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지. 그렇지 않다면 언젠가 큰 화를 당할 테니까. .

치망설존 齒亡舌存

이 치, 없을 망, 혀 설, 있을 존. 이는 없어지나 혀는 남아 있다는 풀이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의미도 된다.

 

한 대의 유명한 학자 유향의 <설원>에 담긴 대목이다.

노자는 스승이 중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스승을 찾아왔다.

-병환이 이렇게 깊으신데 제게 분부하실 것이 있으십니까?

-내 혀와 이가 아직 모두 있느냐?

-혀는 아직 있지만 이는 없습니다.

-이는 없어졌는데 혀가 남아 있는 이유를 아느냐?

-혀는 부드럽기 때문에 남아있을 수 있지만 딱딱한 치아는 오히려 사라지고 없는 것이지요.

-천하의 모든 이치가 그 안에 있느니라.

 

스승의 물음에 현답을 내놓는 노자. 도가의 시조인 노자에게도 스승이 있었군.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에 공감이다. 칭찬이 꾸중을 이기고, 배려가 왕따를 이긴다고 믿는다.

만약, 노자가 치과의사였다면, 적어도 의사였다면 어떻게 답했을까. 치아와 혀 이야기를 현재 치과 의사가 들었다면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해진다.

깊은 울림을 주는 데는 긴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간단명료한 말, 단순한 말마디가 더 큰 감동과 깨침을 주기도 할 것이다. 처음 듣는 고사성어와 일화들이 많아서 배우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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