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보이즘 - 나는 대한민국 로봇 휴보다
전승민 지음, 오준호 감수 / Mid(엠아이디)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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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보이즘]나는 로봇 휴보, 대한민국을 로봇선진국으로 만들다!

 

 

소설 <신더>나 <스칼렛>을 읽다 보면 인간의 몸속에 첨단 인공지능이 장착된 사이보그나 안드로이드라는 인간형 로봇이 나온다. 안드로이드는 말도 하고 신부름도 하고 감정 공유도 하는 로봇이다. 비록 SF소설이지만 근미래 사회에는 집 안에 로봇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만든 소설이어서 흥미로웠는데…….

 

여학생들의 로망인 관절인형을 보면서 저게 로봇이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값이 무척 비싸겠지만 인간지능 로봇을 가질 수 있다면 남학생들이 열광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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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형 로봇인 휴보의 10년 역사가 담긴 책을 만났다. 단순한 역사물이 아닌 과학자들의 집념과 열정, 땀과 노력이 담긴 책이기에 흥미와 감동으로 읽게 된 책이다.

 

 

인간지능을 가진 로봇 휴보!

2004년 12월, 대한민국 로봇 '휴보'가 처음 언론에 소개된 것을 기억한다. 일본의 '아시모'에 필적할 만한 로봇의 등장으로 나라 전체가 흥분했던 기억도 있다. 당시 일본은 50년의 기술축적과 수백 억 원의 투자, 박사급 연구원들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물이었고 한국은 2~3년 동안 몇 억 안 되는 연구비용을 쪼개가며 교수와 학생들이 일군 성과였다고 한다.

 

 

그리고 나온 휴보의 변형타입 로봇인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머리를 한 '알버트 휴보'를 보며 외모의 아이디어에 얼마나 근사하게 생각했던가.

사람을 태우고 두 발로 걷는 세계 두 번째 탑승형 로봇 '휴보 FX-1', 휴보의 프로토타입 로봇인 'KHR-2'가 한국에서 첫 번째,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달리기에 성공했다는 소식, 훨씬 가볍고 날렵해진 휴보2의 달리기 성공 등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그러니 휴보를 빼고 대한민국 로봇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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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는 로봇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로봇기술이 세계적이라는 평가나 일본, 미국과 더불어 로봇 선진국이란 타이틀을 가진 나라라는 평가의 밑바탕에는 로봇 휴보가 함께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자 1만 명 당 로봇 대수는 396데인데 비해 일본은 322대, 독일은 273대 정도다.(책에서)

 

 

 

 

인간형 로봇으로 '아시모'를 기억한다. 인간형 로봇의 선두주자인 일본의 대표 로봇이니까.

2014년 현재, 사방으로 지그재그로 뛰어다닐 수 있는 로봇은 아시모 뿐이라고 한다.

아시모는 카트를 밀고 나가 음식을 서빙하고 보온병 뚜껑을 열어 음료수를 부어줄 수 있다.

지금 일본은 인간처럼 일도 할 수 있는 로봇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힘이 세고 작업성이 높은 로봇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걸어가 충전하는 로봇도 가능하다고 한다.

 

 

미국은 뒤늦게 로봇이 인간 생활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군사용, 재난구조용 로봇 연구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 중 펫맨은 화생방 실험용 로봇으로 개발되었다.

사람처럼 걷고 쪼그려 앉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고 팔굽혀 펴기, 계단 오르기, 발로 차도 넘어지지 않는 중심회복력 등은 놀라울 정도다. 미국의 대학이나 구글에서 휴보를 사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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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분야에 로봇이 투입되면서 로봇혁명은 확장되고 있다. 앞으로는 재난, 국방 등에서도 광범위하게 인간을 돕게 되지 않을까.

 

 

참고로 인간형 로봇은 보통 관절만 30~40개 들어간다. 관절 하나하나에는 1~3개의 액추에이터가 연결돼야 한다. 각각의 액추에이터를 제어하기 위해 전자회로 기판만 수 십장이 들어간다. 연결되는 전선의 숫자도 다 헤아리기 어렵다. 운동역학, 소재의 특성, 관절의 피로도, 각종 센서 제어까지 전부 계산해야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이다.

