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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학실록
이성규 지음 / 여운(주)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조선과학실록]세종은 장영실을 왜 버렸을까, 조선의 과학 이야기~
일찍이 15세기에 활짝 꽃피운 조선의 문화.
이 시기 조선의 문화는 전 방위적으로 일어났는데…….
과학, 음악, 문학, 건축, 학문까지도 융성할 정도였는데…….
그 중에서 과학자라면 단언컨대 장영실이다.
특히 세종대왕이 주도한 천문 의기 창제 프로젝트는 그는 천문학 발전을 이루어내는데…….
세종대왕은 노비인 장영실을 특채했고 그와 많은 과학기구, 천문기구, 시계 등을 만들었다.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높은 벼슬까지 하사했던 장영실을 세종은 왜 버리게 된 걸까.
이긍익의 역사책 <연려실기술>에 따르면 세종은 천문대를 세우고 북경 사신행을 통해 최신 정보를 얻거나 관련 서적을 구입하게 했다. 특히 장영실은 세종의 명으로 중국으로 유학 가서 천문기계를 익혔을 정도다. 그리고 세종은 정인지, 정초 등 문인관료들에게 이론적 연구를 진행시켰고, 무관 이천과 장인기술자 장영실에게 기계를 제작하게 했다. 그리고 천문 의기 창제, 천문관측 기구인 간의 제작, 해시계인 앙부일구, 물시계인 자격루를 만들게 했다. 세계 최초의 강우량 측정기인 측우기도 만들게 했다.
그 공으로 장영실은 노비에서 벼슬에 올랐고 급기야 종3품인 대호군의 벼슬까지 얻게 되었다.
장영실.
노비출신이라는 그는 어떻게 세종의 곁에서 과학기구를 만들게 된 것일까.
장영실의 아버지가 원래 원나라의 소주·항주 사람이고 어머니가 기생이었던 관계로 그도 어머니를 따라 노비가 되었다. 장영실이 부산 관노로 있었던 이유도 아버지가 동래현에 파견된 고위직 군사 기술자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는데…….
장영실의 가문은 대대로 과학기술 분야의 책임자로서 고위직을 지낸 가문이었다. 시조 장서의 고향인 중국 항주가 아라비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 지역으로서, 군사 및 무기 등 과학기술 분야의 교류가 활발했던 곳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우수한 과학유전자가 그의 몸속에 흐르지 않았을까. 뛰어난 손재주에 정확하고 예리한 눈썰미, 역시 타고난 것이리라.
아버지가 고위층 관리였기에 장영실은 일찍이 학문을 배울 수 있었고 중국어와 아랍어에도 능통했다고 한다. 그러다 각 지방의 능력 있는 자를 천거하는 '도천법'이 시행되면서 장영실도 천거가 되어 한양으로 올라왔다는데…….
장영실의 업적은…….
조선 최초의 천문관측대인 간의대를 축조했다. 혼천의, 대간의, 소간의, 규표, 앙부일구, 일성정시의, 천평일구, 정남일구, 현주일구 등의 과학기구를 제작했다.
활자의 백미인 갑인자를 만들었고 세계 최초의 측우기를 만들었다. 자동 물시계인 자격루를 제작했고, 혼천의와 자격루의 기능이 결합된 옥루를 만들어 흠경각에 설치했다.
기술을 배워야 하는 자리에 늘 장영실을 보냈던 세종은 장영실이 감독한 인여(임금이 타는 가마)가 시운행 중 부서지는 사고가 나자 벌을 주고 직책을 회수했다는데…….
뛰어난 기술자가 가마가 부서지는 실수를 범하다니, 역사의 미스터리다. 그 후로 장영실은 <세종실록>에 다시는 등장하지 않았다는데…….
세종이 명나라 사신의 눈에 띄지 않게 경복궁 북쪽 구석으로 옮긴 간의대는 1915년 일본 총독부에 의해 헐리고 만다.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간의대다.
장영실이 만든 기계나 도구들이 이렇게 많다니, 정말 놀라울 정도다. 신분에 구애받지 않고 장영실을 특채했던 세종을 보면 과학과 농업에 대한 열의를 볼 수 있었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구현하고 싶었던 세종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 책은 조선의 역사에서 과학적인 부분만 뽑아서 담은 책이다.
과학도구 제작, 생물에 대한 이야기, 조선의 밤하늘을 수놓은 오로라 이야기, 조선 최대의 공사인 태안 운하, 얼룩말을 닮은 말레이맥, 기린을 닮은 동물, 거북선이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 된 사연, 거리를 재는 수레인 '기리고자', 조선 최초의 외인 대장인 박연, 흑인 용병, 박연과 하멜의 눈물의 상봉 등.......
참고로, 박연의 네덜란드 후손이 현재 박연의 고향인 데리프 시에서 600여 명이 살고 있다는데…….
과학과 역사와 문화가 역사적 일화와 함께 있기에 에세이처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딱딱한 과학 서적이 아닌 이야기체로 서술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조선의 과학 기술이 뛰어났음을 일깨운 책이다.
조선 과학자들의 열정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발행하는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 객원편집위원인 이성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