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스님이 말하는 섹스, 그리고 사랑
틱낫한 지음, 신소영 옮김 / 영림카디널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틱낫한 스님이 말하는 섹스 그리고 사랑]육체적, 감정적, 영적 친밀감을 위하여!

 

이 책의 저자는 너무나 유명한 틱낫한 스님이다.

틱낫한.

베트남 출신의 승려이다. 열여섯 살에 출가하여 1961년에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했고,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불교를 가르쳤다. 1963년에 베트남으로 돌아와 비폭력평화운동을 시작했고, 1966년에는 미국과 유럽을 돌며 반전평화운동을 전개했다. 한 때 노벨평화상 후보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1973년에 베트남 정부에 의해 입국 저지를 당한 뒤, 프랑스로 망명하여 평화운동 및 마음 챙김 수행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스님의 입장에서 사랑과 섹스를 어떻게 말할 지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다. 사실 승려의 입장에서 어떻게 말할 지 어느 정도 예상은 할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이기에 그저 이분의 글을 읽고 싶었다는 표현이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로 더 정확할 것이다.

 

모든 인간의 내면에는 감각적 욕망의 씨앗이 있다. 욕망에 흔들릴 때면 우리는 마음 챙김 연습과 지혜를 발휘하여 욕망을 향해 미소 지을 수 있다. (책에서)

 

욕망하지 않으면 존재감이 없는 듯 여겨지는 세상이다. 욕망에서 기쁨을 얻는 듯 하지만 고통 역시 따름도 알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알면서도 실천은 어려운 게 인간사다. 그렇기에 욕망이 자신을 옭아매고 상대방을 옭아매는 줄 알면서도 일상에서 욕망의 사슬을 끊기는 쉽지가 않다.

 

자신과 상대방을 옭아매지 않는 방식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사랑은 우리에게 행복과 평화를 가져다준다. 올바른 방식으로 사랑한다면 사랑으로 인해 고통 받는 일이 없다. 사랑 때문에 고통 받는다면, 올바르게 사랑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책에서)

 

부처는 애욕망경에서 사랑을 부정적 의미로 말했다고 한다. 애욕에 사로잡히는 것은 물고기가 그물에 걸려드는 것과 같다는데. 애(愛)는 두 사람 사이의 낭만적인 사랑이 아닌 인류 전체의 사랑, 집착이 아닌 진실한 사랑이다. 욕(慾)은 갈망과 탐욕, 그리고 욕망이다. 그러니 애욕이란 욕망이 담긴 사랑이다.

 

저자는 우리의 일상은 늘 성적 갈망을 불러일으키는 이미지와 음악에 쉴 새 없이 노출된다고 한다. 그러니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바탕으로 한 건강한 성적 관계를 유지하려면 끊임없이 수행해야 한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가장 큰 기쁨이 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가장 큰 고통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갈망과 집착이 아닌 이해와 배려가 가득하다면 진정 행복한 사랑을 누릴 수 있으리라. 물론 그리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저자는 육체적 친밀감과 감정적 친밀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한다.

인간은 성적인 관계가 맺어질 때 감정적 친밀감도 생긴다. 거기에 영적인 친밀감이 가미된다면 육체적·감정적 친밀감마저 건강하고 유쾌한 치유력까지 지니게 된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랑의 본질을 깊이 관찰해야 한다. 진실한 사랑에는 고통과 집착이 따리오지 않는다. (책에서)

 

섹스를 금기시할 필요는 없지만 사랑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섹스로 인해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고 관계를 깊이 발전시킬 수도 있지만 진실한 사랑에 반드시 섹스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섹스 없이 완전한 사랑을 나누는 것도, 사랑 없는 섹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성적 친밀감 이전에 감정적, 영적 수준의 친밀감이 공유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섹스가 자신을 치유할 수는 없기에 말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인 스스로 안정을 찾는 방법, 자기만의 안식처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일상의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다면 상대방에게도 친밀함을 베풀 수 있게 된다. 서로가 안정된 상태에서 서로에게 안식처가 될 수 있다면 육체적 친밀감은 더한 행복감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영적 수행은 내면의 고통을 포용하고 감정들을 다스려 일상의 안정감을 줄 것이다.

 

부처는 당신이 두려워하는 이유가 계속해서 갈망하기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갈망하는 대상을 놓아버리면 더 이상 두려움이 없을 것이다. 두려움이 없으면 평화로워진다. (책에서)

 

욕망은 두려움과 연결되어 있다. 스스로 할 수 없다는 태아적 공포, 유전자적 공포가 기억되어 있기에 인간의 사랑은 시작과 동시에 두려움을 몰고 올 것이다. 이별, 외로움, 공허감, 배신, 소멸의 두려움이 사랑과 함께 등장하는 것들이다.

진실한 사랑은 내면의 충만한 상태에서 서로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것이리라.

 

저자는 갈망의 근원은 습관의 힘에서 온다고 한다. 갈망에서 벗어나려면 육체적 욕망의 뿌리인 강박관념을 버리면 갈망의 사슬에서 헤어나게 된다. 습관의 힘은 내면의 강박관념과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외로움과 공허감을 달래려고 술이나 음식을 탐닉하는 것은 일시적인 해결책이다. 그러니 성관계를 가진다고 채울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외로움도 욕망과 번민의 결과일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의 감정에 늘 관심 갖고 스스로의 정서와 기분을 돌아보는 일은 중요할 것이다. 모든 번뇌의 원인은 자기 안에 있음을 생각한다. 그런 감정들을 마주보며 끌어안을 수 있다면 평화와 행복이 가까이 다가와 주겠지. 행복에 이르는 비결의 열쇠란 놓아주는 것에서 시작해서,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으로 이어짐을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행복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며 마음 챙김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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