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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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죽음이 끝나지 않은 사람들…….

 

지금은 첨단과학의 시대다. 생전에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를 녹음하고 모습을 녹화하고 사진을 많이 찍어두었더라면, 언제라도 꺼내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실제론 죽은 이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가 없다. 사랑했던 이의 과거 흔적들이 남겨져 있지만 현재 그의 웃음소리가 그립고, 그녀의 격려의 말이 그리울 것이다. 만약 천국에서 전화벨이 울린다면, 직접 죽은 이와 통화를 하게 된다면…….

 

이 소설은 가상의 공간인 콜드워터에서 천국의 전화벨이 울리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죽음이 끝나지 않은, 기적을 꿈꾸는 이야기다.

-엄마야……. 네게 할 말이 있는데.

-아빠? 로비예요. 난 행복해요, 아빠. 내 걱정은 하지 마세요, 아셨죠?

-다이앤 언니가 전화했어요.

-나는 여기 잘 있단다.

 

어느 날 작은 마을 콜드워터에서는 죽었던 사람, 사랑하던 사람에게서 전화를 받았다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전쟁터에 나가 죽은 아들, 병원에서 죽은 아내, 알츠하이머로 고통 받다가 죽은 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다. 모두 천국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공통된 메시지를 담은 내용이었다. 갑작스런 슬픔을 극복하지 못한 이들은 기적의 천국 전화를 주변에 전하게 된다.

 

기적의 천국 전화에 대한 이야기가 콜드워터에 퍼져가면서 모두들 천국 전화에 대한 기대감이 번져 간다. 천국에 있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싶다는 아이, 천국 전화를 받고 싶다고 찾아오는 방문객들도 찾아오고……. 그리고 마을은 방송사의 관심을 받게 되는데…….

 

끝이 끝이 아닌 이야기, 죽음으로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마지막에 가서 전혀 예상 밖의 반전을 가져오고…….

자신의 실수에 대한 미안함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한 번만 더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욕망을 충족시켜 주기위해 전화조작 했다는 편지를 받게 되는데…….여덟 개의 목소리와 타이밍과 다른 세부적인 것들을 맞춰서 전화조작을 했다는데…….

전화와 관련된 기적의 이야기가 황당하게 끝나지만 현실감 있는 결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상실해서 한 번 더 그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실제로 들을 수 있다면 그런 상상만으로도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전화를 발명한 벨의 이야기도 덤으로 들어 있는 소설이다. 문명의 이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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