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사람들 이야기 - 창업주 이병철에서 3세경영 이재용까지
이채윤 지음 / 성안북스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성家 사람들 이야기/이채윤/성안북스] 이병철, 이건희, 이재용 그리고 삼성가족들

 

한국의 대표 기업이라면 삼성이 떠오른다. 세계적인 기업 애플과 겨루며 삼성을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각인시켰으니까. 재벌기업이라는 오명도 있지만 대학졸업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이기도 하니까.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 많은 직원들의 희생도 있었을 것이다. 거쳐 간 CEO들의 역량도 컸을 것이다. 창업주 이병철, 2세 경영 이건희, 3세 경영 이재용에 이르기까지 삼성의 CEO들은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오너 경영 체제를 유지하며 초일류기업으로 키워온 삼성의 가문 경영인들이 궁금했다. 이들의 리더십이 궁금해서 펼쳐 든 책이다. 삼성家 사람들.

선진국 가운데 대한민국처럼 나라의 경제가 한 기업에 기대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다. 삼성, 신세계, 처, 한솔 등 삼성사 기업의 자산을 합하면 430조 원에 이르고 총매출은 320조 원을 넘어 전체 국부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본문에서)

 

나라 국부의 30%를 좌우하는 삼성의 힘은 어디에서 올까. 한 사람이 성장하기까지 어린 시절의 가정교육과 주변 환경, 집안의 가풍의 영향은 클 것이다. 마찬가지로 삼성의 오늘이 있기까지 삼성을 세운 이병철, 그 이전의 선대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 이병철 시대가 가장 궁금했다.

 

이병철의 창업 정신은 사업보국·합리주의·인재제일 이었다. 그는 1910년에 대어난 한국의 산업화 1세대다.

경상남도 의령군 정곡면에서 태어난 그는 서원을 세운 할아버지, 한학과 이재에 밝은 아버지의 가르침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할아버지는 서원을 세워 학문을 강조했고 아버지는 500석 정도의 농토에서 1000석을 일궈낼 정도로 이재에 밝았다. 더구나 아버지는 유학을 숭상하면서도 이병철을 일본 유학 보낼 정도로 생각이 트인 분이었다. 이병철은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서원을 세운 할아버지의 뜻에 따라 배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특히 신식교육을 위해 진주에 있는 지수보통학교를 다닌 몇 년은 이병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그 곳에서 만난 LG창업주 구인회와는 동업을 하기도 하고 사돈이 되기도 했으니까.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자극도 줄 수 있는 친구의 존재는 큰 힘이 되었으리라.

 

진주에서 개화에 눈을 뜬 이후로 그의 호기심은 서울로, 일본으로, 중국으로 넓혀간다.

병으로 와세다 대학을 중퇴하고 고향으로 내려온 그는 톨스토이의 영향을 받아 집 안의 가노를 풀어주고 사업을 구상하게 된다. 마산의 정미소를 시작으로 20대의 트럭으로 운수사업, 토지사업, 삼성 상회를 세워 중국까지 넘나드는 무역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제일제당, 제일모직, 한국경제인협회 초대회장, 동양라디오, 텔레비전 방송, 중앙일보 창설, 삼성석유화학, 삼성중공업, 용인자연농원, 삼성반도체통신, 문화재단, 장학회, 백화점, 호텔경영 등 점차 다각적으로 사업을 넓히며 한국의 경제성장의 중심에 있게 된다.

 

지금의 삼성이 있기까지 모든 기초가 이병철 시대에 마련된 것이라고 하니, 놀랍고 대단하다.

그의 사업은 근대화 바람이 불면서 봉건적인 사농공상의 신분질서가 무너지던 때에 정미소를 시발로 시작했다. 그는 1938년 삼성 상회 설립으로 성장의 주춧돌을 마련했고 이를 바탕으로 1987년까지 50년간 경영의 일선을 지켰다.

 

그는 새로운 사업 기회 포착에 천재적이었고, 사업추진에 있어서는 강력한 엔진이었다. 그가 1983년 74세에 반도체산업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사실은 사업 감각의 천재성을 엿보게 한다.

그가 이끌던 삼성은 내내 명실상부한 한국 1위 기업이었고, 그 바탕으로 아직도 삼성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한국의 산업화에 앞장섰던 이병철. 그의 모험정신, 도전 정신, 창의성이 예사롭지 않다.

 

한 인간의 성장에는 본인의 노력과 조상 대대로의 가르침, 사회적 상황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게 된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앞날을 예측하는 능력이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님을, 노력에 노력을 더했음을 생각한다.

이건희 시대.

이건희는 아버지 이병철로부터 경청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삼성의 한국 1위의 기업 수성은 이건희 시대로 넘어오면서 더욱 탄탄해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이건희 회장의 1993년 6월 7일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가장 인상적이다. 영원한 승자가 없는 세상에서 1위가 아니면 추락이었던 삼성을 구해낸 선언이 아니었을까.

 

아버지가 이끌던 삼성에서 반도체, LCD, 휴대전화, 생명공학에 집중을 해서 성공을 일궈낸 이건희. 이후 삼성은 2013년 3월 <포천>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35위에 올랐으며 신흥국의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50위권에 들었다.

 

1997년 말 한국을 강타한 외환 위기에서도 삼성은 대규모 적자와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았지만 변해야 한다는 임직원들의 공감대 형성으로 슬기롭게 성공할 수 있었다.

이는 1991년대 이후 글로벌화, 디지털화라는 변화에 잘 대응했기 때문이다. 특히 1993년 반도체메모리산업의 세계1위부상은 일등공신이다. 일본 전자업체들이 성공의 덫에 빠져 기존의 아날로그 기술에 집착할 때, 삼성은 디지털 기술 기반 IT산업에 승부를 걸고 집중투자 함으로써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다른 부분은 구조조정을 하면서도 반도체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와 핵심인재 보유와 스피드를 앞 세웠다. 40대 엔지니어들을 CEO로 과감히 선발하기도 했다.

 

1938년 창업 이후, 국내 최고기업, 글로벌 초일류기업의 자리에 오른 삼성은, 특히 지난 20 년 동안 세계가 주목할 만한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 왔다. 2010년 이후 3년 연속 세계 최대의 전자, IT기업이 되었고, 메모리반도체와 디지털 TV, 휴대폰 등 세계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제품이 무려 26개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2012년 세계적 컨설팅사인 ‘인터브랜드’ 선정 글로벌 브랜드 랭킹 9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책은 창업주 이병철 이전 선대들의 가치관과 가풍에서 시작해 이병철, 이건희, 이재용에 이르는 직계와 방계의 가족 이야기와 사업이야기가 가득하다.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삼성만 성공한 비결도 있고, 1993년 국내분야 2위, 세계시장 2, 3 류의 삼성이 20년이 지난 지금, 국내 최고기업, 글로벌 초일류기업이 되었던 원인들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800쪽이 넘는 이야기는 그대로 대한민국 경제사다.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배우는 가풍, 베푸는 일, 무엇보다도 도전하는 정신에 자극받게 된다. 지식 습득과 그 활용, 시대를 앞서가는 촉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열혈 배움과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오늘의 삼성을 지탱함을 깨치게 되는 책이다.

 

보통의 아버지가 위대한 아버지가 되는 법, 한 가정이 세계적인 가정이 되는 법, 일류에서 초일류로 나아가는 법을 깨칠 수 있지 않을까. 일화가 가득해서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내용은 묵직하고 깊이는 그윽해서 울림이 남다른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