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사유철학강의
김유정 지음 / 자유정신사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통합사유 철학강의/김유정]3차원으로 바라 본 철학의 세계

 

철학은 어려우면서도 묘한 끌림을 주는 학문이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생각의 과정들을 닮기에 막연해서 어렵고 용어 자체가 추상적이어서 어렵다. 반면에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 철학 사조의 흐름, 철학이 다른 학문과 만났을 때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그래도 먼 그대 같은 철학, 언제쯤 친하게 될까.

 

통합사유 철학강의, 김유정, 자유정신사

철학과 친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읽게 된 책이다. '삶의 사유 공간과 그 해석' 부제도 만만치 않지만 목차는 더욱 만만치 않다. 선형적 삶의 세계, 평면적 삶의 세계, 공간적 삶의 세계…….

유사 이래로 위대한 철학자들은 선과 악, 옳음과 그름, 진실과 거짓, 삶과 죽음에 대해 사유를 해왔다. 그런 사유는 애초 인간을 주체로, 세상을 객체로 한 생각이었다.

저자는 우리의 생각이 존재와 의지, 인식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생각을 위해서는 대상의 존재가 있어야 하고, 자신의 생각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필요하고, 생각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존재의 반대에는 반존재, 의지의 반대편에는 반의지, 인식의 반대편에는 반인식이 있다고 한다.

인간의 사유 공간을 3차원으로 나누고 x, y, z 축을 세워 입체화한 것이 새롭게 느껴진다.

 

x축에는 반존재와 존재를 나타내고, y축에는 반의지와 의지를 나타냈으며, z축에는 반인식과 인식을 나타냈다.

예를 들면 3차원의 공간좌표 (-1, -1, 1-)에는 베르그송이 있고 (1, -1, -2)에는 프로이드와 융의 방이 있다.

그렇게 그 공간의 어디쯤엔가 뉴턴과 루소의 방이 있고 원효와 의상 및 지눌의 방도 있다.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방이 있고 공자와 순자 및 한비자의 방도 있다.

 

(1,2,1)사유 좌표는 인간의지가 진리를 가리키고 있음을 주장하는 사유 작용의 결과물이다. 진리에 도달하는 길에 대하여 대립을 통한 역동을 주장하는 헤라클레이토스, 인과 예를 주장하는 공자, 목적을 강조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자유 의지를 주장하는 에피쿠로스가 있다.

 

(1,2,2)사유 좌표는 진리가 존재보다는 의지와 인식에 있음을 알려주는 사유 작용의 결과물이다. 그릇을 비워야 그 역할을 하듯이, 자신만의 것을 비워야 절대적 원리를 득행할 수 잇다는 노자가 있다. 소크라테스, 맹자, 아우렐리우스, 데카르트도 있다.

 

(2,2,2)사유좌표는 인간이 기존 철학 체계에서 확립한 최고의 정신 작용이다. 싯다르타, 장자, 원효, 의상, 지눌, 니체, 사르트르, 푸코가 자리하고 있다.

 

동일한 대상이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다른 이유는 과거 존재 그리고 의지에 의해 서로 다르게 형성된 반인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러므로 지금 현재의 모든 존재, 의지 경험은 미래의 자신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 (책에서)

 

'미래 자신의 모습은 지금 현재에 의해 결정된다.' 는 당연한 명제가 이런 사유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어렵지만 공간좌표에서 만나는 철학자 그룹이 색다르고 흥미 있다. 좌표를 만든 데카르트라면 이런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까. 

 

문득 존재와 의지, 인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세상을 제대로 보고 있는가, 나는 자유의지대로 살고 있는가. 나는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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