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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 - 자폐증 아이와 길고양이의 특별한 우정
루이스 부스 지음, 김혜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프레이저가 빌리를 만났을 때]자폐 아기와 아기 고양이의 교감, 서로를 치유하는 이야기!
이 책은 자폐아와 아기 고양이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 서로가 변화를 일으킨다는 놀라운 실화입니다. 고양이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게 될 책입니다. 지혜롭고 훌륭한 고양이니까요.
부모라면 누구나 건강한 아이를 갖고 싶을 겁니다. 그래서 아이가 태어나면서 건강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의 마음은 억장이 무너질 텐데요. 자폐증 아기가 태어난다면 남다른 아이를 위해 부모가 해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요? 의료진들은 어디까지 치료 해줄 수 있을까요?
태어난 지 18개월 만에 자폐증 진단을 받은 프레이저. 근긴장 저하증까지 있기에 혼자서 물건을 잡지도 못하고 혼자서 걷는 것도 힘든 아이랍니다. 근긴장 저하증은 양팔과 다리의 관절이 힘없이 축 늘어지는 희귀병이랍니다. 언어치료사와 행동치료사 등의 전문 의료진 도움을 받았지만 여전히 프레이저는 기분의 기복이 심하고 행동은 자유롭지 못합니다. 부모들은 양육의 버거움에 하루하루가 지옥 같을 겁니다.
처음에 프레이저는 자기 주변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던 아이였죠. 오로지 바퀴 달린 것과 회전하는 물체에만 집착을 하는 아이였죠. 부모는 프레이저와의 간단한 대화도 힘들지만 늘 예상치 못한 사태가 일어나기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입니다.
집에는 늙은 고양이 토비가 있는데요. 어느 날 프레이저는 낮잠을 자고 있는 토비 옆에 누워서 토비를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하려 했어요. 하지만 토비가 경계를 하고 뒷걸음질하자, 아이는 화를 내며 고함을 질러댑니다. 고양이에게 가까이 가고 싶었을까요? 이 사소한 사건을 눈여겨 본 부모는 아기 고양이를 데려다 키우게 됩니다.
길 잃은 고양이, 버려진 고양이를 키우는 고양이보호 자선단체에 메일을 보내서 고양이 사진을 받는데요. 프레이저는 매일 밤 그 고양이 사진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어요. 그날 이후 놀라운 일은 계속 일어납니다. 방문 날짜를 맞춰 고양이보호소를 방문하게 되는 날, 프레이저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보통의 아이들처럼 고양이에게 접근하고 차분하게 반응을 기다립니다. 며칠 뒤 프레이저는 동물병원의 검진을 받은 아기 고양이 빌리를 입양하게 됩니다. 3살짜리 자폐아, 행동장애아에게 교감할 수 있는 동물 친구가 생긴 겁니다.
-프레이저, 함께 놀 수 있는 너만의 고양이가 갖고 싶니?
-응, 좋아. 엄마.
-엄마, 고양이 친구들이 여기서 살아?
-응, 그래. 프레이저.
-빌리는 프레이저와 친구가 될 거야.
-그래, 프레이저.
자신만의 친구가 필요했던 프레이저는 처음으로 엄마와 몇 마디의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점점 긴 대화도 가능해집니다. 고양이에게 만큼은 확실한 의사표시,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다니. '까꿍' 소리에도 반응하지 않던 아이, 미소도 짓지 않던 아이였으니 놀라울 밖에요.
빌리가 집에 오고부터는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프레이저와 빌리는 익숙한 듯 서로 교감을 시작합니다. 나란히 누워 서로의 얼굴을 쓰다듬기도 하고 함께 뒹굴고 놀며 깊은 유대감을 나타내기도 하죠. 빌리는 프레이저의 화를 누그러뜨리는 역할도 합니다. 친구로서의 본능적인 감각이겠죠.
발목이 360도 돌아가던 아이, 방바닥을 기지고 못하고 걷지도 못해서 누워있길 좋아하던 아이. 누구와도 교감하지 않던 아이가 고양이 빌리와 교감하면서 많은 것을 해내게 됩니다.
프레이저를 걷게 하는 일. 대소변을 가리는 일, 포크와 나이프 사용법, 계단오르기도 빌 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유치원에 가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친구들을 사귀게 된 것도 모두 빌리 덕분이랍니다.
자폐증과 행동장애까지 있었던 프레이저, 제대로 걸을 수 있을 지 확신이 없던 아이가 부목을 대어 걷게 됩니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배려해주고 공감해줄 수 있는 친구의 소중함을 생각합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배려해주는 빌리와 프레이저의 모습을 보며 감동의 전율을 느낍니다. 고양이가 영물인 이유를 알 수 있는 책입니다. 엄마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빌리의 모습에 영특하고 지혜로운 친구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누구나 친구가 필요하겠죠. 자신만의 친구 말입니다. 프레이저에게도 그런 친구,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진정한 친구 빌 리가 있었어요. 친구 같이, 엄마 같이 고양이와 아기가 소통하는 이야기, 놀라운 교감의 이야기입니다. 이젠 길고양이도 달리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