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은 내 베스트 프렌드 - 프레너미들의 우정과 경쟁 이야기 샘터 솔방울 인물 16
김학민 지음, 조은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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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은 내 베스트 프렌드]프레너미의 우정과 경쟁!

 

 

프레너미(Frenemy)는 친구( Frend)와 적( Enemy)의 합성어다. 프레너미는 친구이자 적이기에 때로는 협력이 필요하고 때로는 경쟁이 필요한 관계다. 어쩌면 모든 친구가 프레너미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전쟁 같은 세상이니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주변 사람들과 은근히 라이벌 의식을 느끼며 산다. 때로는 스스로 라이벌관계를 설정하기도 한다. 이왕이면 강력한 라이벌이 있었으면 한 적도 많다. 라이벌이 없으면 왠지 의욕상실이 되기도 하고 허전함을 느끼기까지 한다. 경쟁을 싫어하면서도 은근히 경쟁관계를 그리는 건 왜일까

인류 역사를 통틀어 경쟁 관계의 라이벌은 많았다.

 

 

 

 

 

 

반 고흐(1853~1890) vs 폴 고갱(1848~1903)

 

두 사람을 모두 좋아하기에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다.

폴 고갱은 프랑스 후기 인상파였지만 차츰 자신의 화풍을 만들었고 자신만의 강렬한 색상을 그려냈던 화가다. 말년에 남태평양의 타히티 섬에서 보내면서 자신이 찾던 강렬한 색감을 찾아냈던 화가다.

반 고흐는 네덜란드 태생이지만 프랑스에서 주로 활약했다. 초기엔 어두운 색감이었으나 파리에서 인상주의 기법에 영향을 받으면서 자신만의 강렬한 색감과 독특한 붓 터치를 만들어냈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지만 유명한 화상인 동생 테오의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특히 아를의 노란 집에서 그려낸 해바라기 그림, 풍경화 등은 생동감 있는 붓 터치로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

고흐의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에>, <아를의 침실>와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

두 사람 그림의 공통점은 강렬한 색상이라는 점이다.

고흐는 내면이 여리고 섬세한 화가, 상처도 잘 받는 화가였다. 반면에 고갱은 조금은 영리한 측면이 있지 않았을까. 전직이 증권 회사 직원이었으니 계산도 빨랐을 것이고 사회적인 판단도 이성적일 수 있었을 것이다.

노란 집에서 고흐와 고갱이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다투거나 하며 보낸 애증의 시간은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고갱의 말에 상처를 입은 고흐는 직접 자신의 귀를 자랐고, 그 모습을 자화상으로 남기기까지 했다. 엽기적이고 기묘한 자화상이지만 내면의 상처가 느껴져 가슴이 아리는 그림인데……. 고갱이 고흐를 위로해 줄 수는 없었을까. 경쟁을 하더라도 따뜻한 마음을 품을 수는 없는 걸까. 고흐의 천재성을 인정해 주고 서로 배려하며 살 수는 없었을까.

고흐가 자신의 귀를 자른 이후로 그가 그토록 사랑하던 아를을 떠났다는 이야기, 그 이후로 정신병이 깊어지는 이야기는 늘 슬프게 한다.

 

조선의 정치가 신숙주(1417~1475) vs 성삼문(1418~1456)

집현전 학사였던 두 사람은 세종을 도와 훈민정음 창제에 공을 세웠다. 하지만 세종의 죽음 과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른 문종의 이른 죽음 이후 둘의 운명은 갈라진다. 조카인 단종을 따르는 자와 삼촌인 수양 대군을 지지하는 자로 다른 길을 가게 된 것이다.

 

신숙주는 세종에서 성종에 이르기까지 6명의 왕을 보필했다고 한다. 신숙주와 성삼문은 둘 다 뛰어난 집현전 학자였고 세종을 도와 한글 창제의 주역들이었다.

하지만 수양대군이 단종을 물리치고 왕위에 오르게 되면서 신숙주는 유연한 사고 융통성 있는 사고를 발휘해 세조를 보필했다. 하지만 성삼문은 목숨을 걸고 두 임금을 모실 수 없다는 신조를 지키고자 했다. 결국 성삼문은 이개, 하위지, 박팽년, 유성원, 유응부 등과 함께 죽어 사육신이 되었다. 잘 상하는 음식의 대명사인 숙주나물의 유래가 신숙주의 변절에 빗댄 것이었다.

 

 

이 책에서도 IT전문가 스티브 잡스 vs 에릭 슈미트, 성악가 호세 카레라스 vs 플라시도 도밍고,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 vs 엘사 스키아파렐리, 야구선수 최동원 vs 선동열, 화가 반 고흐 vs 폴 고갱, 정치가 신숙주 vs 성삼문, 생물학자 찰스 다윈 vs 러셀 월리스가 소개되고 있다.

 

초등학생이 궁금해하는 직업 이야기가 있어서 미래의 직업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준다.

IT전문가, 최고 경영자, 제품 다지이너, 성악가, 지휘자, 작곡가, 패션 디자이너, 패션모델, 스타일리스트가 하는 일과 특징에 대한 설명들이 있다.

운동선수, 심판, 스포츠 에이전트,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큐레이터, 국회의원, 외교관, 대통령, 생물학자, 생명 공학자, 로봇 공학자가 하는 일과 특징, 필요한 자질에 대한 설명도 친절하게 들어 있다.

 

좋은 친구란 때로는 서로 격려해주고, 때로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서로 자극을 줄 수 있는 관계가 아닐까. 협력자가 되기도 하고 경쟁자가 되기도 하는 관계, 보탬이 되기도 하고 긴장감을 주기도 하는 관계가 아닐까.

경쟁자가 없다면 느슨해지고, 나태해지는 상황을 모순이라고 해야 할까. 경쟁이 인간의 본질인 걸까. 개인적으로도 늘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고 비판을 해주는 친구가 그렇게 고맙기까지 했는데……. 그러니 이 책의 제목처럼 라이벌은 좋은 친구라고 할 수 있으리라.

 

지나친 경쟁으로 불안해하면서도 막상 경쟁자가 없다면 왠지 허전해지는 것을 보며 프레너미를 생각한다. 때로는 경쟁자가 있음에 고마울 때도 있다. 나를 긴장하게 하는 친구들인 프레너미, 그래서 늘 의욕적이게 하는 마술 같은 프레너미. 알고 보면 나를 성장시키는 고마운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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