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선물
임창연 지음 / 창연출판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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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선물]시에서 삶의 희로애락의 해감, 사유의 발효

 

 

시를 읽고 싶었다.

시는 삶의 압축, 사유의 농축이기에.

시는 삶의 희로애락의 해감, 사유의 발효이기에.

 

 

 

 

마을 입구에 작은 나무가 있었습니다.

(중략)

바람이 불때마다 걱정대신

맘속에서 뿌리를 더 뻗었습니다.

겨울이 올때마다 자신의 옷을 벗어

땅을 덮어주었습니다.

자신의 것을 다 버렸지만

꿈만은 품고 살았습니다.

(중략)

꿈을 잃지않고 사는 당신은

걸어다니는 커다란 생각의 나무랍니다. - 꿈꾸는 느티나무

 

 

나무의 꿈은 무엇일까.

늘 곁에 있기에, 늘 눈에 보이기에 오늘도 그냥 스치는 나무인 걸.

하지만 더운 여름날 시원한 그늘을 찾을 때면 늘 달려간 곳은 나무그늘이었지.

울긋불긋 단풍지는 가을엔 내 눈을 즐겁게 해주던 고운 빛깔들에 황홀했는데.

오랜 세월을 버티다 거룩한 최후를 맞은 나무는 지금

나는 나무의 분신을 마주하고 있다.

침대, 식탁, 의자, 책장, 연필…….

 

 

살아있을 땐

새와 벌레, 인간에게 휴식과 평화를 주었고

꽃의 꿀과 열매로 주린 배를 채워주었지.

마지막 밑둥치까지 노인의 의자가 되어주던 나무.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사랑의 원형인 거야.

 

 

누군가 버리고 간 상처를 본다

버려야 했던 마음이 아프다

 

누군가 버리고 간 배신을 본다

상처난 마음이 아프다

 

홀로 버려진 사랑을 만났다.

살며시 안아본다

아직 따뜻하다

멈췄던 심장이 박동을 시작한다 - 마음을 줍다

 

 

유기 견, 유기 묘를 만났을까. 아니면 외로운 이들을 만났을까.

버려진다는 건 지독한 서글픔을 안게 되겠지. 생명의 소중함을 안다면 어찌 버릴 수가 있을까.

 

버려진 대상들의 씁쓸한 마음이 느껴진 먹먹한 가슴이 된다.

버림받은 이의 상처는 곧 고름이 되고 피딱지가 되지만 상처의 흔적은 남아있겠지.

생명이 있는 한 따뜻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아, 생명이 없더라도 버리는 일에 진중한 마음을 가져야겠어.

 

 

 

 

사진이 곁들여진 한 편의 시집에서

추억과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삼라만상의 이치, 희로애락의 진실을 음미하게 된다.

오늘 하루,

나도 시 한편을 쓰고 싶다.

그렇게 나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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