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강석기의 과학카페 3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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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과학에세이, 흥미롭거나 짜릿하거나~

 

이 책은 과학 에세이집이다.

동아사이언스의 인터넷 과학신문인 <과학 동아 데일리>의 '강석기의 과학카페'에 실린 내용들과 월간지 <이감논술>의 '흥미로운 과학이야기'코너에 실린 에세이, 월간지 <화학세계>의 '언론에 비친 화합물'에 실린 에세이,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에 실린 에세이들을 모은 것이라고 한다.

9개의 장으로 나뉘어 과학과 관련된 핫 이슈, 건강과 과학, 영양과학, 생명과학, 신경과학과 심리학, 수학과 컴퓨터과학, 물리학과 과학, 인물이야기, 문학과 영화 등을 담았다.

 

가장 관심이 가는 곳은 제2장 건강과 의학 편이다.

이제는 약물도 재활용되는 시대라고 한다.

어떻게 재활용하는 걸까.

 

제롬 호르비츠 박사는 암세포의 DNA 복제 방해 약물로 AZT를 만들었다. 하지만 효과가 없어 AZT는 20년의 세월을 실패한 항암제로 보냈다.

1986년 최초의 에이즈 치료약 AZT와 그 이후에 나온 몇 가지 약물을 섞은 '칵테일 요법'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에이즈 치료가 가능해졌고 에이즈는 이제 만성질환치료처럼 여겨질 정도라고 한다. 2000년에는 호르비츠 박사의 연구로 AZT는 흑사병을 해결하는 항바이러스제로 거듭나게 된다.

이후 실패한 항암제들에 대한 재활용 연구가 붐을 이루게 된다.

실패한 항암제인 로나파닙은 조로증 진행을 늦춘다는 연구결과를 얻게 되고…….

전립선암 치료제로 실패했던 지보텐탄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활용되고…….

땀과 열정을 쏟은 결과들이 무용지물로 남지 않고 다시 재활용된다는 건 막대한 비용과 투자측면에서도 바람직해 보인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약물 재활용 연구로 치열하게 시간을 보내는 연구자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엄마도 몰랐던 모유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생후 1년간 모유만 먹은 아이는 분유만 먹은 아이보다 인지력 점수를 7% 정도 더 받았고 아토피 피부염 발생률이 절반 수준이라는 조사보고가 있다.

출산 이후 3일 동안 나오는 초유에는 면역력을 높이고 영양분도 풍부하다고 한다.

출산 뒤 3~7일 사이의 모유는 영양분이 높아지면서 초유에 많던 면역성분이나 올리고당은 줄어든다. 출산 2주 이후에는 전형적인 모유가 되어 성장에 최적화된다고 한다.

하지만 6살 때 모유를 먹었던 아이와 분유를 먹었던 아이를 조사한 결과 인지능력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예외적 사례도 있다는데…….

중장기적으로도 모유와 분유의 효과 차이가 별로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데…….

심지어는 엄마의 몸에 축적돼있던 화학물질이 모유에 녹아들어가면서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모유 분석도 필요하다는데…….

저자의 말처럼 6개월 이후의 모유보다 청정지역에서 생산하는 우유가 더 나을까. 지구오염 정도가 심각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맛이 좋은 커피, 몸에 좋은 커피가 따로 있을까.

연구결과 그리스식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혈관 건강이 더 좋았다고 한다.

원두커피의 성분 중 혈관에 좋은 성분을 많이 추출하는 방식이어서 일까. 커피를 내는 방법에 따라 맛있는 커피, 혈관에 좋은 커피를 내다니…….

이 책에는 이런 것들도 있다.

청마는 없지만 파랑새는 있다, 가습기살균제의 비극, 필라델피아 염색체, 헬리코박터의 두 얼굴, 여자의 폐경기는 젊은 여자만 좋아하는 남자들 탓?, 화이트 푸드, 오메가3지방산이 좋은 이유, 시키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아픈 왕따, 판도라바이러스, 인간게놈이 양자물리학을 만나면 등........

 

저자는 서울대에서 화학을, 동 대학원에서 분자생물학을, LG생활건강연구소에서 연구원을,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 기자를 거쳐 지금은 과학전문 작가로 살고 있는 강석기이다.

한때는 인터넷으로 동아사이언스를 즐겨 읽은 적이 있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해서 매일 한 편의 글을 읽곤 했었는데…….

 

이 책에 동아사이언스에 실렸던 글이 많아서 더욱 반가운 글이다.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흥미로운 주제와 신선한 내용들이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다.

어려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었기에 부담 없이 읽게 되는 책이다.

몰랐던 신비의 세계를 알게 하기에 탐험가의 심정이 되기도 한다.

풀리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는 이야기에선 한 편의 미스터리를 읽는 짜릿함도 있다.

과학도에서 과학기자, 과학전문 작가인 저자가 과학에 취해서 쓴 글을 읽으니 저자의 과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느껴지는 책이다.

나도 책 속을 유영하며 즐겁게 기꺼이 과학에 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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