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 - 2014 세종도서 교양부문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1
오형규 지음 / 한국문학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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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 욕망을 만족하려는 인간의 선택, 경제학과 인문학의 데이트~]

 

 

인문학이란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본성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래서 인간을 탐구하는 철학, 역사, 문학, 예술 등은 인문학의 바탕이 된다.

인간에 대한 탐구와 성찰로서의 인문학과 세상을 움직이는 욕망의 원리로서의 경제학이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이 책은 경제학이 인문학과 만나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신화에서 인간 욕망과 경제 행동의 원형을 찾는다면…….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비롯한 대홍수설화는 세계적으로 500여 개에 달한다. 이 홍수설화에서 주는 의미는 교류와 교환이다.

인간의 교만을 벌하기 위해 창조주가 비를 내렸다는 이야기는 인간의 타락, 신의 진노 이외에도 선택된 인물에 대한 경고, 방주 준비, 물로 징벌, 인류 재탄생의 과정을 따른다. 홍수설화의 연대순은 수메르, 노아, 그리스 순서로 등장한다. 서로 다른 지역의 설화들이 공통점을 갖는다는 것은 민족 간의 교류가 이어졌다는 방증이다. 가장 앞선 수메르의 홍수 설화가, 바빌론을 거쳐, 성서시대, 그리스 신화로 전해졌다는 것이다.

민족 간의 교류는 물자 교환을 수반하며 이것은 경제 행위의 출발점이다. 사는 지역의 형편이 다르기에 교환과 교류는 당연한 것이다. 교환과 교류는 인간의 본능에 내재한 것이 아닐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다스의 손은 능력의 절대 우위를 말한다.

풍요와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인 실레노스가 술에 취해 헤매는 것을 보호하고 환대해준 보답으로 디오니소스가 미다스의 '황금 손' 소원을 들어준다는 그리스 신화는 너무도 유명한데.

소원대로 미다스가 물건을 만져 모두 황금으로 변한다면 세상은 굶어 죽게 된다. 지나친 욕망이 재앙을 부르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능력의 차이가 절대 우위를 갖게 하고 서로 협력과 교역을 필요로 하게 만든다. 황금손이 절대 우위라면 경영학에서는 이를 핵심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세이렌의 유혹은 어떨까.

오디세우스가 겪은 세이렌의 치명적 유혹은 호기심과 파멸이다.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에 등장하는 바다의 요정인 세이렌의 노래는 사람들을 홀리게 해서 뱃사람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노래와 연주로 배의 선원들을 홀려서 암초에 난파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세이렌은 인간이 살면서 만나게 되는 온갖 유혹과 파멸에 대한 암시다. 욕심이 지나치거나 유혹에 넘어간 중독자들의 파멸은 경제 사회 곳곳에서도 발견하지 않는가.

 

결론적으로 저자가 정리한 인문학에 나타난 10가지 경제 원리를 살펴보면…….

사람은 채찍보다 당근에 더 잘 반응한다.

내 것을 아껴도 공동소유물은 헤퍼진다.

사람은 수준보다 비교에 민감하다.

무료는 공짜가 아니다.

의도가 좋다고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시장은 누가 만들지 않아도 저절로 생겨난다.

경쟁보다 나은 독점은 없다.

좋은 기업은 내 지갑을 노린다.

정부가 커질수록 개인은 위축된다.

최상의 자원은 성취욕 강한 국민이다.

세상은 경제 원리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를 알지 않고서는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없다. 그러니 세상의 신화, 역사, 소설, 사회과학, 과학, 영화 등에서 경제 원리를 만날 수 있음은 당연한 것이다.

인문학이 인간을 다룬다면, 주변 학문 역시도 인간 생활과 직, 간접 관련 고리를 가지고 있기에 인문학과의 접점은 만날 수가 있으리라. 어쨌든, 융합과 통섭의 의미에서라도 경제학과 인문학의 만남은 새롭다. 경제학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 읽는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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