 

 

 

과학자들의 피땀어린 로봇연구를 보면서 인체의 신비를 다시 체감하게 된다. 걷고 달리기 울고 웃는 것이 그리 인위적으로 하기가 어려운 줄이야!

경사 지형이나 장애물 지형을 통과하는 것이 인간에겐 아무 일도 아닌데 로봇에게는 일일이 조건문을 입력해야 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야 한다는 게 여간 어렵지가 않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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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로봇 휴보의 아빠인 카이스트 대 오준호 교수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가 인간 지능 로봇에 몰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 달리는 로봇, 등에 업은 로봇, 춤추는 로봇 등 로봇의 진화와 함께해온 사람이다.

 

어린 시절 시계나 라디오 분해는 기본이었다. 학창시절에는 헌 책방을 다니며 여러 가지 도면, 번역판 외국 과학 잡지 등을 구해서 연구한 결과 기계 및 전자 지식이 수준급이 되었다. 하지만 취미인 기계 만들기에 집중하느라 학교 공부는 뒷전이었다.

그가 뒤늦게 공부하게 된 계기는 과학자가 되고 싶은 열망에서라고 한다. 그는 뒤늦게 학교공부의 필요성을 깨닫고 학업을 따라갔고 그 결과 전교 바닥권에서 최상위층으로 올랐다.

 

그가 대학에서 배운 운동역학, 물리학 법칙, 고등 수학은 그렇게 재미있었다고 한다. 기계를 작동시키는 원리와 관련된 과목들이었으니까. 걸어 다니는 로봇에 대한 로망은 이미 그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었을 텐데. 배움을 통해 자신의 꿈에 가까이 다가간다는 벅찬 희열을 느꼈으리라.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원자력연구원을 거쳐 미국 UC버클리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했다. 그곳에서 그는 CNC(수치제어)분야에 흥미를 느끼게 되면서 로봇 분야로 들어서게 된다.

 

CNC기술이란 정밀 자동화, 공장 자동화, 로봇 자동화의 기본 기술이다. 각종 센서에서 나오는 정보를 취합해서 설정해주면 기계가 알아서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다.

졸업 후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KAIST교수가 되고 로봇연구에 매진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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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휴보를 비롯한 다른 나라 로봇들도 소개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 의료용 로봇, 재난 로봇, 감정교류 로봇 키보, 영어교육용 로봇 잉키와 메로, 탑승 로봇, 입는 로봇…….

 

 

인간형 로봇에 조건문을 주거나 인공지능을 이식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들이 있지만 인간 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과학자들은 지금도 연구에 몰입하고 있으리라. 그렇게 휴보는 업그레이드되고 있으리라.

휴보의 역사를 읽으면서 로봇 서비스 산업, 간병 로봇, 수술 로봇, 서빙 로봇 등 인간형 로봇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인간을 위로하는 로봇, 인간을 위해 봉사하는 로봇, 인간의 감정에 공감하는 로봇의 등장도 기대하게 된다.

 

 

인간과 로봇이 함께 살아가는 근미래 사회에는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할 수 있는 자율형 로봇의 등장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좀 더 친근한 얼짱 로봇이 드라마에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으리라. 앞으로는 지능형 로봇 동물도 나오지 않을까.

 

 

그렇다면 로봇 한 대씩을 애완용이든, 보호용이든, 집안 도우미로 가질 날이 멀지 않을 것 같다. 미래를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마는 여태 인간이 꿈꾸던 것들이 현실이 되었으니 아마도 가능할 것이다.

 

 

이 책은 '현실에 도움 되는 기술이 진짜 과학'이라는 신념으로 국내 과학기술계 현장을 누비는 과학전문 기자인 전승민이 쓰고 '잘 만들어진 기계를 보면 눈물을 글썽일 만큼 기쁘다.'는 진짜 로봇 과학자 오준호 교수가 감수한 책이다. 한국, 일본, 미국의 로봇 연구에 대한 역사가 담겨 있다.

 

오준호 교수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들의 땀과 열정을 느낄 수 있기에 가슴 뜨거워지는 책이다. 세계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로봇의 세계에서 한국을 로봇선진국으로 발돋움하게 한 과학자들에게 저절로 열혈 박수,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 

 

로봇에 대한 관심, 미래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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