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 남매, 우리 그림에 빠지다 우리 고전 생각 수업 3
이종수 지음, 최양숙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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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심심남매 우리 그림에 빠지다]옛 그림 이야기, 우리 선조들의 삶과 생각을 배우는 시간~

 

 

우리의 옛 그림, 특히 조선 시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언제나 그 시절로 빨려드는 느낌이 든다. 산수화와 풍경화, 의궤나 초상화에서 섬세한 예술혼이 느껴지고, 절개를 지키려는 충정이 느껴진다.

웅이와 인이 남매는 겨울방학 동안 괴짜 이모네 집에 왔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이모는 어떤 질문이든지 막힘없이 대답해주지만 반대로 엉뚱한 질문하기도해서 괴짜 이모로 통한다.

이모가 건네주는 옛 그림들을 보며 남매는 심심할 여가가 없다.

 

첫 번째로 보여주는 그림은 '매화서옥도'이다.

눈 속에 핀 매화의 모습이 보이고 깊은 산속에서 방안에 홀로 앉아 글을 읽는 선비의 모습이 보이는 그림이다. 사방에는 눈꽃 같은 매화꽃이 만발해 있다.

 

이 그림은 십구 세기 중반 조희룡의 작품이다. 그와 친했던 친구 전기의 작품에도 매화가 만발한 깊은 산속에 작은 집이 있고 그 안에는 선비가 홀로 앉아 있다.

친구여서 그림까지 닮은 걸까.

 

두 사람의 그림이 매우 닮은 이유는 중국 송나라 때 살았던 임포라는 시인과 관련이 있다. 임포는 세상과 손잡고 출세를 하려던 사람이 아니고 속세를 떠나 자연을 벗하고 청빈하게 산 시인이다. 그런 시인의 삶을 중국에서도, 조선에서도 즐겨 그렸다고 한다. 일종의 청빈한 삶에 대한 칭송인 셈이다.

하지만 그림 속 주인공은 화가 자신과 친구인 통역관 오경석으로 바꾼 그림이라고 한다.

엄격한 형식을 중시했던 시절에 이런 유머와 자유분방함이 있었다니!

매화에 대한 사랑, 그림에 대한 자유분방한 표현이 예절과 격식을 중시하던 시대였기에 조금은 새로운 그림이다.

 

진경산수의 표본인 정선의 '인왕제색도'

비가 갠 이후의 물기를 머금은 듯 한 인왕산을 그린 것이다. 그러고 보니 훤칠한 인왕산 바위그림에 검은 먹빛이 감돈다. 조금은 짙은 먹빛에서 바위에 서린 촉촉한 습기와 솔내음이 풍겨나는 것 같다.

이 그림은 여든을 넘기고 죽음을 앞에 둔 친구이자 시인인 이병연을 위한 정선의 그림이었다. 친구에게 바치는 오마주다.

 

다른 화가들은 중국 산수화를 흉내 내어 상상으로 그림을 그렸지만, 정선은 조선 땅의 진짜 경치를 보고 실제 모습 그리기를 즐겼다고 한다. 그래서 실물을 보고 그린 산수화라는 뜻으로 진경산수화라고 한다. 정선이 그린 <금강전도> 역시, 직접 금강산을 보고 그린 진경산수화이다.

 

이 책에는 조선의 잔칫집 사진 같은 의궤도, 국가의 행사를 치르는 의궤도 등이 있다. 의궤도는 국가의 행사가 있을 때 행사 그림을 그려 쉽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임금의 초상화, 선비들의 초상화, 신윤복의 풍속화, 김득신의 풍속화, 김홍도의 풍속화 등을 보고 있으면 조상들의 예술적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그림 속에 담긴 화가의 생각, 사회적 배경, 조선과 주변국의 역사를 만날 수도 있다.

책을 읽노라면 우리 선조들의 삶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시간, 그 시절의 예술가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된다.

 

여섯 개의 그림으로 만나본 선조들의 모습은 그대로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 같아서 정겹다.

역시 좋은 그림은 눈을 즐겁게 하고,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아이들을 위한 우리 옛 그림 이야기, 추천하고 싶다.

 

**한우리북카페 서평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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