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 족보 샘터어린이문고 47
임고을 글, 이한솔 그림 / 샘터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구렁이 족보]먹구렁이 스스 아줌마와 소년의 기절초풍 황당스토리, 의미심장해!

 

 

으아악~~!!

뱀이 나타났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500년 된 암컷 먹구렁이가 주택가에 나타난 것이다.

그나마 천만 다행인 건 한 마리라는 거다.

제목이 구렁이 족보라기에 구렁이가 많이 나오겠구나 싶었으니까.

 

 

 

 

첫 장면부터 섬뜩하다.

한밤중에 가위 눌린 듯 열 살 먹은 소년이 깨어난다.

단지 악몽을 꾸었거나 가위에 눌린 거라 생각했는데 비상상황이 발생한다.

방안에는 커다란 암컷 구렁이가 강줄기처럼 굽이쳐 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창문을 열어 구렁이를 밖으로 보내려 하지만 구렁이가 말을 걸어온다. 신기하게도.

게다가 소년의 생각까지 읽어 낸다. 황당하게도.

천년 묵은 구렁이는 신통방통하다더니.

 

 

-네 정체는 인간이며, 그중에서도 수컷, 그리고 새끼로구나. 남자아이!

-잘 들리나 보네, 아가야.

-네가 나 구해 줬잖니. 그럼 끝까지 책임져야지.

-내 가족의 얘기를 기록해 주렴. 아주 머나먼 과거까지…….

 

 

암구렁이는 자신의 목숨을 소년이 구해 주었다며 끝까지 책임지라고 한다.

자신마저 흔적도 없이 죽게 되면 구렁이가 이 땅에서 멸종될까봐 구렁이 족보를 만들고 싶다는데…….

스스 아줌마는 족보가 완성되면 사라지겠다는 약속을 하고…….

엄마에게 이야기해도, 소방서에 전화를 해도 구렁이는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결국 소년만 거짓말쟁이라고 야단맞게 된다.

 

거짓말쟁이보다 겁쟁이가 되기 싫었던 소년은 혼자서 해결하리라 용기를 내는데…….

 

 

적을 물리치기 위해 적을 알아야 하는 법!

뱀 연구를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온다. 책에서 스스와 닮은 먹구렁이를 발견하는데…….

책을 통해 능구렁이에 대한 상식을 많이 알게 된다.

 

뱀은 미각이 없다니!

검은 동공이 가늘어지면 그게 바로 잠자는 것이라니!

 

알게 되면 보인다고 했던가.

실눈을 뜬 채로 잠이 드는 스스 아줌마를 보게 되고…….

 

소년은 스스 아줌마를 내보내기 위해 족보 만들기에 착수한다.

 

-너 참 둔하구나. 부모도 모르는데, 부모의 부모는 어떻게 아니?

 

 

스스의 조상에 대한 기록 대신에 스스가 들려주는 구렁이 이야기들을 기록하게 된다.

반은 인간 반은 구렁이의 모습을 한 어른의 이야기, 아홉 번 죽고 아홉 번 살아난 구렁이 이야기, 인간 때문에 남편을 잃은 암구렁이 이야기 등…….

 

 

 

 

읽다 보면 스스 아줌마가  구렁이계의 개그우먼 아닐까 싶을 정도다.

굉장히 유머감각 있는 구렁이다. 

 

-난 너보다 오래 살았단다. 어린 인간아, 예의를 갖추렴.

 

 

으스스하지만 곳곳에 웃음코드가 살아 있다.

비행중인 아빠를 날개달린 수컷이라니!

엄마의 옷을 보고 수천 년 묵은 암 구렁이의 허물이라니

출산 휴가를 낸 담임 대신에 온 새로운 선생님의 별명은 독사라니! 뱀 연구의 달인이 된 소년의 가르침으로 반 아이들은 독사로부터 공격을 피할 수 있게 되고…….

 

 

 

 

 

구렁이가 독사가 아니라지만 뱀이나 지렁이처럼 길쭉하고 미끈한 동물들은 왠지 징그럽고 소름이 돋는다.

그래서 제목에서 비릿한 냄새를 맡았다 할까.

하지만 마지막에는 뭉클한 감동이 인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책을 읽는 동안 재미있는 말투의 스스 아줌마의 팬이 되어 버렸다.

무엇보다도 멸종위기를 직감하고 기록을 남기려는 스스 아줌마의 마음이 와 닿았기에 안타까웠다.

 

 

동물의 멸종, 생태계의 교란, 환경 파괴를 생각하게 하는 동화다.

지구온난화, 환경오염, 지구의 위기를 생각하게 하는 동화다.

으스스하지만 황당하지만 기절초풍하기도 하지만,

 가슴뭉클한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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