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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4
조라 닐 허스턴 지음, 이미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최초의 흑인 여성 소설, 대학의 교양필독서!
이 책은 미국 남부의 흑인 방언과 흑인 민담 및 구전을 신선하게 녹여낸 조라 닐 허스턴의 작품이다. 최초의 흑인 여성 소설로 인정받으며 대학 교양 도서로 읽힐 정도로 문학성과 사회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허스턴은 이 소설을 위해 민속학과 인류학에 대한 깊이 있는 조사 했다고 한다.
저자인 조라 닐 허스턴은 흑인 여성 문학의 선구자다. 하지만 죽어서야 흑인 페미니즘의 부상으로 그녀는 뒤늦게 빛을 보았다. 이 책은 소수자의 인권, 흑인 여성에 대한 성차별, 폭력과 인권유린이 얼마나 사회 곳곳에서 자행되는지를 보여주고 고발하는 소설이다. 사랑이 없는 부유함, 자유가 없는 권력의 무상함, 흑인 여성에게도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주인공인 재니 크로포드는 매력적인 흑인 소녀다. 재니는 부모 없이 할머니 손에 자랐지만
백인아이들과 허물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할머니는 재니를 땅이 많은 로건 킬릭스와 결혼을 시킨다.
노예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숙명적으로 노예일 수밖에 없는 그녀에게 꿈까지 막기 싫었던 할머니는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을 보낸다. 사랑 없이 물질적인 충족만으로 행복이 올까. 물질이 그녀의 꿈을 이뤄줄까.
재니는 결혼하게 되면 당연히 사랑도 따라 올 거라고 믿었다. 결혼을 하면 진저리쳐지는 외로움과 이별할 줄 알았다. 하지만 결혼을 해도 사랑은 생기지 않았고 대화의 단절은 그녀를 더욱 외롭게 했다.
그녀는 남편 대신에 자연과 벗하며 나무와 바람의 말을 알아들었다. 꽃이 피는 때, 푸른 잎이 우거지는 때, 하늘이 주황으로 물드는 때를 기다릴 줄도 알았다. 최선을 다한 뒤에 하늘에 맡겨야 할 일도 있음을 알았다.
내가 있었던 곳에서는 나를 더 행복하게 해 줄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까.
시간은 모든 것을 나이 들게 만든다. 그래서 입맞춤하며 갓 드리워졌던 어둠은 재니가 말하는 동안 무시무시하고 나이 든 것이 되었다.(책에서)
그렇게 재니는 세상의 이치가 자신의 맘과 다를 수 있다는 걸 결혼한 이후에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백인처럼 구는 아내를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남편을 떠나게 된다.
그녀는 새롭게 건설되는 플로리다로 간다는 조 스탁스를 만났다. 그는 자기주장을 크게 펼치려고 돈을 모아왔다고 했다.
-나는 원칙을 지키는 남자요. 당신은 숙녀 대접을 받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있소. 내가 당신에게 그걸 보여주고 싶어요.(책에서)
재니는 아내에게 베이컨과 옥수수 빵을 먹이겠다는 로건을 등지고 평생 격에 맞게 살게 해주겠다는 조를 따라 나서게 된다.
조는 새로 정착한 곳에서 땅을 사들이고 큰 상점을 차렸다. 텅 빈 곳이 빠르게 마을을 이루게 되면서 적극적이고 활달한 조는 그곳에서 시장이 되었다.
권력과 부를 가진 남편을 두었지만 재니는 행복하지 않았다. 지배자의 자리에 앉아있던 것이 남편을 버겁게 했을까. 결국 조는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재니는 무일푼의 도박꾼인 티 케이크를 만나게 되면서 자유에 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모은 돈을 챙겨서 티 케이크와 함께하는 그녀의 삶은 자유로웠다. 그녀가 그토록 갈망했던 것일까. 하지만 티 케이크마저 우발적인 사고로 죽게 되는데…….
그의 추억에 입을 맞추자 벽에 사랑과 빛의 그림들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평화가 있었다. 그녀는 커다란 어망을 거둬들이듯이 그녀의 지평선을 거두어들였다. 세상의 허리에서 그것을 거두어들여서 어깨에 들렀다. 그 그물눈들 속에 얼마나 많은 삶이 들어 있는지! 그녀는 자신의 영혼에게 와서 보라고 손짓했다.(책에서)
타인의 눈 속에 든 신의 모습은 결국 자유를 말하는 걸까.
누구나 자신의 눈 속에 그렇게 신을 담아두는 걸까.

이 책은 자신의 꿈과 자유를 향해, 부유한 삶과 안정된 삶을 과감히 버릴 수 있는 흑인 여성의 삶을 그리고 있다. 가난한 남자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자유를 선택한 용기 있는 소수자들의 외침이다. 아마도 저자는 소외된 계층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그리고 싶었으리라.
이 책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흑인여성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이 책은 흑인에 대한 차별, 여성의 억압에 대한 고발이다.
소설 속의 아름다운 문장들이 봄날의 꽃잎처럼 흩날리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노예 12년>을 생각나게 하는 소설이다.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하버드생이 가장 많이 읽는 책 20선, <타임>지 선정 100대 영문 소설, 미국대학위원회 SAT 추천도서, 피터 박스올이 추천하는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의 책에 선정된 책이다.
**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