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에 혼자 서다 - 34살 영국 여성, 59일의 남극 일기
펠리시티 애스턴 지음, 하윤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세상의 끝에 혼자 서다]혼자하는 남극여행, 우와~ 여성 최초!

 

 

34살 영국 여성, 59일 남극 일기!

혼자 남극여행으로 세계 3번째, 여성으론 첫 번째!

 

 

혹한도 힘들 텐데……. 하루도 힘들 텐데…….두 달 동안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남극여행이라니! 간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도 아니었을 텐데, 성공이라니! 헐~~

 

 

 

 

 

 

 

펠리시티 애스턴, 물리학자와 기상학자인 그녀는 23세 영국 남극조사단에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극지방을 체험한다. 그리고 그곳 로테라 연구기지에서 기후와 오존을 측정하면서 2년 반을 보낸다.

2009년에는 8명의 국제 여성 팀(브루나이 다루살람, 가나, 인도, 자메이카, 뉴질랜드, 싱가포르, 키프로스, 영국)을 이끌고 남극점까지 스키 원정……. 38일 동안 900km에 도전한다.

그 와중에도 그녀는 영국 여성으로 팀을 이룬 그린란드 최초 횡단, 시베리아 바이칼 호 겨울횡단, 뇌 장애 청년들과 함께한 아이슬란드 원정, 자북극까지 인듀어런스 레이스를 펼치는 폴라 챌린지 참가하기도 한다.

 

 

그녀는 왜 혼자서 남극으로 갔을까. 그녀가 말하는 남극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남극점을 홀로 차지했을 때의 감격은 어땠을까.

 

알려지지 않은 빙하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길을 검토하게 되고…….유니언 빙하, 레버렛 빙하,

남극횡단 수송열차 대열을 보며 길고 긴 얼음대륙 1700km 여정에 나서게 된다.

 

 

외로운 봉우리들이 설원 위로 솟아 눈 위에 우아한 아치와 반원 모양의 파란색, 자주색 그림자를 드리웠다. 이 그림자가 없었다면 순백의 상태만이 하염없이 펼쳐졌을 것이다. 머리 위에는 높고 엷은 구름이 마치 지면의 기하학적 그림자를 흉내 내듯 하늘에 섬세한 소용돌이를 그리고 있었다, (22쪽)

 

 

진짜 혼자다!!

완벽한 혼자가 되어 아무 것도 없는 허허빙판 위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언어와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혼자가 되어 허공에 말하고, 보이는 물건에 성질부리고, 빙판과 하늘에 대고 대화하고…….

 

-그 점에 감사드립니다.

-텐트가 멋있네. 잘했어.

-조용히 해!

-그래도 약속했잖아!

-꺼져 버려~어!

-그냥 계속 앞으로 가.

_두려움을 받아들여. (책에서)

 

 

동료에게 하듯 그렇게 투정하기도 하고 넋두리를 내뱉기도 한다.

아무리 용기를 내고 두려움을 받아들여도 극도의 공포와 울음과 외로움은 피할 수 없는 법인가 보다.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멍해지기도 한다. 그렇게 스키를 타고 전진하거나 그렇게 텐트에서 잠들기도 한다. 바람과 얼음, 눈의 땅에서.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 것은 매일 위성전화기로 보이스메일을 남기는 것이었으리라. 보이스메일을 남기면 원정 웹사이트에 자동 업로드 된다.

 

 

낯설지만 호주인 모험가 캐스와 존시와의 우연한 만남은 얼마나 반가웠을까. 노르웨이인 카이트스키 팀과의 몇 번의 조우는 현실적인 만남 같지가 않다. 까마득한 점이 점점 사람의 형태를 갖추고 미소를 던지고 악수를 퍼붓고 다시 점으로 멀어져 갔으니 말이다.

망망한 빙하 위에서 낯선 탐험자를 만나면 얼마나 반가울까. 오랜 친구를 만난 기분, 동지를 만난 기분, 공감 가득한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을 테니........

 

 

내 보급품일 수밖에 없었다.

여기가 티엘스 코너였다.

안도감과 기쁨이 온몸우로 밀려와 눈물처럼 넘쳐흘렀고 나는 스키를 타고 가는 동안 큰 소리로 엉엉 울었다. (중략) 오래전 이곳에 도달할 희망이 전무하게만 느껴졌던 레버렛 빙하 위의 그 어두운 나날들이 나도 모르게 떠올랐다. 내 마음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던 그 모든 절망적인 아침, 남극점을 떠난 이후 빈 지도에 진척 상황을 꼬박꼬박 표시해가면서 남은 거리와 날짜 수를 끊임없이 계산해보던 그 모든 밤들, 그리고 지난 몇 주 동안 경험했던 느낌이나 장소에 관한 불분명한 장면들이 머릿속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책에서)

 

 

뼛속까지 떨리는 추위 속에서도 보급품을 만나는 날은 추위도 날아가지 않았을까. 먹이와 식량이 약속대로, 약속 장소에 있는 것을 발견할 때의 기쁨이 읽는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빙하관련 명칭들이 생소하지만 흥미롭다.

론 빙붕에서 남극점까지 이어지는 비교적 평탄한 길, 남극점에서 로스 빙붕까지 가는 험난한 길, 남극횡단산지 통과, 남극횡단산지의 가장 큰 비어드모어 빙하, 크레바스, 세락, 버트레스 등…….

 

 

 

남극대륙을 탐험하는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눈바람에 휘몰리고 크레바스에 빠지는 느낌이 들어서 온 몸이 얼얼하고 삭신이 쑤시는 느낌이다. 이런 책은 한여름에 다시 읽어야 해.

 

두 달 동안 남극대륙에서 극한의 날씨와의  싸움,  지독한 외로움과의 사투, 존재의 근원에 대해 고민한 흔적들을 읽으면서 대단하고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버틴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일이 아님을 알기에  더욱 멋진 여자 사람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그녀의 도전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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