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크 상뻬 지음, 김호영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얼굴 빨개지는 아이]친구란...그냥 함께 하는 것~

 

장 자끄 상뻬의 글과 그림을 보고 있으면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감성에 동화가 된다. 매력적인 글과 그림 속으로 풍~덩 빠져들게 된다.

<꼬마 니콜라>에서 그를 처음 알았고 <상뻬의 어린 시절>을 읽으면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 삶의 고통과 비애를 누구보다 겪으며 자랐기에 그의 글과 그림에서는 성숙함이 묻어난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

꼬마 마르슬랭 까이유는 병이 있다. 얼굴이 빨개지는 병이다. 이유도 없고 병명도 없다. 그저 남들보다 얼굴이 빠개지는 것이다. 남들처럼 겁이 나거나 잘못을 해서 빨개지는 게 아니다. 부끄럽거나 당황스러워서 빨개지는 게 아니다.

까이유라는 이름이 붉은색 조약돌이라는 뜻이어서 운명적으로 얼굴이 빨간 걸까.

 

 

까이유에게는 가을과 겨울의 추운 날은 싫지만 여름 바캉스 철은 그리운 계절이다. 사람들이 태양을 향해 선탠을 하고나면 모두 빨갛게 변하기 때문이다. 자신처럼.....

하지만 늘 잠 못 들게 할 정도로 고민스럽다. 남들과 다른 얼굴색이.

까이유는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고 점점 외톨이가 되어간다. 이제는 혼자 노는 것이 오히려 편하고 즐겁다. 아무도 얼굴이 빨갛다고 지적하지 않으니까.

 

어느 날, 새로운 이웃인 르네 라토를 알게 된다. 르네 역시 희한한 병이 있다. 감기 기운이 없어도 자꾸만 재채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강가 산책으로 위안을 얻는다는데.......

르네는 아주 매력적이고, 훌륭한 학생이다. 우아한 바이올린 연주자이기도 하다.

서로의 고민을 나누던 두 아이는 친구가 되어간다. 그리고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친구가 되어 간다.

 

-애취잉! 미안해…….

-아니, 괜찮아! 난 네가 재채기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43쪽)

 

-그 마르슬랭 까이유라는 애, 아주 착한 것 같아. 가끔씩 아주 멋진 색깔의 얼굴로 돌아오기도 하고. 아츄!

-어, 재채기하는 소리가 들려. 분명히 르네 라토일 거야. 한밤중에 이렇게 친구의 목소리를 듣다니, 너무 좋아......(45쪽)

 

두 사람은 늘 함께 하며 신나게 보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마음을 나누게 되었다.

하지만 르네 라토는 이사를 가게 되면서 둘은 연락이 끊기게 되고......

세월은 흘렀고 둘은 어른이 되었다. 무심코 도시에서 들은 재채기 소리로 인해 둘은 조우하게 된다.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교수 라토, 직장인이 된 까이유. 둘은 다시 좋은 친구가 되었고, 여전히 기침을 했고 여전히 얼굴이 빨갛다. 하지만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행복해 하는데......

 

 

친구란 무엇일까.  우정이란 무엇일까. 아무 이유 없이 그저 좋은 사이라야 하는데......다르다는 이유로 멀리 하지 말아야 하는데......

상뻬의 글을 보고 있으면 웃음과 철학이 묻어난다. 늘 꼬마 철학자 니콜라를 만나는 기분이다.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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