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나무 1
존 그리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속죄나무 1,2]의뢰인의 존 그리샴 신작, 시커모어 로!

 

 

오랜만에 존 그리샴의 소설을 만났다.

<펠리컨 브리프>,<의뢰인>, <타임 투 킬>의 저자인 존 그리샴은 법정 스릴러의 대가다. 1981년 미시시피 법대를 졸업 한 뒤 사우스헤븐 법률사무소에서 10년 간 근무하면서 범죄 변호와 개인 상해 소송을 전담하였다고 한다. 그런 법학적 지식과 법정 경험들을 녹여낸 그의 소설들은 언제나 긴박하고 생동감 있는 범죄소설이 되었고 영화화되기도 했다.

 

속죄나무 sycamore row.

제목에서도 법정소설임을 예측할 수 있다. 무엇이 그토록 속죄를 갈구케 했을까. 시커모어 로 (sycamore row 줄지어 선 플라타너스 나무들)는 속죄의 매개체 같은데…….

 

어느 날 세스 후버드라는 백인 부자가 자신의 땅에 있는 시커모어 나무에서 계획적인 자살 을 하게 된다. 세스는 죽기 바로 직전에 안면이 전혀 없던 변호사 제이크에게 단지 정직하다는 이유만으로 유언장을 처리해 달라는 편지를 남긴다. 편지에는 이혼한 전처, 아들, 손자에게는 이미 이혼 과정에서 주었기에 그들에게 한 푼도 주지 말고 자신의 유산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쓰여 있다. 폐암 말기였던 71세의 세스는 거액의 유산(2400만 달러, 약 250억 원) 중에서 90%는 흑인 가정부인 레티 랭에게, 5%는 몇 년 간 연락두절인 자신의 남동생 앤실에게, 남은 5%는 교회에 기부하라는 내용도 자세하게 남겼다. 장례절차까지도 간단하게 하도록 남기고......

 

세스의 유언장은 완벽한 자필 유언, 최신 유언이었지만 피붙이가 아닌 흑인 가정부에게 거액의 재산을 남김으로써 수수께끼 같은 유언장이 되어 버린다. 돈 냄새를 맡은 가족들과 변호사, 주변인들은 흡혈귀처럼 몰려들었고, 세스를 유언 능력이 없는 정신병자로 만들려고 작당 모의도 하는데…….

 

세스의 유언장에는 어렸을 때 남동생 앤실과 함께 본 장면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고 되어 있다. 그게 유언장에 대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까. 지금은 허름한 술집에서 일하는 늙은 앤실이 어릴 적 나무에 숨어서 본 것은 무엇일까. 세스가 소유한 땅의 옛 주인 린즈씨가 세스 아버지에게 땅을 넘기고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 더구나 가정부 레트는 린즈 가문이라는데......

 

백인 부자의 계획적인 자살, 그가 남긴 거액의 유산, 가족이 아닌 흑인 가정부에게 유산을 남긴 이유, 아들들의 법정 소송 등 미스터리한 내용들을 풀어가느라 빨려 읽게 되는 이야기다.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흑인에 대한 백인들의 인종차별, 과거의 죄로부터 속죄하고자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백인의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읽히는 소설이다.

하얀 복면을 쓰는 KKK단 이야기, 미국 남부의 끔찍하고 잔학한 인종차별, 흑인에 대한 착취와 차별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분위기, 흑인에 대한 사죄의 문제, 백인이 흑인에게 저지른 죄에 대한 속죄, 생생한 법정공방들까지 오랜만에 읽은 법정 스릴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이다. 영화로도 나올까.

재판과정 중에 나오는 인종차별적인 분위기는 아직도 흑인에 대한 차별적 정서가 있음을 고발하는 듯하다. 죄를 죽음을 통해, 유산을 통해 속죄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렇게 해서라도 속죄 받고 싶었던 걸까. 아직도 흑인에 대한 정서적인 차별, 감정적 차별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 소설은 뉴욕타임스 30주 연속 베스트셀러, 아마존 선정 최고의 범죄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역시 존 그리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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