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결혼을 알어? - 심리상담 전문가의 결혼에 대한 구도의 메시지
이병준.박희진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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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결혼을 알어?]행복한 결혼을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

 

삶에 정답은 없겠지만 모든 삶은 효소처럼 삭혀야 제 맛이 난다. 시간이 해결해 주기도 하지만 시작부터 좋은 재료를 준비하고 적정량의 설탕과 서늘하고 공기 통하는 환경 속에서 관리해 줘야 건강에 좋은 효소가 만들어지는 법이다. 우린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직장을 들어가기 위해 자격증도 따고 스펙 관리를 열심히 한다. 하지만 정작 인륜지대사인 결혼 앞에서는 부부생활, 부부의 성, 부부의 재산관리,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배운 바도 없고 배우려고 하지도 않는다. 모순이 아닐까. 결혼 역시 이러한 발효 음식, 효소 같이 방법을 배우고 관리를 배워야 하는 게 아닐까.

이 책은 40대 중반의 상담전문가 영준과 그의 아내 세진, 30대 중반의 대기업 사원인 창호와 그의 아내 민정이 이야기하는 결혼 히스토리를 상담소설처럼 엮었다.

개인 상담소를 운영하는 영준과 세진은 활력 충전 여행을 떠났다가 이별여행 온 결혼 6개월 된 창호 민정 부부를 만나게 된다. 이혼을 앞에 둔 젊은 부부를 보며 이들은 상담자로서의 촉을 발휘해 부부 상담을 하게 되는데…….

 

상담자는 우리가 결혼과 행복에 대한 세뇌가 잘못되어 있었다고 지적하는데…….

결혼과 행복에 대한 세뇌가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행복한 결혼을 원하면서 결혼에 대한 공부, 행복에 대한 공부를 안 한 게 문제가 아닐까.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하면서 막연히 알고 있던 지식만으로 대응한 게 문제인 것 같은데……. 행복의 기술자가 되려면, 그런 자격증을 얻으려면 치열하게 공부하고 기술을 연마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그런 공부를 전혀 안한 게 문제요, 상식조차 없으니 문제가 커지는 것이리라. 왜곡된 정보가 삶을 피폐하게 하는 것처럼, 결혼에 대한 무지가 불행으로 이끈 것이다. 달라도 너무 많이 다른 남녀의 입장 차이를 서로가 미리 알고 의견조율을 했더라면, 결혼 이후에 달라지는 남녀의 차이를 알았더라면, 서로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함을 알았더라면, 좀 더 시간을 두고 인내해야함을 알았더라면……. 맛있는 밥이 되려면 뜸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고 건강에 좋은 효소가 되려면 발효되는 시간이 필요하듯 말이다.

 

저자는 불행한 결혼을 예고하는 것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혼전 성관계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하는 결혼은 불행을 예고한다. 이전 관계가 깨어진데 대한 반발로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보다 충분히 아파한 다음에 털고 일어나는 것이다. 부모에 대한 반발로 결혼하는 경우, 무의식적으로 부모에 대한 반대 성향만 보고 끌리는 경우, 딱 1가지만 보고 하는 결혼은 실패를 예고한다.

환경으로부터의 도피로 하는 결혼도 불행을 가져온다. 가난이 싫어서, 직장 생활이 지긋지긋해서, 외로워서 하는 결혼도 실패를 가져온다.

심각한 콤플렉스를 가진 경우, 낮은 자존감에 바탕을 둔 수치심, 동정심으로 하는 결혼, 너무 뜨거운 사랑으로 이상적인 결혼을 꿈꾸는 이들도 실패를 가져온다.

 

저자들이 말하는 행복한 결혼이 되려면…….

서로를 배려하고 칭찬을 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결점들을 고쳐나가는 것이다.

결혼에 대한 이전의 환상들은 모두 버리고 부부공동체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는 것이다. 공동체에는 룰이 정해져야 하고 일정한 적응기도 필요하다.

이외에도 가정의 행복을 위한 성, 건강, 자녀 교육, 인내심, 남편 다루는 법, 아내 다루는 법, 주면서 넉넉해지는 결혼생활, 시련을 이겨낸 행복한 결혼 등에 대한 상담 사례들이 소설처럼 펼쳐진다.

 

많은 책에서 결혼은 무덤이라고 했다. 많은 경험자들이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랑에 불붙은 남녀들은 그런 조언들이 남의 나라 얘기다. 전혀 자신들과 상관없다는 듯 흘려듣는다. 보통 연애시절은 유토피아고 결혼이후엔 디스토피아다. 왜 그럴까. 예측하는 시스템이 부족해서다. 하인리히 법칙처럼. 하인리히 법칙은 1번의 재앙 이전에 29번의 작은 사고들, 300번의 전조나 예고들이 있었다는 말이다. 예고된 인재에 대처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는 말이다. 재앙이나 사건뿐만 아니라 매사에 하인리히 법칙은 적용되는 것 같다. 결혼 생활, 가정생활, 직장 생활, 사회생활에서도 말이다. 연애시절 서로에게 솔직하지 않았던 것, 결혼이후엔 예전의 생활대로 돌아가는 것이 문제 아닐까. 저자들의 조언들이 소중하게 생각되는 이유다.

 

기질적인 무모함, 완고함, 성격적인 결함은 유전되기도 한다. 유전적 결함이 나쁜 사회 환경과 만나면 안전에 대한 무지, 신경질, 흥분 등으로 이어진다. 결국 안전장치를 제거하거나 건물 설계 자체를 잘못하거나 경보 없이 기계를 작동하다가 심각한 재해를 일으키게 된다.

실패에서 배우는 지혜가 더 큰 재앙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생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불행한 결혼의 전조증상들을 알고 바꾸고 고쳐야 할 것이다, 연애는 멋진 환상이지만 결혼은 생생한 현실이기에.

행복한 결혼의 첫 출발은 스스로의 힘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상태에서, 건강한 자아상이 성립되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말에 공감이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상태에서 하는 결혼이야말로 행복의 전주곡일 것이다. 부부간의 문제는 부부가 알아서 풀어야 된다지만 심각하다면 사회의 상담기관들이 나서줘야 하지 않을까. 철없이 하는 결혼, 무지에서 하는 결혼, 환상만 가지고 하는 결혼의 피해자는 결국 아내와 남편 모두이기 때문이다.

 

요즘 효소에 관심이 있기에 발효된 삶을 생각하게 된다. 결혼 생활도 발효되거나 초가 되어야 장수할 것이다. 설탕의 조절, 온도 조절에 실패한 효소는 곰팡이가 피면서 부패하는 법이다. 꼼꼼한 여자와 덜렁대는 남자가 만났더라도 행복한 결혼생활이 되려면 어떠해야 할지 도움을 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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