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 베토벤, 모차르트만 아는 당신을 위한 친절한 해설이 있는 클래식 가이드
김수영 지음 / 나무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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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클래식]한국인이 사랑한 클래식 TOP 20, 귀가 행복해지는 시간~

 

클래식 음악을 싫어하진 않지만 잘 듣지 않는다. 운전하다가 음악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접하는 정도다. 여고 시절엔 음악 감상 시험을 친다고 두루두루 듣기도 했는데……. 대학 시절에도 간혹 클래식 감상을 하곤 했는데……. 집에도 LP판, CD가 제법 있지만 요즘엔 도통 접하지 않는다. 책을 읽을 때나 무언가를 할 때, 그저 묵음 상태가 좋기 때문이다. 나는 적막이 좋다. 적요의 세상이......

클래식에 대한 책을 만났다.

최근 10년간 한국인이 사랑한 클래식 TOP 20이라고 한다. 내가 사랑하는 음악, 내가 사랑했던 음악도 있을까. 괜스레 설레며 펼치게 된다.

 

다사다난한 삶의 한복판에서 부르는 노래, <합창>

기뻐하고 경배하게 영광의 주 하느님.

주 앞에서 우리 마음 피어나는 꽃 같아. (71쪽)

 

베토벤이 30년이나 구상했다는 교향곡 9번은 교향곡의 완결판, 모든 인간 사상의 합류점, 최고의 진보라고 한다. <합창> 교향곡이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로 유명하고, 찬송가에도 나와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인 이 곡이 불멸의 걸작인 이유는 무엇일까.

 

<합창>에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이 담겨 있고, 들을수록 위기와 역경을 극복해 낸 자의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한다.

베토벤 자신이 겪은 삶의 불행과 고통을 음악으로 그렸기에 <합창>을 들으면 삶의 의지와 환희, 긍정의 기운이 더욱 느껴지는 걸까. 들으면 들을수록 웅장하고 장엄하고 거대한 물줄기가 흐르는 듯하다.

 

베토벤의 <합창>과 비교되는 모차르트의 <레퀴엠>

저자는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천국과 지옥을 수직으로 연결한다면,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삶을 수평적으로 팽창시킨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죽음을 앞두고 삶의 끝에서 부르는 묵직한 노래이고, 베토벤의 <합창>은 다사다난한 삶의 한복판에서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

 

비발디 <사계>중에서는 '봄'을 가장 많이 들었다. 봄에 태어난 나는 봄과 늘 숙명이라는 생각까지 들어서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곡이다.

 

<사계>에서 바이올린의 활약은 정말 대단하다. 바이올린으로 빼어난 기교와 표현력을 자랑할 수 있는 곡, 바이올린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 곡이라고 한다. <사계> 중 '봄'을 듣고 있으면 호수 위의 물안개가 스멀스멀 피어나고, 들판의 아지랑이가 아롱아롱 거리고, 하늘에선 종달새가 지저귀고, 나뭇가지 여기저기서 움트는 새순들의 생기와 활기가 느껴진다.

 

비발디 집안은 대대로 바이올린에 재능이 있었고, 비발디와 그의 아버지 역시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누구보다도 바이올린의 장단점을 잘 꿰고 있었다고 한다. 비발디의 음악사랑은 사제직을 잊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미사도 잊어버리고 악보를 그리던 빨간 머리의 신부님이었다는데…….

처음엔 신부의 길을 걸었지만 종교보다는 음악에 심취했고 영감이 떠오르면 마사를 보다가도 악상을 적을 정도였다니! 대단한 열정이다. 그는 사제직을 떠나 음악 학교의 교사를 지내기도 했지만 말년에 베네치아를 떠나 빈의 빈민묘지에 묻혔다고 한다. 제자였던 알토 가수 안나와 그의 동생까지 끌어 들여 동거했다는 염문설은 정말 아이러니다.

 

최근 10년간 한국인이 사랑한 클래식 TOP 20에는 익숙한 곡들이 많다. 휴대폰 벨소리, 전자시계의 알람 등으로 익숙한 곡들도 있다. 이미 음악 교과서에서 접했던 곡들이 많아서 더욱 친근했다고 할까. 음악과 음반과 작곡가에 얽힌 에피소드들이 들어 있어서 초보자를 위한 클래식 가이드북 같다.

오랜만에 클래식을 감상하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다. 적막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클래식 음악을 들으니 웬 사치인가 싶다. 괜히 풍족해지고 넉넉해지는 느낌이다. 귀도 즐겁고 마음도 즐거운 시간……. 자주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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