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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평점 :
[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지금은 낮 12시!^^
100세를 산다면 인생의 정오는 50세다.
80세를 산다면 인생의 정오는 40세다.
정오라면 이른 시간인데, 나이로 치니 벌써 중년이다.
인생의 중년, 인생의 정오가 되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지금보다 더 너그러워지고, 지금보다 더 여유로워질까.

한숨 푹 자도록 해. 땅 속 깊이 묻어놓은 꽃씨처럼,
자고 나면 네 어깨 위에는 따스한 햇볕이 내려앉고,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와 있을 거야.
- 최갑수 <잘 지내나요, 내 인생>(21쪽)
몸이 피로할 때도 그렇지만 마음이 무거울 때면 나는 잠을 청한다. 그저 베개에 얼굴을 묻고 푹 자고나면 한결 개운해진다. 깨고 나면 전혀 다른 세상에 태어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꿈속으로 시간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기도 한다. 기분이 그렇다는 거다.
엄마가 날마다 나에게 전화해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에게 전화했었니?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면,
"바쁘지 않다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 전화를 주렴."
이렇게 말씀하시고는 전화를 끊으셨다.
- 에이미 봄벡 (27쪽)
저자는 우리의 현대과학이 아직 이승과 저승을 잇는 통신망이 없다며 부모님께 자주 전화하자고 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과학이 점점 발달하면 이승과 저승을 잇는 통신망을 구축하지 않을까. 어쩌면 시간여행, 웜홀과 같은 것을 이용해 뭔가를 타고 이승과 저승을 직접 갔다 오지 않을까. 훗~ 어제의 SF영화가 오늘은 현실이 되는 세상이기에...... 상상은 무죄......
꽃이 꿀을 품고 있으면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벌들은 저절로 찾아간다.
어디에 힘을 쓸 것인가.
내 속에 꿀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소리쳐 부르는 것에 힘쓸 것인가.
-법정 <홀로 사는 즐거움> 중 (49쪽)
나는 무엇으로 채워야 하나. 오늘 무엇에 힘써야 하나. 곰곰이 생각해 본다. 꿀을 품어야 할 텐데, 향기를 뿜어야 할 텐데......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사는 일상, 쭉 이어가고 싶다. 꿀을 품은 꽃이 되고 싶다. 향기를 머금은 꽃이 되고 싶다. 요란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도움 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그게 꿈이다.
샨티데바의 초창기 불교 경구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만약 네가 네 문제를 풀 수 있으면 걱정할 필요가 무엇인가?
만약 풀지 못하면 걱정해 무엇 하는가?"
- 카루나 케스턴 <마음은 어떻게 오작동 하는가> 중 (89쪽)
우리가 하는 걱정의 많은 부분이 쓸데없거나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걱정거리 중에서 해결될 일은 극소수지만 그것도 걱정이 아닌 현명한 해법으로 해결하면 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걱정금지, 좌절금지라는 말이다. 이미 우리의 손을 벗어난 일들에 걱정한다고 해결되겠는가. 저자는 금요일은 걱정이 금지된 날이라는데...... 불타는 금요일엔 걱정도 좌절도 금지...... 그럼 토요일은? 놀토. 놀랍도록 감동적인 토요일......월요병 대신에 월요선물, 월요잔치......
인생의 정오
나를 위로하고 세상을 용서하는 시간,
삶의 속도를 줄이고 멈춤을 준비하는 시간,
정신분석학자 칼 융이 말한 중년.(뒤표지)

사진과 그림, 명문장과 아포리즘을 통해 자신의 마음과 느낌을 드러내고 인생을 관조해보는 책이다. 나 자신에게 선물하고픈 책이다. 옆에 두고 다시 읽고픈 책이다.
무심코 펼쳤던 책에서 의외의 감동과 기쁨을 발견 할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렇다.
역시 좋은 글들은 좋은 시간으로 데려다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