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로 간 비밀 편지
윤자명 글, 정가애 그림 / 스푼북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헤이그로 간 비밀편지/윤자명, 정가애/스푼북]헤이그 밀사에 합류한 이화학당 소녀의 모험담!

 

1907년 만국평화회의가 열리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활약한 3인의 밀사인 이준, 이위종, 이상설. 이 세 사람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역사 시간에 헤이그 밀사 사건을 배우면서 그 시절의 아픔과 이들의 나라 사랑이 느껴져서 먹먹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에 읽은 최재형 선생의 이야기에서도 헤이그 밀사, 안중근 의사, 김구 등에 얽힌 이야기까지 새롭게 알게 되면서 밀사들의 나라 사랑이 더욱 절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은 이화학당을 다니는 소만이라는 여자 아이가 고종의 명령으로 헤이그 밀사로 네덜란드 만국평화회의에 파견되는 과정에 엮이게 되는 모험과 역사 이야기다. 소만이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 시절의 대한제국 상황, 고종과 애국지사들, 백성들의 나라 사랑을 볼 수 있는 책이다.

 

때는 바야흐로 1900년대 대한제국이다. 소만은 아버지와 함께 어느 대감댁에 얹혀산다. 소만의 아버지는 대감 댁의 일도 하면서 인력거꾼이기도 하다. 대감마님의 도움으로 대감댁 딸인 보영언니와 함께 이화학당을 다니고 있다. 한때 아버지는 대감마님을 대신해 을사늑약이 부당하다는 격문을 돌리다가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어느 날 아버지는 대감마님의 심부름으로 아라사(러시아)에 가게 된다. 군부대신아들의 청혼으로 곤란해진 보영언니는 정혼자(이위종)에게 편지를 보내려고 소만의 아버지를 찾아 부산까지 오게 된다. 하지만 보영언니는 자신을 찾아 나선 오빠에 의해 발각되어 다시 한양으로 가며 소만에게 편지를 부탁한다.

-네가 대신 가.

 

얼떨결에 보영언니의 가방과 배표를 받은 소만은 아버지를 찾아 홀로 블라디보스토크 가는 배에 오르게 된다. 다행히도 배 안에서 아버지를 만나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소만은 일성 아저씨(이준 열사)와 참찬 대감(이상설 열사)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최 회장님(최재형) 댁에 머물면서 고려촌, 학교 등을 구경하게 된다. 아라사까지 일본의 경찰이 따라왔음을 느낀 소만은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데......

 

헤이그로 가기위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려는 순간 아버지가 피격되면서 소만은 아버지 대신 열사들과 함께 열차에 오르게 된다. 얼떨결에 아라사로, 네덜란드 헤이그로 가게 된 것이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해 바이칼 호수,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헤이그로 오는 과정에서 일본 감시단을 만나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러시아에 있던 대한제국공사 이범진의 아들 이위종과 무사히 조우하게 된다.

 

정혼자에 대한 비밀편지를 가진 소만, 황제폐하의 밀서와 신임장을 가진 열사들은 일본의 방해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당신들이 대한민국 대표로 만국평화회의에 온 게 사실이오?

-그렇소. 우리 세 사람이 황제 폐하의 명을 받은 대표들이오.

-황제의 신임장을 보이거나 증거를 대보시오.

-일본인에게 보일 이유가 없소.

-대한제국은 일본에게 외교권을 맡겼다는 걸 잊지 마시오.

-황제 폐하와 대한제국의 백성들은 일본에게 앞날을 맡긴 적이 없소. 그 점을 분명히 세계만방에 알릴 겁니다.

 

-만국공법에 근거해서 대한제국은 일본의 보호국이 아니란 걸 세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 합니다.

어렵사리 도착한 헤이그에서 만국평화회의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근처를 돌며 인쇄물을 돌리야 했던 열사들의 참담한 심정이 느껴지는 동화다. 영어, 일어, 러시아어에 능통한 이위종이 외국 기자들과 인터뷰하는 모습에서는 열혈 애국 지사의 충정이 느껴지는 동화다.  을사늑약에 울분을 참을 수 없었던 민영환 대감의 자결, 이준 열사의 자결은 무기력한 대한제국이 느껴져 안타까운 대목이다. 

그래도 힘이 없는 나라의 백성으로 살면서 용기를 내어 나라를 지키려한 기백이 느껴지는 동화다. 우연히 헤이그 밀사에 합류해 세계를 보고, 나라의 힘이 중요함을 느껴가는 소만의 여정을 통해 나라의 힘, 배움의 중요성, 저항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스푼북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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