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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삼킨 아이
권요원 지음, 김현영 그림 / 스푼북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말을 삼킨 아이]내뱉은 말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말 어드벤처!
이미 뱉어버린 말을 주워 담을 수 있다면, 후회스런 말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일 수 있다면, 상처준 말을 자루에 쓸어 담을 수 있다면, 그런 기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약 시간을 되돌려 내가 뱉은 말들을 담을 수 있는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정말 좋을 텐데.
말, 말, 말. 말 많은 세상이다. 말이 약이 될 수도 있고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기에 늘 신중해야 하는 것이 말하기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나쁜 말이 나오기도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데도 불쑥 못난 말이 나오기도 한다. 생각보다 말이 먼저 튀어나오기도 하고, 말 같지 않은 말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어렸을 적부터 습관이 된 말버릇은 좀체 고치기조차 어렵다. 내뱉은 말을 도로 삼킬 수는 없을까.
주인공 가온이에게는 비밀 일기장이 있다. 자신의 말실수 때문에, 그런 나쁜 말 습관을 고치려고 쓰기 시작한 것이다. 가온이는 비밀 일기장에다 아이들의 특징과 학교에서 일어난 세세한 일들을 기록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비밀일기장을 잃게 되었고 읽어버린 일기장이 아이들의 손에 들어가면서 친구에게 막말을 해버리는데…….
고민 끝에 컴퓨터의 상담 사이트를 찾아 점성술사 스텔라를 알게 된다.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 뱉은 말을 담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점성술사 스텔라는 의지에 따라 할 수 있다는 데…….
당신은 말을 하고 나서 후회한 적이 있나요? 돌이킬 수 없는 일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자신이 뱉은 말을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데……. 점성술사는 가온에게 처방을 내려준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아서 생긴 고민이니 다른 사람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해주라는 말과 함께 부적을 인쇄해서 몸에 붙이고 다니라고 한다. 신기하게도 부적이 붙어 있는 동안은 말실수를 덜 하게 되었지만 부적이 찢어지면서 또 말실수를 하게 되고…….
-꺼져 버려. 너 같은 건 이 세상에서 영영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어.
승민이에게 내뱉은 말 때문일까. 승민이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니. 다시 점성술사를 찾은 가온이는 직접 말 사냥꾼을 찾아나서는 모험을 하게 된다.
점성술사가 준 카드에서 뛰쳐나온 피에로는 시간을 초월할 줄 아는 타임조커가 되어 가온이의 모험을 안내하게 된다. 자기 안의 힘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는 타임조커는 아리송한 말만한다.
가벼운 말, 무거운 말, 비밀스러운 말, 말 사냥꾼이 따로 있다니.
말 유실물 보관소를 찾은 가온이는 많은 말에 대한 것들을 알게 된다. 가벼운 말들이 번식을 하면 소문이 되고, 말이 눈두덩 이처럼 불어나기에 내뱉기 전에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말 보관함에는 조잘조잘 재잘재잘 거리는 말소리들이 시끄럽게 새어 나온다. 조각난 말, 끊어진 말,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 말. 중간에 끊어버린 말…….
말의 늪에 이르러서는 자신이 내뱉은 말을 얼른 삼키라는 타임조커, 가온이의 시간을 뺏으려던 타임조커. 결국 가온 이는 자신이 내뱉은 말들을 찾아 다시 삼키게 되지만 많은 시간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말은 놀라운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말, 누군가를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는 말, 말에 숨은 진실도 가려내야 한다는 말, 말을 잘하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되새기게 된다.
말 많은 세상. 말에서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정이 나기도 하고. 기쁨을 주기도 하고 고통을 주기도 하는데…….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신중하고 조심하라는 메시지가 아이들의 말버릇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말 사냥꾼, 새 모이는 사람들이 뱉은 말이었다니. 시간의 미로, 뱉은 말을 다시 삼키는 것, 속삭임 공책, 말의 늪 등의 설정이 신선한 동화다. 말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말 어드벤처다. 말 미스터리, 말 판타지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