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경영, 마키아벨리에게 답을 묻다
랄프 리슈 지음, 엄성수 옮김 / 시그마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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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영 마키아벨리에게 답을 묻다]마키아벨리에게 배우는 현대경영….

 

제왕학의 대가들을 요즘 자주 만나고 있다. 한비자와 손자, 마키아벨리까지 말이다. 그만큼 현실은 어렵고 처세술은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동서양을 통틀어 비판을 꾸준히 받으면서도 여전히 인기 있는 제왕학의 대가라면 마키아벨리가 아닐까. 오늘은 <군주론>을 현대경영에 접목시키는 책을 만났다.

500년 전의 피렌체 사람이었던 니콜라 마키아벨리. 그가 남긴 <군주론>은 조직의 최고에 오른 사람을 위한 책이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어떤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지, 그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최고의 자리를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 때문에 <군주론>은 옛 군주, 지금의 정치인, 기업가, 행정가 등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필수가 되고 있다.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시대는 르네상스가 한창이던 시기였고 그는 르네상스의 발상지이자 중심지인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정치 상황은 변화무쌍했다. 정부의 수명은 짧았고, 통치자들도 자주 바뀌었고 동맹관계도 수시로 바뀌던 시대였다. 당시 정치·경제·예술적으로 피렌체를 지배하던 메디치 가문은 60년을 기점으로 피렌체에서 추방되던 시점이었다. 잦은 통치권의 변화에 마키아벨리는 피렌체 공화국 제2 서기국 서기관, 자유 및 평화 위원회의 비서관이 되어 이탈리아 내 여러 공화국과 서유럽을 돌아다녔다. 교황, 유럽 여러 나라의 황제들을 만나면서 정치적 통찰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메디치 가문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서 그는 공직에서 추방되었다. 체포되어 고문을 받은 이후에 유배를 가게 된다. 그는 유배지에서 오랜 정치 경영의 경험을 살려 <군주론>을 집필했다. 통일된 이탈리아를 보고 싶었던 그는 당시의 권력가인 메디치가의 로렌초 2세에게 헌정했지만 읽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저자는 <군주론>을 정치적인 관점이 아니라 경영의 관점에서 흥미 있게 풀어 놓았다.

 

<군주론>에 등장하는 군주를 최고 경영자 또는 관리 책임자로 바꾸고, 군인과 시민들을 직원들로, 용병 같은 보조적인 사람들을 임시직 직원들로, 귀족들을 관리자로, 그리고 무기를 지식으로 바꾸어놓고 보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요즘 세상에도 기막히게 잘 들어맞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책에서)

 

마키아벨리는 사람들의 경력에서 결정적인 중요 요소를 운, 능력, 무모함, 총아와 황태자, 가업이라고 했다는데. 저자는 현대 경영철학과 비교해보면 사실 현실성과 실현성이 없다고 한다.

현대 경영에서 말하는 성공을 위한 조언들은...... 다른 사람들의 성공에서 배워라. 자신과 회사를 동일시하라. 대세에서 벗어나지 마라. 사람들이 선하다는 것을 믿어라…….하지만 현대 경영 논리인 공정성, 합법성, 논리성도 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세상은 공정하지도 않고, 합법적이지도 않으며, 논리적이지도 않은 게 실제 상황이다.

 

일개 평민에서 군주가 된다는 것은 능력이 있거나 운이 좋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능력이나 운 덕에 많은 어려움을 어느 정도는 덜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운에 기대려 하지 않고 능력에 기대는 군주가 가장 강한 군주가 됩니다. -<군주론>6장

 

성공을 위해서는 운도 필요하지만 운에만 기댄다면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 운은 나중에 역풍을 맞을 수도 있고 훗날 재앙으로 오기도 하기에.

 

다른 사람을 권좌에 올리는 데 힘이 되었던 사람은 결국 몰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권력을 잡는 일은 교묘한 술책이나 힘에 의해 성취되는데, 이 두 가지는 모두 권좌에 오른 사람이 믿지 못하고 경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군주론> 3장

 

킹메이커의 세계의 씁쓸한 결말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 권력을 안겨주려고 애쓴 노력에 대한 보답이 없다니…….조선의 건국에 이바지한 정도전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사람들은 거의 늘 다른 사람들이 이미 닦아놓은 길을 따라 걸으며 그들이 한 일들을 따라 하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길을 정확히 따라 갈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그들이 따라 하려 하는 사람들의 성공도 손에 넣지 못합니다. -<군주론> 6장

 

성공한 사람들을 따라 한다고 해서 그대로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과 기본 능력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출발점이 다르고 그 만한 노력을 한다는 보장도 없다. 똑같은 환경이라고 해도 결과는 다른 게 인생사다. 일란성 쌍둥이도 제각각인 세상인데...... 하지만 노력만큼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군주는 제가 앞서 나열한 미덕을 다 갖출 필요는 없으며 그저 그런 것들을 다 갖춘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감히 말씀드리건대, 그 미덕들을 다 갖추고 있으면서 늘 실천하는 것은 오히려 해로우며, 그저 그 미덕들을 다 갖춘 것처럼 보이는 것이 이롭습니다. 그러니까 자비롭고 신의도 있고 인정이 있으며 신실하고 강직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 <군주론> 18장

 

위선적인 지도자의 양면성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니……. 노골적인 표현이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인간의 이중적인 면, 위선적인 면에 왠지 씁쓸해진다. 불편한 진실을 확인하는 순간이기에.

인간은 누구나 선한 이면에 감춰진 사악한 면도 본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포커페이스를 하고 사는 현대인들, 역할 연기에 충실한 현대인들, 인상 관리, 이미지연출, 평판의 중요성 이 모든 것이 여러 가지 얼굴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으니까.

마키아벨리가 보는 관점은 사실 그대로의 인간, 온갖 결점을 가지 인간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세상을 보는 눈이 현실적이고 정확하다는 점이 <군주론>을 금서로, 자신을 악마로 여기게 했을 것이다.

인간의 본성을 염두에 둔 노골적인 표현들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맞는 말이기에 공감은 된다. 그래서 <군주론>이 시대를 초월하는 힘의 메커니즘에 대한 책, 성공적인 경영을 위한 지침서라는 걸까.

인간의 본성을 꿰뚫은 책, 지혜와 조언을 주는 경영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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