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사라진 세상 - 인간과 종교의 한계와 가능성에 관한 철학적 질문들
로널드 드워킨 지음, 김성훈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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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신이 사라진 세상] 인간과 종교의 한계와 가능성, 그 철학적 질문들

 

신은 누구인가. 종교란 무엇인가. 영원불멸이란 무엇인가.

신이 없는 종교, 신이 있는 종교란 무엇인가.

 

이 책은 이러한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법철학적 담론이다. 철학, 과학, 종교학, 법학을 넘나드는 심오하고 논리적인 지적탐험이다.

저자는 로널드 드워킨(Ronald Dworkin)이다. 그는 '평등에 바탕을 둔 자유주의 사상'을 주창한 미국 법철학계의 최고 석학인 존 롤스 (John Rawls, 1921~2002) 의 뒤를 이어 영미권을 대표하는 자유주의 법학학자로 꼽힌다고 한다.

자신의 이론을 실제 재판이나 구체적인 사회문제에 적용하는 데 적극적인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홀베르 상을 수상했다. 2013년 2월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이 책은 2011년 스위스 베른 대학교에서 '아인슈타인의 숭배', '믿음과 물리학', '신 없는 종교'라는 세 가지 주제로 발표한 드워킨의 강연을 정리한 것이다.

 

종교적 무신론자는 무엇을 믿는가.

드워킨은 종교란 심오하고 독특하고 포괄적인 세계관이며 세상만물의 본질적이고 객관적인 가치를 믿는 것이라고 보았고 신은 인간적인 목적을 충족시켜주고 내세를 약속해왔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보았다. 즉, 종교가 이 세상에 가치와 목적을 부여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무신론자마저도 '인격적인 신'은 믿지 않지만 인간보다 더 위대한 어떤 힘을 가진 존재에 대한 믿음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학자나 과학자들은 자연이나 우주에서 발견하는 어떤 질서 속에서 무언가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자유의지가 작용하지 않는 그 이상의 힘을 느꼈다는 것이다.

그러니 종교적 유신론자든 무신론자든 모두 삶을 가치 있게 살아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일치를 보인다는 것이다.

 

어쩌면 종교적 무신론자, 종교적 유신론자의 명백한 구분이 불가능한 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스스로를 무신론자지만 대단히 종교적인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무엇, 최고의 지혜와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스스로를 드러내지만 우리의 둔한 머리로는 가장 원초적인 형태로만 이해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실제로 존재함을 아는 것, 이 지식, 이 느낌이야말로 진정한 종교의 핵심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고 오직 이런 의미에서만 나는 독실한 종교인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책에서)

 

종교라는 말이 폭넓은 의미로 깊은 헌신을 의미한다면 스포츠도 종교라고 한다. 야구장을 거룩한 장소로 삼은 광적인 야구신도의 열광적인 응원을 생각하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니 종교적 무신론이라는 말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신을 믿지 않아도 종교적이라는 말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앞으로 종교의 본질은 특정한 종교적 경험을 떠나 종교에 대한 포괄적 해석을 해야 할까.

 

인류가 해온 종교 전쟁,과 종교적 다툼, 종교적 갈등들은 세계사에 점철되어 있다.

드워킨은 종교로부터 신을 분리해낼 수 있다면, 그래서 진정한 종교적 관점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이제 종교전쟁은 문화전쟁이라는 것이다.

흔히들 유신론자들이 아름다움을 신이 만들었다고 믿으며, 무신론자들은 과학과 물리학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실제로 무신론자들은 상대성 이론, 빅뱅이론, 끈 이론 등으로 증거를 보였다.

하지만 유신론자에게도 무신론자에게도 우주만물은 신비롭고 대단한 힘을 지닌 존재다.

단순한 신의 싸움이나 과학적 싸움이 아닌 인생의 의미를 논하고 잘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드워킨은 법적인 범위에서 종교의 자유는 있어야 한다고 했다. 종교의 자유는 보호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 문제라는 것이다.

 

드워킨은 죽음이후의 논쟁에 대해서도 주앙들을 정리해준다. 유신론자처럼 신의 영역에서 영생을 누리느냐, 무신론자처럼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느냐는 논쟁은 있지만 유신론자도 무신론자도 모두 사후의 인간이 유의미한 존재라는 데 일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신이 있는 종교, 신이 없는 종교의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신이 없다는 이들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점이 있으니까. 심지어 무신론자라는 아인슈타인조차도 신에 대한 언급을 즐기는 모순을 보인다.

 

신은 우주로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책에서)

이 책은 종교와 신에 대한 논리적, 철학적, 법학적 담론을 담았다.

신을 벗어나 종교, 가치, 인생목적, 우주질서 등에 대한 태도와 신념까지 담았다. 종교에 대한 논리적, 철학적인 분석이다.

유신론자, 무신론자들의 종교전쟁은 쉽게 말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을 믿든, 신을 믿지 않든 어떤 불가항력적인 존재의 가능성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신의 존재, 종교의 참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어려운 책이지만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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