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5
최재천 외 7인 지음 / 꿈결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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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청소년 인문학, 읽는 재미가 있어!!

 

 

 

인문학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공부이기에 인간이 인간 공부를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삶의 본질을 알기 위해, 사람의 생각을 알기 위해, 지금의 나를 알기 위한 공부는 그래서 의미 있고 가치 있을 것이다.

단답식의 수업을 벗어나, 일방적인 주입식 공부를 벗어나 자유롭게 질문하고 상상하는 즐거움을 학교에서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게 된다. 왜냐면 이 책은 청소년 인문학 이야기니까.

 

 

펭귄은 왜 바다로 갔을까?

첫 번째로 나온 환경이야기는 마치 동물의 왕국을 보는 기분이다.

동물의 세계에서 승자법칙, 적자생존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진진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데…….

 

도도새와 펭귄의 비유를 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도태할 것이냐 아니면 살아낼 것이냐. 살기 위한 현명한 선택이란 무엇일까.

도도새는 마다가스카르 섬 곁에 있는 모리셔스 섬에 살았던 비둘기목에 속한 새다, 섬에는 먹을 것이 풍족하고 천적이 없었다. 모리셔스 섬에서 도도새들은 유복하게 자란 것이다. 너무 좋은 환경이 문제였을까. 도도새들은 너무 많이 먹어 뚱뚱해졌고, 먹이를 구하러 날아다닐 필요가 없었기에 더 이상 날지 못했고 달리기조차 버거웠다.

결국 인간이 섬에 들어오면서 인간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인간이 데려온 짐승들의 먹이가 되면서 도도새는 종족 멸종으로 막을 내렸다. 생태계는 느림의 미학이 아닌 걸까. 치열한 자연의 현장이 우리의 모습 같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펭귄은 어떤가. 새이긴 하지만 환경이 나쁜 극지방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영과 달리기로 자신을 특화했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바다 수영이 절실했던 것이다. 같은 새이면서도 날지 못했던 도도새와 달리 펭귄은 다른 기술을 개발해서 생존의 역사를 만들어 왔던 것이다. 환경의 차이가 삶에 반전을 줄 수도 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를 자연에서 배우게 된다.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자신만의 특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살려서 즐겁게 하라고 한다. 자기 교만은 금물이지만 늘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인정하고 격려하라고 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책에서는 공룡의 멸종, 치타가 달리기 선수가 된 이유, 아귀가 살아남은 이유, 북극곰의 피부가 검은 이유 등이 있다.

열악한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이유, 자신만의 특수화, 자기만의 전문화가 필요한 이유 등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 자기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라는 이야기, 꿈을 향해 날갯짓을 하라는 이야기……. 이 모두가 자연과 사회의 적자생존법칙임을 생각하게 된다.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생태계의 모습과 생태계에 혼란을 주는 환경문제를 접하면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지구를 지키기 위해…….

역사에서는 왕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우리가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 그 역사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데…….

과거의 역사는 전제군주의 역사였다. 과거, 왕의 권력은 절대적이었다. 중국 갑골문자나 그 뜻을 풀어놓은 <설문해자>에는 王이라는 상형문자가 있다. 王이라는 글자는 도끼를 형상화한 상형문자였다니…….

신하 臣은 눈을 크게 뜨고 주인을 바라보는 노예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지배자의 손과 발이 되어 모든 것을 돕는 존재. 백성 민은 눈을 감은 노예, 눈알을 빼버린 노예라는 뜻이다.

재상의 宰는 왕의 음식을 만들던 조리사이고, 相은 왕을 위해 나무를 베어다가 집을 지어주는 사람이다. 즉 재상은 왕의 의식주를 해결해주며 왕의 살림을 관리해주다가 왕의 세력이 커지면서 더불어 세가 커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정승이나 재상이 오늘날의 총리 격인데, 총리( Prime Minister)를 나타내는 Prime 은 '최고의'라는 뜻이고 Minister는 '노예'라는 뜻이다. 영어 표현 역시 왕의 의식주를 담당하던 노예 중에서 우두머리를 뜻한다니, 이런 우연이…….

 

지금은 국민주권 시대에 살고 있다. 짐이 왕인 시대가 아니라 국민이 왕인 시대다. 하지만 아직도 왕정시대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은 점은 없는지, 왕정 시대의 노예근성은 없는지를 생각해보자는데……. 과연 나는 남에게 좌우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살고 있는가.

고전문학에서는 괴테를 다루고 있다. 독일 문학의 거장인 괴테는 독일의 자부심이다. 나치시대의 히틀러조차 괴테를 함부로 어용하지 못했을 정도로 말이다. 괴테가 살던 시절, 독일은 문화후진국이었고 이런 독일에 문화적 위상을 세워준 사람이 바로 괴테였다.

그의 작품인 <젊은 베르터의 슬픔>은 그 당시 전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젊은 남녀들은 주인공의 복장을 따라하거나 주인공들의 연애방식을 따라하거나 심지어는 주인공처럼 모방 자살까지 유행이 되었다. 유명인의 자살을 따라하는 것을 '베르테르 효과'라 할 정도인데……. 그래서 한때는 금서가 되기도 했던 책, <젊은 베르터의 슬픔>.

화가였으나 능력이 부족한 베르터,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자살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환경, 내면적 고민까지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는 작품을 통해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멘토를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작품을 읽을 때 줄거리 이상의 시대적 상황, 내면적 고민까지 읽으라는 말에 정말 공감이다. 지금의 청소년들에게 책 읽을 시간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할 텐데…….

 

책에서는 이외에도 김종갑의 우리 몸에 대한 이야기, 최재천의 동물사랑, 배병삼의 공자와 배움, 소래섭의 시와 백석, 강유정의 예술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책을 통해 많이 접했던 내용들이지만 청소년의 취향에 맞게 쓴 글이어서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맛이 있다. 환경, 역사, 사회, 과학, 동양철학, 문학, 예술 등 8가지 주제들……. 한 권의 책에 다양한 분야를 담았다는 점도 읽을거리가 풍부하다는 뜻이리라. 입맛대로 읽을 수 있는 청소년 인문학이다. 쉽고 재미있는 인문학 강연이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다섯 번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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