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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의 기술 - 권력을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전략전술
쿠르치오 말라파르테 지음, 이성근.정기인 옮김, 문준영 감수해제 / 이책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쿠데타의 기술]권력을 얻으려는 자들의 전략과 전술에 대한 통찰!
어렵고 묵직한 책을 만났다. 이번엔 세계사를 뒤흔든 권력투쟁사다.
권력을 지키려는 자와 권력을 뺏으려는 자, 이들의 틈바구니에 선 국민들까지 호기심을 갖게 할 책인데…….

이탈리아인인 쿠르치오 말라파르테가 이 책을 쓴 당시 무솔리니에 의해 금서로 지정됐던 책이다. 물론 당대 유럽의 모든 독재 국가는 물론, 자유 민주 국가에서도 금서로 지정된 책이다. 일반인들이 알면 불편한 진실들이 가득 담겨있을 이 책은 20세기 <군주론>이기도 하다는데......
저자는 이 책의 저술로 이탈이아, 독일, 프랑스 등에서 이방인의 삶을 살며 고초를 겪었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세계적인 정치학 고전으로 남아 있다.
예전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으면서 인간의 이기심과 권력에 대한 욕망, 권력 유지를 위한 치졸한 방법들에 분노하기도 했다. 권력에 대한 적나라한 욕망들을 마주하기가 역겨워 읽다가 덮었던 책이다.
유사 이래로 권력을 추종하는 이들은 쿠데타와 혁명의 역사를 이루어 왔을 것이다.
쿠데타와 혁명의 차이점을 정리해 본다면…….
쿠데타 (Coup'detat, 군사정변)
쿠데타란 군사정변의 프랑스어다. 군인에 의한 군사력을 동원한 무력정변을 말한다.
쿠데타는 사회개혁이나 제도개선의 구조변화가 아닌 단순한 정권탈취 행위나 체제전복을 말한다. 그것도 소수 군인들의 무력적 편법적 행위를 뜻한다. 물론 군대조직의 기본인 명령체계의 붕괴 반란, 기존질서의 파괴 등이 일어나는 소수의 무력적 군사반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5.16군사정변, 12.12군사반란이 있다는데……. 5.16에 대해서는 아직도 혁명이냐, 쿠데타냐에 대한 논쟁들이 많은 듯하다. 예전에는 5.16혁명이라고 들었는데…….
혁명 (Revolution)
소수에 의한 행위지만 전체 민중의 호응과 지지를 확보해서 성공한 경우다.
정치적°사회적°경제적 활동의 새로운 전환점과 제도의 적극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다. 소수집단에 의거 집행되지만 전체에 파급효과를 주어 제도와 구조적 변화나 체제의 전복을 를 가져오는 행위다.
프랑스혁명, 영국시민혁명, 러시아 10월 혁명, 한국의 4°19혁명 등이 있다.
이 책은 서양 역사에서의 쿠데타를 다루었기에 역사적 지식이 약하다면 이해가 어렵지 않을까. 그나마 친숙한 것이 나폴레옹과 히틀러 정도다. 마르크스나 레빈은 예전에 역사시간에 단편적으로 배운 것 외에는 책을 접한 적이 없기에 조금 어렵다고 할까.
나폴레옹의 쿠데타는 최초의 근대적 쿠데타라고 한다.
로베스피에로의 공포 정치가 끝나고 5인 총재 정부가 들어선 프랑스는 혼란과 기회의 틈바구니였으리라. 이미 공화파 총재 3인( 바라스, 루엘, 라 루베리에르)은 쿠데타를 계획하면서 군부의 실세인 오슈와 나폴레옹을 끌어들였고, 폭넓은 인맥을 가진 탈레랑, 테르미도르 반동의 주역인 푸세 등 이었다.
나폴레옹은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부하인 피에르 오주로 장군을 자기 대신 음모에 가담시켰다. 쿠데타가 비록 성공은 했지만 이들 체제는 아직 불안정했다. 커져 가는 나폴레옹의 인기를 두려워한 프랑스 정부는 나폴레옹을 이집트에 군사원정을 보내게 된다. 설상가상 영국 넬슨제독의 개입으로 나폴레옹은 이집트에 묶이게 되는데……. 정부의 허락 없이 과감한 철군을 단행한 나폴레옹은 정부의 무성의한 지원에 대한 불만도 있었고 자의적인 철군에 대한 책임추궁이 겁이 나서, 시에예스의 쿠데타에 동조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의회를 장악하게 된다. 결국 나폴레옹은 시에예스 일당마저 누르고 정치적 실권을 잡게 된다.
말라파르테는 나폴레옹의 쿠데타를 ‘합법성의 범위’ 내에서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한 최초의 근대적 쿠데타로 평가했다. 합법성의 범위란 대중적 지지, 공감대 형성, 합의를 얻었다는 것이다.
만약 능력자인 바우어 같은 명석하고 정직한 사람과 맞닥뜨렸다면 행운의 여신은 누구 편을 들었을까. 저자는 나폴레옹과 독일의 정직한 수상 바우어 간의 가상 대결을 매우 흥미 있게 다루고 있다.
혼란한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권력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타이밍일까. 운일까.
어쨌든 기회의 신은 나폴레옹의 편이었다. 뤼시앵의 막판 도움이 없었다면, 그래서 실패했다면 전범이 되거나 역적이 되었을 텐데…….

이 책이 쿠데타 성공을 위한 기술이냐, 아니면 권력을 지키기 위한 교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냐는 개인의 몫으로 남을 것이다.
쿠데타의 역사, 역사 속의 쿠데타 부분만 모은 책이다. 익숙하지 않은 인물들과 역사이기에 쿠데타에 대한 주제로 책 한 권을 쓸 정도의 열정이 느껴지는 책이다.
많은 집중력이 필요했던 책이다. 인간의 이기심과 권력의 부패 역사를 볼 수 있는 책이다.
부록에는 문준영의 ‘이탈리아 파시즘 약사’, ‘쿠르치오 말라파르테의 생애와 문학, 이탈리아 파시즘’이 있다. 인물정보에는 80여 쪽의 분량에다 깨알 같은 자료들이 들어 있다.
폭력을 휘두르며 권력을 움켜쥐려는 자나 폭동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자유를 지키려는 자들이 모두 눈여겨 볼 책이 아닐까. 서로의 이득을 위해.
이상적인 정치는 어디에도 없는 걸까. 뭐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다.
한국에서도 혁명과 쿠데타의 역사를 지니고 있기에 한번쯤 눈여겨보지 않을까. 권력의 속성이나 쿠데타의 전략에 대한 고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