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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에스파스 - 도시 공간을 걷다
김면 지음 / 허밍버드 / 2014년 6월
평점 :
[파리, 에스파스/김면/허밍버드]건축가를 따라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즐거운 파리 산책!
파리는 도시가 아니다. '기억을 품는 공간'이다!
세계적인 건축 사무소 빌모트의 건축가가 들려주는 파리 속 다양한 공간·역사 이야기!
어느 공간이나 역사가 있고 예술이 숨 쉬기 마련이지만 파리라는 공간의 예술은 특별나다. 많은 화가들이 영감을 받았던 도시여서 일까. 파리를 가득 메운 고풍스런 건물, 다리, 탑을 보노라면 보는 것만으로도 영감을 받게 되고 그 아름다움에 금방 매료된다.
세계적인 건축가의 안내를 받아 파리 구석구석을 누빈다면, 예술가의 손에 이끌려 파리풍물 구경을 한다면 제대로 된 파리 유람을 하지 않을까. 무수한 예술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건축가의 시선으로 파리구경을 하는 책을 만났다. 파리, 에스파스!
하나도 빠뜨릴 수 없는 대목들……. 무척 매력적인 파리산책이다.
파리의 길은 센 강 안에 위치한 시테 섬을 향해 뻗거나 동심원을 그린 길이다. 곧거나 평행하지 않아서 시작점의 건물들은 모퉁이가 뾰족한 삼각기둥 형태의 건물로 되어 있다. 파리는 방사선 형태의 길이 발달된 도시다.
파리는 1층의 상가, 그 위층의 주거 공간이 함께하는 주상 복합 도시이다. 2층 창가의 발코니, 화분은 주상 복합 도시임을 말하는 거였다니…….
길을 따라 걷는 도시 속 넓은 산책로인 불바르(성벽이라는 의미)는 기원전부터 있던 성벽 자리였다. 태양왕 루이 14세는 세계로 뻗기 위해 걸림돌인 성벽을 제거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파리의 길 이름에는 가로수가 있는 대로는 불바르, 불바르 중에서도 기념비적 건축물을 향하는 경우는 아브뉴, 길은 넓으나 가로수가 없다면 뤼, 오솔길을 뜻하는 상티에, 건물과 건물 사이의 통로인 파사주로 구분된다니.......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종교적이거나 왕권을 찬양하는 길 이름이 사라지고 번지수를 붙이기 시작했다는데…….
센 강과 평행하게 놓인 길들은 상류에서 하류 방향으로, 센 강과 수직인 길들은 중심에서 외곽 방향으로 숫자를 매겨 건물 출입구 위에 표기했다고 한다.
광장이 특이하다.
파리는 도시를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300~400미터 간격으로 크고 작은 광장을 만들었다. 광장을 축으로 길을 만들어 갔다. 바스티유 광장, 마르셰 생카트린 광장, 단두대가 있었던 콩코르드 광장…….광장에서 쉬어가고 광장에서 영감을 받고 광장에서 만나고 이별하는 파리지앵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정원, 시장, 강, 메트로, 공동묘지, 그 외 흔적들…….
생미셸 거리, 생자크 거리, 생제르맹 거리, 센 강변, 시테 섬, 노트르담 성당, 뤽상 부르 공원…….
궁전, 교회, 도서관, 미술과, 백화점, 모뉴먼트, 극장, 갤러리, 쿠르, 서점, 왕의 아파트, 파리지앵의 아파트, 레스토랑, 카페…….
저자를 따라 파리의 건축들과 마주하고 있으면 파리는 모태 예술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의 유전자가 본능적으로 흐르는 도시 말이다.
파리를 걷는 시간은 역사 속을 거슬러가는 시간이고, 파리를 걷는 순간은 예술 세계에 심취하는 순간이다. 파리를 걷는 시점은 공간예술과 만나는 시공의 세계다. 길, 광장, 시장, 백화점, 미술관, 레스토랑, 카페 등…….
이 책은 건축가와 함께하는 역사와 문화, 예술의 향기를 뿜는 즐거운 파리 산책이다. 읽을수록 파리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나의 일상의 공간도 예술이고 싶게 한다.
저자인 김면은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에콩 카몽드에서 실내 건축 및 디자인으로 학·석사 통합 학위를 받았다. 이후 6년 간 프랑스의 세계적인 건축가 장미셸 빌모트의 건축 사무소에서 건축 리노베이션 및 실내 건축 매니저로 일했고, 오르셰 미술관과 루이비통 본사의 실내 디자인, 인천국지공항 실내 건축 설계 등에 참여했다.
현재 프랑스 공인 실내 건축사로 빌모트 코리아 대표이자,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와 실내건축학과에서 강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