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의 노래 - 이해인 수녀가 들려주는
이해인 지음, 백지혜 그림 / 샘터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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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의 노래/이해인,백지혜/샘터]흙에서 자라는 채소들, 엄마 밭에서 자라는 아이들~

 

밭의 기름진 흙에 씨앗을 뿌리면 싹이 트고 자랍니다.

햇볕을 받고 빗물을 머금으면, 쑥쑥 자라서 줄줄이 꽃을 틔우고 주렁주렁 열매를 맺지요. 농부들은 자신이 키운 작물들은 자식이라고 여긴답니다.

그렇게 사랑과 관심을 듬뿍 준다는 거겠죠.

이해인 수녀님의 동시집 <엄마의 분꽃/분도출판사> 중에서 밭노래가 있었군요. 이해인 수녀님의 동시에 백지혜님의 그림을 담아 동화책을 만들었어요. 동시도 좋고 그림도 좋아서, 읽을수록 볼수록 마음이 넉넉해지네요.

 

 

 

 

  

밭은 해마다

젖이 많은 엄마처럼

아이들을 먹여 살립니다(본문에서)

 

엄마의 젖을 먹고 자란 아이, 밭의 영양분을 먹고 자란 배추, 호박, 가지, 고추…….

아이가 혼자서 잘 자랄 수 없듯, 식물도 혼자서 잘 자라기는 어렵죠.

아기에게 젖이 부족하거나 사랑이 부족해도 잘 자랄 수 없듯,

채소들도 햇볕이 부족하거나 빗물이 부족해도 잘 자랄 수 없겠죠.

배추 무 상추 쑥갓

감자 호박 당근 오이

수박 참외 토마토 옥수수

아이들의 이름은

참 많기도 합니다

(본문에서)

 

봄에 뿌린 씨앗이 꽃을 피울 때면 밭두렁은 화사한 꽃밭이 되네요.

진한 핑크색 가지꽃, 하얀 감자꽃, 하얀 고추꽃, 파꽃, 유채꽃들…….

결실을 보게 되는 여름이면 농부들의 손은 분주하겠죠.

상추와 쑥갓을 따서 가족들을 위해 반찬을 준비하겠지요.

감자를 캐고 오이를 따고 풋고추를 따고 가지를 따서 식구들을 위한 건강 먹거리를 준비할 겁니다.

 

그러고 보니

밭에서 자라는 작물들이 아이들이 자라는 것과 참 많이도 닮았네요.

준만큼 자라고 보살피고 배려만큼 자라니 말입니다.

자연의 이치가 가정의 이치와 똑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엄마를 따라 주말텃밭에 갔다가 가지꽃을 처음 봤어요. 예쁜 빛깔의 가지꽃이 치마폭 같았어요.)

아침부터 하얀 나비가

밭에서 춤을 춥니다

하얀 감자꽃 위에

살포시 앉아

생각에 잠긴 흰나비

먼 데서 보니

꽃과 나비가 하나입니다.(본문에서)

달콤한 꿀을 찾아 날아온 흰 나비가 하얀 감자꽃 위에 앉으면 구분이 쉽지 않겠죠.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는 꽃과 나비들.

자세히 봐야 아이들의 남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겠죠.

꽃이 필 때면 벌과 나비도 날아들지만 개미와 벌레들도 모여든답니다.

그렇게 우리의 삶도 사람들과 만나며 세상을 알아 가겠죠.

밭을 지나게 되면 유심히 봐야겠어요. 꽃과 나비를.

 

멋진 시이기에 외우거나 노래 부르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예쁜 그림이기에 따라 그리고 싶어 자꾸만 보게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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