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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파는 가게 있나요? - 어디를 가야 엄마를 살 수 있나요?
이영란 지음, 김장원 그림 / 시선 / 2014년 4월
평점 :
[엄마 파는 가게 있나요?]엄마가 그리운 아이의 추억을 따라서~
세상의 모든 것을 파는 곳에 가면 엄마 파는 가게가 있을까. 엄마가 늘 곁에 있는 생활이기에 이런 엉뚱한 상상을 한 적이 없다. 기발하고 발칙한 상상을 말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씁쓸하다. 엄마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이기에…….
마흔일곱이 된 주인공이 자신을 지난날을 돌아보는 회고로 시작한다. 자신은 엄마가 없어서 늘 사랑을 더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이웃에게서, 선생님에게서 엄마가 있는 아이들보다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고 말이다. 그렇게 사랑을 받으며 세월은 흘러 순식간에 오늘까지 왔다. 하지만 한 가지 불만이라면……. 다시 태어나기 전에는 결코 엄마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더욱 다음 생이 기다려지는 주인공. 주인공은 늘 엄마 파는 가게를 찾았다. 그런 가게가 있다면 너무나 사고 싶었으니까.
세월을 거스르며 엄마의 흔적, 자신의 추억을 찾는 모습이 가슴을 아련하게 한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612/pimg_7269711951021676.jpg)
마흔 살 시절에 본 엄마와 자신의 비교에 울컥해진다.
마흔 살 엄마는 흑백 사진 속에서 검은 머리.
마흔 살 컬러 사진 속에서 염색 머리.
그냥 엄마랑 동갑 하면 안 될까요?(책에서)
몸이 아프던 서른아홉. 가사도우미가 다려준 옷이 백화점에서 새로 산 옷 같았다는데…….
멋지게 다림질 한 옷 덕분에 기분이 나아져 병이 금세 나았다니……. 그렇게 엄마가 그리웠던 걸까. 엄마의 옷 다림질이 그리웠던 걸까.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612/pimg_7269711951021678.jpg)
오빠의 집들이에서 본 오빠와 새언니의 모습. 새언니에게 부리는 오빠의 어리광을 본다. 오빠도 엄마를 그리며 응석을 부렸을지도 모른다며 오빠에게 먼저 엄마를 사주고 싶다는 주인공. 나이가 들어도 엄마가 주는 푸근함은 늘 행복이겠지. 특히 어렸을 때 엄마를 잃었다면 더욱 엄마 앞에서의 어리광이 그립겠지.
열일곱에 집이 싫어 무작정 뛰쳐나와 엄마와 살던 옛집, 옛동네를 거닐어도 낯설기만 할 뿐 아는 사람 없다는 독백이 가슴을 절인다. 이젠. 아는 이 없는 그곳에서 엄마를 찾고 싶은 심정이 얼마나 절실했으면…….
10살 때 여기저기에 엄마를 만드는 모습은 오히려 씩씩해 보인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라디오 엄마, 재미있게 해주는 텔레비전 엄마, 공부하라고 소리치고 밥 안 먹는다고 야단치는 만화영화에 나오는 엄마. 어쩜 짱구 엄마였을까?
일곱 살 때 몰래 모은 돈으로 엄마를 사서 시장바구니에 담아 오고 싶었나 보다.
장바구니를 들고 헤매는 아이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엄마 파는 가게가 어디예요?
여섯 살 때 엄마를 잃었나 보다. 무서운 병으로 멀리 간 엄마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에 마음이 짠하다. 엄마랑 같이 참기름을 사러 시장도 가고, 불고기 식당도 갔는데……. 이젠 엄마는 없고 텅 빈 바구니만 기름 냄새를 풍기고 있다. 엄마를 부르다 지친 아이의 모습에 목이 멘다.
엄마 언제 와?
네 살 때 엄마 등에 업혀 참기름 사러갔던 추억은 그래도 기억에 남았나 보다. 엄마의 등에 업혀 듣던 시장 통 소리는 그대로 한 편의 동화처럼 들렸다는데…….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4/0612/pimg_7269711951021677.jpg)
엄마를 일찍 여윈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글을 쓰기도 했지만 100명의 엄마와 딸을 인터뷰하고, 그 마음을 담은 책이기도 하단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 엄마를 잃은 딸에게 보내는 이야기일 것이다. 엄마를 추억하게 하기도 하고 엄마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나게 할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지만 어른들이 읽어야 할 동화이기도 한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동화다.
이 책은 <2014 런던도서전> 마켓 포커스 참가 도서이다. 싱가포르,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세계 13개국에서 출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