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한비자 - 쾌도난마의 교과서
니콜로 마키아벨리 & 한비자 지음, 신동운 엮음 / 스타북스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마키아벨리 한비자/스타북스]정치와 경영의 인류 스승들이 말한다. <군주론>과 <한비자>에는...

 

 

시대를 초월한 정치학, 경영학의 스승이라면 한비자와 마키아벨리일 것이다.

이들의 이론에는 현실적인 관점, 실용적인 관점이라는 게 특징이다. 허상과 이상이 아닌 철저하게 현실에 기초한 정치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공정한 정치를 추구했다는 점이다. 물론 목적 지향적이고 인정이나 동정은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인간의 나쁜 속성을 바탕에 두고 잔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강력한 군주의 상을 제시한 마키아벨리와 엄격한 법 집행을 주장한 한비자가 함께

담았다.

 

 

 

 

강력한 지도자상을 만든 마키아벨리.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르네상스 말기 피렌체에서 태어난 사상가이다. 그는 서른 살이 되기 전에 피렌체 공화정에서 외교 업무를 맡았다. 업무상 서유럽을 돌아다니며 여러 왕들과 교황을 만나면서 정치와 지도자상에 대한 통찰을 갖게 되었다. 그는 메디치가의 왕정복귀로 재산을 몰수당하고 유배되기도 했다. <군주론>은 그가 유배지에서 쓴 현실 정치를 위한 조언서였다. 이 책을 메디치가의 로렌초에게 헌정하며 복귀를 노렸지만 로렌츠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이후 메디치가도 무너지고 말았다.

 

마키아벨리의 생각을 정리해보면 굉장히 현실적인 통찰이 가득하다.

끊임없는 경쟁이 운명이다. 인간은 스스로의 덕에 의한 것보다 남을 밟고 올라서면서 스스로의 지위를 높이고자 한다. 인간은 타인의 성공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인간은 타인의 성공을 분해하고 억울해한다. 때문에 각자 타인의 불행에는 관심을 기울이고 재빨리 발견한다.

운이 때로는 순간을 좌우한다. 새로운 국가의 군주는 용기와 능력만으로 지위를 지키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평민이 군주가 되려면 용기를 갖춰야 하지만 때로는 운도 따라 주어야 한다.

야망이 있다면 잔인함을 겁내지 마라. 반란을 일으킨 사람이 진짜 아군을 만들 수 있다. 적을 제거할 때는 머리부터 제거하라. 성공한 사람을 모델로 삼아라. 벼락출세한 상사와는 적당한 거리를 유비하라. 자기편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등......

 

지나치게 현실적이기에 인정사정이 없고 잔혹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틀린 말도 없지만 인간의 본능을 제대로 간파했기에 거북하고 씁쓸한 우리의 모습을 직시하게 된다. 맞는 말이지만 희망적이진 않은 정치술이다.

 

법가를 집대성한 한비자

 

한비자는 기원전 280년 경, 전국시대 한나라의 귀족으로 태어났다. 이사와 함께 순자 밑에서 성악설과 법치의 도를 배웠다. 스승인 순자가 토굴로 들어가게 되자 그는 여러 나라를 떠돌며 학문을 익혔다. 그리고 순자의 사상적 토대 위에 노자의 사상을 더해 법가 사상을 논리적으로 정비하게 된다. 한비자는 그의 생각을 높이 산 진시황이 등용하고자 했으나 이사의 모함으로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이사가 준 독배를 마시고 죽고 만다.

 

한비자의 주장에도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통찰이 가득하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도록 하라. 자신을 정확하게 보려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자신과의 대화를 하라. 다른 사람을 통해 자기를 이해하라.

작은 일일 때 미리 큰일을 막아라. 작은 부주의가 큰 화를 낳을 수 있다. 하인리히의 법칙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1개의 큰 사고에는 29번의 작은 사고, 300번의 아주 작은 사고가 징조처럼 있다는 하인리히의 1:29:300법칙 말이다.

 

신뢰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인재를 등용할 때 원한이나 혈연에 얽매이지 말라. 옛 것을 그대로 답습하지 마라. 상벌을 내릴 때는 공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상벌이 지나쳐서는 안 된다.

망설이면 위험해진다. 만족을 모르고 욕심을 부리면 망한다. 질투로 자신을 해하지 마라. 현명한 군주는 인재를 알아본다. 인재의 능력에 맞는 직위를 내려야 한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4가지는 지나치게 완고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 남을 공격하기를 좋아하는 것, 남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것, 맹목적인 자신감이 있다.

 

과음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자기 자신을 이겨야 진정으로 강하다. 덕이 없으면 오래가지 못한다. 사사로운 감정으로 인재를 선발하지 마라. 아랫사람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엄격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월권행위를 용서하지 마라.

사물의 이치를 알아야 한다. 남을 지나치게 믿지 마라. 단계를 밟아 앞으로 나아가라.

자신의 장점을 활용하라. 등......

 

마키아벨리는 인간 속 내면의 폭력을 객관적으로 보았다. 폭력을 계산적이고 합리적인 권한으로 보았다. 정치인의 폭력은 이익이 계산된 것이다. 정치 현상이 종교, 윤리와 구별할 수 있다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에는 겸손과 경건, 정직과는 배치된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그래서 정치사상에 종교와 윤리적 가치를 배제했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한비자는 엄격한 법 집행을 주장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잘못한 자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잘 한자는 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법가 사상은 진시화의 통치에 도움을 주었지만 진 왕조의 가혹한 법은 민심의 반발을 샀고 진나라의 이른 멸망을 가져왔다. 하지만 그의 사상은 다른 사상과 결합하면서 중국 통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현실적인 정치이론의 대가였지만 당대에는 불행했던 동양과 서양의 두 사상가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착잡해진다. 사회적 인간이기에 조직을 떠나서 살 수 없는 현실, 하지만 이상적인 정치는 실현해보지도 못한 현실이기에. 마키아벨리와 한비자가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한다면 어떤 말을 할까 궁금해진다.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두 사람이었다. 개인적으로 마키아벨리보단 한비자의 이야기가 더 끌린다. 법가 사상에 노자의 사상을 접목했기 때문일까.  2권으로 나누어도 될 책이 한 권에 다 들어 있기에 대박이다. 게다가 미니북 <조조의 용병술>까지 들어 있기에 대만족이다. 한번에 3권의 고전읽기를 한 셈이니까.  

 

인간은 악한 면도 있지만 선한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폭력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선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규율도 중요하지만 자율도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수천년의 인류역사에서 아직은 이상국가가 존재한 적은 없는데. 이런 인간의 양면성을 제대로 보고 모두에게 공평하고 행복한 정치 구현은 그저 로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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