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a Dream 마틴 루서 킹 - 그래픽 평전, 2014 세종도서 선정 도서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1
아서 플라워스, 피노, 마누 치트라카르 / 푸른지식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I HAVE A DREAM] 마틴 루서 킹 그래픽 평전, 나에게는 꿈이 있어요!

 

이 책은 미국의 비폭력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1929~1968)의 그래픽 평전이다.

인도 뱅골 지역의 전통 스크롤(두루마리) 화가인 파투아 예술가인 마누 치트라카르와 작가인 아서 플라워스의 합작품이다. 마누는 처음 접한 킹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언어와 화법으로 재해석한 그림을 그렸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작가이자 구전예술가인 아서 플라워스는 서정적이고 우화적으로 색다른 구전 이야기체의 운율을 적어 내려갔다.

 

파투아 전통이란 문자가 사용되기 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 온 퍼포먼스, 이야기, 예술이 접목된 형태를 말한다. 화자는 그림이 그려진 스크롤을 들고 그림 속 이미지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읊조리는 말이나 노래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킹의 집안은 남부흑인감리교 목사 집안이었다. 킹의 집안은 흑인 중산층인데다 전통적으로 인종문제와 흑인의 권리신장을 위한 노력을 벌였다. 젊은 신학도였던 그는 교회가 내세의 안녕에만 관심을 가지는 게 불만이었기에 현세의 행복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소로의 시민불복종과 간디의 비폭주의에서 영향을 받아 비폭력 운동을 구상하게 된다.

 

당시 유럽인들은 서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상품화하며 노예로 팔았고 흑인들을 노예선에 싣고 아메리카에 팔기도 했다. 노예 신분의 흑인들에게 인권은 존재하지 않았고 가축 취급을 받았다.

1863년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가 폐지되었다지만 남부농장에서는 흑인노예가 존속했기에 흑인들에 대한 착취, 인권 침해는 그대로였다. 흑인들은 폭력적인 남부 농장을 떠나 북부로 이동했지만 흑인들을 기다린 것은 여전히 백인과의 차별뿐이었다. 흑인들은 KKK단원의 폭행을 견뎌야 했고 법률적인 차별을 겪어야 했다. 심지어 백인들은 흑인들을 나무에 목매달아 죽이거나 불에 태워 죽이거나 성적 노리개로 삼기도 했다.

 

흑인들의 인권을 위한 킹의 흑인운동은 1955년 몽고메리 버스승차거부운동에서 시작한다.

당시 법률에 의하면 백인전용버스에는 흑인들은 앉을 수가 없었고 서서가야 했다.

몽고메리진보연합의 의장으로 뽑힌 킹은 버스승차거부운동이라는 비폭력운동을 벌이게 된다. 앞을 내다 볼 줄 알고 언어의 마술사였던 킹의 연설에 많은 흑인들이 영감을 받으며 동참했다. 스스로 열등하다고 생각하고 항의를 포기했던 흑인들의 마음을 모은 것이다.

드디어 브라운 대 교육위원회 사건에서 인종분리 위헌 판결이 났고 흑인들은 루서 킹의 연설에 감동받아 더욱 그들의 인권운동에 동참하게 된다.

결국 385일간의 투쟁 끝에 연방법원이 몽고메리 버스에서의 인종분리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일은 마틴 루서 킹을 흑인운동의 역사에 올려놓는 계기가 되었다.

 

킹은 아프리카와 인도 방문을 통해 국제적인 비전을 가지게 된다. 정의 회복과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투쟁할 강력한 무기가 바로 비폭력 저항임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킹은 비폭력 시민 불복종 방식을 여러 도시들에 전하게 된다.

1961년 올버니운동. 수천 명의 흑인들이 차별대우에 반대하는 운동에 킹도 동참하다가 체포된다. 1963년 어린이십자군운동인 버밍햄 운동, 워싱턴 대행진, 그리고 노벨평화상 수상자, 타임지 올해의 인물이 되었다.

 

킹의 요구사항 중 상당수가 1964년의 시민권리법과 1965년의 투표권리법에 반영되었다.

"우리는 언제까지나 위엄과 규율에 바탕을 두고 이 투쟁을 계속해나가야 합니다." 이 말은 우리에게 선택의 순간이 오면 항상 정도를 선택하라는 의미야. 즉 현재의 우리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매진하라는 거지.(책에서)

 

1965년 셀마의 피의 일요일로 자신과 멀어지는 폭력투쟁을 절감하게 된다. 베트남전 반대운동은 그의 지지 세력을 약하게 해버렸다. 결국 시카고에서 한 흑인여성이 흉기로 가슴을 찔렸고 그 다음날엔 총탄에 맞아 쓰러지게 된다. 죽음을 맞게 된다.

킹의 운명과도 같았던 비폭력운동을 읽으면서 영화 <노예 12년>이 떠올랐다. 솔로몬 노섭이 실제로 체험했던 끔찍한 노예생활을 다룬 영화였기에 흑인노예들의 삶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킹의 운명은 소명 같은 것일까. 그가 이룬 흑인운동 역사를 보며 죽음을 무릅쓴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억압에 시달리던 흑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고 자신의 권리를 찾도록 힘을 주는 연설을 들으며 강한 전율도 느끼게 된다. 혼자만의 삶이 아닌, 함께 행복한 삶을 꿈꾸던 킹을 생각한다. 차별이 없고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던 킹의 이야기에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글과 그래픽이 특이한 책, 파투아 화가와 구전예술가의 합작인 색다른 책이다. 이 책을 읽으니 마치 구전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다. 판소리 한마당을 듣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야기하는 사람인 전기수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이런 걸까. 재미있는 이야기에 몸을 기울여 듣는 아이처럼 쏙 빨려 들어 읽은 책이다.

보존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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