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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메이저리그다
제이슨 켄달.리 저지 지음, 이창섭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이것이 진짜 메이저리그다/제이슨 켄달, 리 저지/처음북스]해 본 선수들만 아는 생생 메이저리그 이야기!
기업으로서의 메이저리그 이야긴 줄 알았다. 메이저리그가 유서 깊은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책을 읽었던 탓일까. 하지만 내용은 진짜 야구 이야기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본 선수들만 아는 게임 이야기다.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를 보는 방식,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진짜 이야기다. 단 한 번의 타격에도 여러 개의 줄거리로 이루어진 복잡 미묘하고 스릴 있는 야구 이야기다.
저자는 16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로 2,000경기에 출장한 제이슨 켄달이다. 통산 2,000개 이상의 안타를 쳤고 몸에도 공을 254번이나 맞았다고 한다. 심각한 어깨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고 한다. 그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오클랜드 애슐레틱스, 시카고 컵스, 밀워키 브루어스, 캔자스시티 로얄즈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올스타에 3 번 선정됐다. 모든 야구인들의 존경을 받는 당대 최고의 선수라고 한다.
또 다른 저자는 <캔자스시티 스타>의 기자 리 저지다. 그는 야구 블로그(Judging the Royals)를 통해 미국의 국민적 오락인 야구에 대한 평범하지 않은 정보제공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최소한 6시간 먼저 도착한다. 비디오를 보고 스카우팅 리포트(상대 팀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자료)를 읽고, 경기 후반에 자기 팀의 구원 투수와 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상대 팀 타자를 살펴보고, 선발투수를 위한 경기 전략을 짠다. 물론 단체 스트레칭이나 타격 연습에 들어가기 전에 개인적인 얼리워크도 한다. 타격훈련, 번트 연습, 도루 연습......
구장에 따라 주루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미리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보스턴 홈구장의 그린 몬스터(11미터 높이의 좌측 펜스)는 내야와 매우 가까워 공이 펜스를 맞고 튕겨 나왔을 때를 노려 한 루 더 진루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도 있다.
오클랜드 홈구장에서는 악송구가 1루수 뒤로 날아가면 파울 지역이 정말 넓기 때문에 1루 베이스 라인을 달리는 주자는 2루는 물론, 3루까지도 노려야 한다. 캔자스시티 구장에선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주자가 진루할 기회는 없다. 공이 중계 카메라를 보호하는 스크린에 맞고 바로 튕겨 나오기 때문이다.
깃발을 보고 바람의 방향을 읽는 것도 기본이다. 바람이 안으로 불면 저득점 경기로 가지만 바람이 밖으로 불면 타자에게 유리하기에 고득점 경기로 갈 수 있다.
경기장의 그늘, 석양, 경기장의 온도 등도 확인해야 한다.
투수는 연습 투구를 8개까지 할 수 있지만 몇 개만 던지기도 한다. 타자와의 심리전을 즐기기 위해서다. 구장관리 직원조차도 홈팀에게 유리하도록 베이스라인에 물을 부려 도루 주자의 발을 느리게 하기도 한다. 베이스라인을 비스듬하게 만들어서 번트한 공이 파울이 되도록 돕기도 한다. 타자가 연습 투구를 지켜보는 이유엔 그의 컨디션, 공의 움직임과 속도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포수가 공을 바닥에 튕겨 던지면 공에 흠집이 생겨 공의 움직임이 더 커진다니……. 베테랑 투수는 이런 공까지 활용할 줄 안다는데……. 모든 행동 하나 하나가 범상치 않은 전략이고 전술이라니. 헐~
컨디션이 좋은 노련한 타자들은 공의 회전까지 눈에 보인다고 한다. 시속 160km의 속구도 두 번만 보면 세 번째엔 때려낸다고 한다. 집중과 노련미의 차이다. 몸 쪽 공 역시 타자를 불편하게 만들려는 노림수다. 타자의 몸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으로만 들어가면 바깥쪽 공보다 홈런을 치기 쉽다는데...... 집중력 있는 노련한 선수에게는 야구공이 축구공처럼 보인다는 말이 헛말이 아니었군.
이 책은 야구팬이라면 궁금해 할 내용들이 가득하다.
프로 선수가 경기를 보는 방식을 알 수 있다. 변수와 상황이 매번 바뀌는 야구 이야기, 사소하면서도 알아차리기 힘든 야구 변수들에 대한 책이다. 깊이 있는 야구, 선수처럼 즐기는 야구, 야구를 하는 선수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주목해야 할 부분들, 다음 공을 예상하는 타자와 주자들, 주자를 두려워하는 유격수, 펜스에 부딪히는 걸 겁내지 않는 외야수의 발견, 진짜 사인과 가짜 사인, 선발투수가 지쳐있다는 사인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하나의 투구, 하나의 몸짓, 현재 스코어와 상황, 속임수와 노림수 등이 모두 하나의 스릴 넘치는 결투의 요소임을 알게 하는 야구 책이다. 야구장에서 벌어지는 선수들 간의 심리전과 눈치와 코치전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전체적인 안목과 통찰로 한 게임 한 게임을 어떻게 풀어 나가는 지에 대한 16년 메이저리거의 리얼 체험 스토리다. 야구팬은 아니지만 야구 보는 법에 대한 묘미를 느끼게 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