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프레데리크 그로 지음, 이재형 옮김 / 책세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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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걷기와 사유의 함수 관계!

 

걷기를 스포츠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여행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걷기를 사유의 시간, 철학의 시간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창작의 바탕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걷기는 두 발만 있으면 되는 단순한 스포츠, 저렴한 여행, 소박한 철학, 열린 창작의 도구인 셈이다. 실제로 세상의 많은 철학자, 수학자, 과학자, 문학가들도 그렇게 걷기를 즐겼다고 한다.

가능한 앉아 있지 마라.

야외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생겨나지 않은 생각은 무엇이든 믿지 마라.

근육이 춤을 추듯이 움직이는 생각이 아닌 것도 믿지 마라. 모든 편견은 내장에서 나온다.

-니체 (21쪽)

 

니체의 '차라투스트라'와 '영원회귀'는 걷기에서 얻은 결과물이다. 24살에 문헌학 교수로 임용될 정도로 천재였던 그는 음악가 바그너를 스승으로 삼았고 그의 부인인 코지마를 짝사랑했다. 하지만 잘못된 짝사랑은 스승과 감정적인 오해를 일으키면서 견디기 힘들게 했고 결국 두통에 시달리던 그는 학교를 사직하고 걷기와 글쓰기에 전념하게 되었다. 그의 걷기는 그를 괴롭히는 두통에 대한 치유책이었으며 자신과 이야기 하는 시간이었다. 하루에 8시간을 걷기도 하면서 <방랑자와 그의 그림자>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길을 걷는 도중에 생각이 났으며 그것을 옮겼을 뿐이라고 한다. 걸으면서 구상된 것들, 떠오른 생각들에 스스로도 놀라워했고 감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걷기 예찬론자가 된다.

 

책, 인간 음악의 가치와 관련된 우리의 첫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그는 걸을 수 있는가?(.....)" <즐거운 학문>(34쪽)

 

그는 손으로도 글을 썼지만 발로도 글을 쓴 셈이다. 눈과 귀로도 자연을 느꼈지만 영혼으로도 느낀 것이다. 그의 저서들은 걷기에 빚을 진 셈이다. 허약해진 몸이 더 이상 걷기를 허락하지 않을 때까지 그는 걷기를 즐겼다고 한다.

 

진정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것, 그것은 곧 긴 여행을 시도하는 것이다.<서한집>(152쪽)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역시 산책가로 유명하다. 그는 에머슨이 사놓은 월든 호수 근처에 손수 지은 오두막집에서 자급자족의 소박한 생활을 했다. 그 2년의 생활동안 그는 규칙적으로 걷고 책을 읽고 글을 썼다. 그가 남긴 책은 <시민불복종>, <월든>, <산책> 등인데, 이 중에서 <월든>은 그의 숲 속 체험기를 소박하게 철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사랑과 돈, 명예보다는 내게 진실을 다오.<월든>(151쪽)

 

하루 3~5 시간을 걸으며 숲 속의 모든 동물, 식물, 햇빛, 공기와 대화하던 그는 욕심을 버린 소박한 삶이 모두를 건강하게, 더욱 행복하게 함을 손수 체험으로 보여주었다. 소로는 걸은 시간만큼 똑같이 글 쓰는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그는 언제나 현실에 두 발을 내리고 진실 된 삶을 살고자 했고 그렇게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평생을 소박하게 살며 행동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역사적으로 많은 철학자, 수학자, 과학자, 문인, 민족지도자들은 그렇게 걷기를 즐겼다.

시인 랭보, 철학자 니체, 교육이론가 루소, 철학자 소로, 철학자 칸트, 철학자 벤야민, 민족운동가 간디 등은 걷기를 통해 사유를 즐겼고 책을 썼고 학문을 완성했다.

 

혼자 걷기는 자신과 만나는 고독의 순간일 것이다. 혼자일수록 만나게 되는 것들이 있다.

자연의 소리를 듣고 식물이나 동물과 만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내면과, 자신의 영혼과 만난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걷는 순간은 귀에 들리는 모든 것, 눈에 보이는 모든 것, 마음에서 울리는 모든 생각이 친구가 되는 순간인 것이다.

 

발걸음의 규칙성은 리듬감을 주고 뇌를 자극하는 걸까. 걸을 때의 온 몸의 경쾌한 흔들림이 심장을 자극하는 걸까. 걷다 보면 모든 것이 흡수될까.

피부로 스며들고 감각기관을 통과하는 걷기인데...... 뒤에 남겨진 발자국마저 예술이 되고 그렇게 자연과 동화가 되는 걷기...... 몸 건강에도 좋고 마음 건강에도 좋은 걷기는 나를 살리는 행위일 것이다. 걷기에 대한 철학책을 읽으니, 나도 사유하며 느리게 걷는 순간을 즐기고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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