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베른하르트 알브레히트 지음, 배명자 옮김, 김창휘 감수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닥터스]의학을 한계를 넘기 위해 애쓰는 세상의 명의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를 보노라면 솔직히 존경스럽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환자를 고통에서 해방시켜주기에 의사의 손은 신의 손길처럼 느껴질 때도 많은데. 특히 중환자이거나 불치병 환자라면 의사의 옷자락에라도 매달리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리라.

 

의사 역시 이런 환자들의 마음을 알기에 치료에 충실할 것이다. 하지만 원인불명, 치료불명의 병과 접하다 보면 때로는 운명의 손에 맡겨야 할 때도 있겠지. 자신의 한계를 넘고 싶은 의사들의 마음은 전사와도 같은 심정일 텐데. 죽음과 질병과의 외로운 사투를 벌이는 의사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감동이다.

 

이 책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다. 현대의학이 발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개척해야 할 미지의 세계 또한 많이 남았다는 점은 의사들을 연구하게 할 텐데.

 

젊은 인도 청춘 싱의 이야기는 안타까움에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작은 월급이지만 월급의 대부분을 인도의 가난한 가족들에게 보내고 남은 돈으로 겨우 살아가던 인도 청년 싱.

어느 날 사는 것이 너무나 버거웠던지 싱은 청소용 세척제를 마시고 자살을 시도한다. 구급차에 실려 온 인도 청년은 식도가 다 타버린 상태였는데도 목숨은 부지하고 있었다.

의사들은 손상된 기도를 자르고 남은 기도를 연결하는 일은 폐렴이나 질식사를 가져온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고리 모양의 연골로 고정된 대략 12센티미터의 긴 관, 인공장기의학의 심장, 무릎관절, 원격고정 되는 의수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인공기도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고 기도는 기증도 안 된다.(책에서)

 

기도는 언 뜻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지문처럼 사람마다 달라서, 새로운 기도를 이식하게 되면 면역세포는 새 기도를 적으로 간주한다고 한다.

또한 기도는 이웃한 장기의 모세혈관으로 혈액을 공급받는데, 새 인공기도는 환자의 몸에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괴사한다고 한다.

 

쉴러회에 병원의 발데스는 싱을 기도이식으로 살려보기로 한다. 모험치료 후에 회복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고 장 일부를 떼어내 식도를 대체한다.

싱은 최초로 혈관을 포함한 인공장기 이식을 받은 것이다. 수술 후 9일 만에 싱은 힘찬 목소리로 인사하고 병원 문을 나섰다고 한다.

하지만 발레스에게는 새 의료법을 어겼다며 징역 3년에, 의사면허 취소라는 편지가 날아든다. 결국 징계가 취소되었지만 말이다.

 

새로운 의료법이 기존의 불치병에 대한 시술을 방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의료법 개정에 보다 신중해야 함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리디아 슈나이더의 이야기는 이름 없는 질병을 앓는 환자들의 고난을 보여주고 있어 안타깝다.

수수께끼 같은 뇌질환을 앓는 리디아의 병명은 공포증인데, 그녀는 잠도 못자고 식욕도 없다. 굳이 말하자면 원인불명이다.

미래가 두렵고, 사람들이 오면 심장이 빨라지고 식은땀이 난다면, 폐쇄공포증일까, 아니면 공황장애일까.

 

리디아는 갑자기 몸이 뻣뻣해지면서 팔과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기도 해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강제입원 되기도 한다.

밤마다 닥치는 대로 때려 부수고 지승처럼 비명을 질러댈 때면 정신분열증 같다는 의사도 있었다.

어떤 의사는 리디아의 뇌에 뇌를 공격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며 정신병원 입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어떤 의사는 뇌혈관 염증이라며 뇌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간질 약을 먹어도 속수무책인 발작증세. 한 의사는 의사는 특별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게 했다.

 

리디아는 정신병원에서, 재활병원으로 보내지고, 다시 정신병원으로 보내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아무도 명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는 리디아의 병세는 도대체 무엇일까.

 

의사 프뤼스는 리디아의 병명이 복잡한 'anti-NMDA 수용체 뇌염'임을 밝혀냈다. 그리고 그녀 몸 안의 종양을 찾아내서 수술을 했다.

리디아가 앓은 '자가 면역-뇌염'은 애매한 질병이라고 한다. 항체가 어디를 공격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여러 유명한 질병과 똑같은 징후를 보일 수 있다. 특히, 처음 뇌척수액 검사에서는 전혀 눈에 띄지 않지만 정신분열증이나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의 뇌척수 액에서 가끔 그런 항체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정신분열증이 아닌 종양 때문에 5년의 세월동안 정신병동에 갇혔던 리디아는 현재 건강하다고 한다. 프뤼스 같은 의사 덕분에 잃어버릴 수 있었던 삶을 다시 찾은 것이다.

환자의 완전히 회복은 모든 의사와 환자들이 바라는 일일 것이다.

환자들을 위한 모험치료, 위험하기조차 한 시술, 의사 입장에서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텐데. 용기 있는 의사들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현대 의학이 발달했다지만 아직도 고치지 목하는, 희귀한 질병들도 많을 것이다. 원인 불명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오늘도 밤낮으로 수고하고 있을 의료진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싶다.

 

이 책에는 체온이 17도까지 내려간 의식불명의 청년을 소생시키기 위해 애쓴 이야기. 조산아를 살린 이야기, 종양환자인 엄마의 이야기, 혈액암 환자 이야기 등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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